“유아체험교육원은 설계자 지명이나 현상공모를”
“유아체험교육원은 설계자 지명이나 현상공모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3.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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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자연 공간에 ‘지붕 언덕’ 등 건축 요소 포함된 구성안 제시
회천분교 이웃한 새미숲 활용 방안 강구할 것을 적극 주문
“현행 추진되는 저가 입찰방식보다는 개방적 공모 검토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은 없을까. 틀에 짜인 인공적인 놀이시설이 아닌, 자연을 품은 그런 공간은 누구나 그리긴 하지만 주변에서 만나긴 쉽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이런 생각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부터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옛 회천분교에 ‘(가칭)유아체험교육원’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관련 용역을 진행해왔다.

드디어 유아체험교육원 설립을 위한 밑그림이 나왔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7일 도교육청 별관 별관 제5회의실에서 (가칭)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공간구성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3월 27일 열린 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공간구상안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3월 27일 열린 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공간구상안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연구용역은 제주대 건축학부 김태일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구성, 수개월간 과제 도출을 위한 작업을 해왔다.

용역진은 과제를 도출하려고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도 함께 진행했다. 설문은 올해 3월 2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진행된 가운데 교사 230명, 학부모 799명이 참가했다.

설문 참여집단은 현재 제주 도내 유아놀이 공간이 부족하다는 데 공감했다. 교사는 80.9%(매우 부족 46.1%, 다소 부족 34.8%), 학부모는 84.7%(매우 부족 42.6%, 다소 부족 42.1%)가 부족함을 호소했다.

그래서인지 유아체험교육원이 생길 경우 이용하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교사는 99.1%(자주 이용 54.8%, 가끔 이용 44.3%), 학부모는 94.3%(자주 이용 43.6%, 가끔 이용 50.7%)가 유아체험교육원을 들르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유아체험교육원의 중심기능으로는 실내보다는 실외에 집중됐다. 학부모보다는 교사들이 실외공간에 의미를 더 부여했다. 중심기능과 관련해 △실내와 실외 놀이공간을 구성하되 실내중심 △실내와 실외놀이 공간을 구성하되 실외중심 △실외놀이공간 중심기능 등 3가지에 대한 응답을 구한 결과 학부모와 교사의 생각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교사들은 ‘실내와 실외놀이 공간을 구성하되 실외중심’이라는 응답이 72.2%, 학부모는 65.5%였다. ‘실내와 실외 놀이공간을 구성하되 실내중심’을 답한 비율은 학부모(31.9%)가 교사(20.0%)보다 높게 나타났다. 실외로만 구성하자는 비율은 교사 7.8%, 학부모 2.6%였다.

유아체험교육원이 만들어졌을 경우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은 학부모와 교사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유아체험교육원 중시사항 1순위는 모두 ‘안전성’이라고 답했다.

놀이유형과 관련해서는 ‘주변 숲 중심의 자연 숲놀이’가 학부모와 교사 모두에게서 1순위로 꼽혔다.

용역진은 전문가 자문단의 의견과 설문 등을 토대로 이날 3가지 공간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연구진이 제시한 공간구성은 제주 오름 형태를 통한 유연한 공간구성, 일련의 원형 폴리를 통한 순환적 공간구성, 인공지반을 활용한 실내외 공간구성 등 3가지였다.

용역진은 이 가운데 ‘인공지반을 활용한 실내외 공간구성’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구성안은 현재 회천분교의 운동장을 열린공간으로 두고, 자연을 최대한 담아냈다. 바람소리를 듣는 공간, 물체험(수공간)이 가능한 체험놀이터, 수공간과 연계된 진흙놀이, 체험텃밭 기능의 자연놀이터 등을 담는 방안이 이 구성안에 담겼다.

용역진이 제시한 공간구성은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건축도 체험하도록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용역진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를 ‘최적’의 놀이공간으로 보면서도, 여기에다 ‘건축’을 얹혀 재미를 더 첨부할 수 있다는 계획이었다.

용역진이 제시한 ‘건축’은 단순한 건축물로 존재하지 않고, 아이들이 건축물 위에서도 놀 수 있도록 ‘지붕 언덕’을 만들고, 지붕 아래엔 다양한 바깥공간을 만들 수 있게 구상했다.

유아체험교육원이 들어설 옛 회천분교장 주변 모습. 새미숲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아체험교육원이 들어설 옛 회천분교장 주변 모습. 새미숲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용역진이 구상한 ‘지붕 언덕’은 날이 좋은 때는 뛰노는 바깥공간이 되고, 비날씨 등에는 지붕 언덕 밑에서 다양한 놀이도 체험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용역진은 회천분교와 이웃한 ‘새미숲’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미숲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안전적 이동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은 인근 토지 매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또 있다. 용역진은 ‘발주방식’의 문제점을 꺼냈다.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공공건축물은 대부분 입찰방식이어서 수요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용역진은 현행 추진되는 저가 설계의 입찰방식보다는 설계자 지명의 제한공모나 개방적인 현상공모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김태일 교수는 “좋은 건축가를 지명해서 그들에게 우리가 요구한 요건을 반영해달라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러려면 예산이 있어야 한다”며 기존 입찰방식을 떨쳐낼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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