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예재단 이사장 재공모는 ‘최초’...이유는 "주무부서도 몰라"
제주문예재단 이사장 재공모는 ‘최초’...이유는 "주무부서도 몰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3.1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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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정, 이제는 변해야 한다 ①]

제주문화예술재단 제10대 이사장, 원 지사의 후보자 반려로 '재공모'
제주문예재단 이사장 재공모는 ‘최초’, 도대체 왜?..."관련된 의혹은?"
다시 진행될 재공모 절차, 원 지사는 어떤 이사장 뽑을까 "관심 집중"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예술재단 제10대 이사장, “다시 공모한다”

지난 3월 10일, 제10대 재단 이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만을 남겨두고 제주도가 ‘재단 이사장 공모를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주문했다.

배경은 이렇다.

지난 2월 10일, 재단은 ‘제주문화예술재단 제10대 이사장 공모’ 사실을 알렸고, 여기에 총 1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후 재단은 정관에 근거해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 심사에 임하게 된다.

15명의 이사장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를 마친 재단은 3월 10일 최고 득점순으로 2명의 후보자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추천했다. 정관에 의하면, 재단 이사장의 임명권은 도지사가 갖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지난 10일 재단 측에 ‘이사장 후보 재추천’ 공문을 보내게 된다.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자를 반려하고, 공모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라는 내용이다.

 

제주문예재단 이사장 재공모는 ‘최초’… 도대체 왜?

11일 재단 관계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공문에는 “제10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임용과 관련하여 후보자 재추천을 요청하오니, 관련 규정에 의하여 재공고 등 재추천을 위한 제반 절차를 진행하여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2001년 4월 25일 출범 이후 19년 동안 총 9명의 이사장을 배출한 제주문화예술재단. 재단 관계자에 의하면, 역대 이사장 재공모를 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이번이 최초라는 것이다.

제주도가 이례적으로 ‘제10대 이사장 재공모’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이유는 여기(도 측에서 보내온 공문)에 적시되어 있지 않”다 라고 답했다.

재단 입장에서는 그 사유가 궁금할 것도 같은데. 혹시 이사장 후보자를 반려한 이유를 제주도에 묻지는 않았을까. 질문에 그는 “저희가 사유를 물을 이유는 없죠. 또 관련 규정에 임명권자(도지사)가 재추천을 요청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자 중, 이사장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도지사는 이를 반려하고 이사장 재공모를 진행하도록 주문할 수 있다. 이는 제10대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문에도 나와 있다.

제10대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문의 내용 중 일부. 이사장에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고지되어 있다.

다만, 논란이 되는 (가칭)아트플랫폼 사업과 그동안 채용 비리, 갑질 등으로 시끄러웠던 재단을 상황을 고려한다면. 재단 입장에서는 이사장의 빈 자리가 하루라도 빨리 채워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원희룡 지사가 모를 리는 없다. 그러니 원 지사가 재단 이사장을 재공모하라고 주문한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이에 <미디어제주>는 원희룡 지사에게 직접 대답을 듣고 싶어 비서실을 통해 문의했으나, 관련 내용은 주무부서를 통해 문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답을 받았다.

관련해 전화 연결된 문화체육대외협력국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 재단 이사장 재공모 결정의 이유라고 말했다.

“최종 후보자들의 자격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묻자, 그는 “결정된 부분만 말씀드릴 수 있고, 평가에 대한 부분은 알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이사장 후보자들에 대해 원 지사가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알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사장 재공모의 이유가 주무부서에도 공유되지 않는 것이 맞나 재차 물으니 그는 “(후보자들의)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여기까지는 공유가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무부서의 담당자도 ‘재단 이사장 재공모 사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사장 재공모와 관련된 소문, 사실일까?

한편, 재단 이사장 재공모 사실과 관련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있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기사로 게재하는 것은 신중한 판단이 요하는 일이지만. 오늘(12일) 제주민예총이 관련 의혹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일부 언론도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제주 문화예술계 및 도민 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되는 내용이라 <미디어제주>는 제주도 측에 사실 여부를 물었다.

의혹은 이렇다. 원 지사가 재단 이사장 후보자들을 모두 반려한 것이 자신의 측근을 이사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의 사실 여부를 문화정책과 관계자에게 묻자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한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평가를 내리시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정되지 않은 이외의 것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런 것은 좀 그런 것 같아서”라며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다, 아니다 여부를 밝힐 수 있는 것 아닌가 재차 묻자 그는 “사실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라고 말하다가도, 통화의 끝에는 “사실인지 아닌 지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알 수가 없죠. 저는 결정된 것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시 진행될 이사장 재공모 절차, 원 지사는 어떤 이사장 뽑을까

재단 창립 최초로 이사장 재공모를 결정한 제주도. 도민 혈세 100억원을 훌쩍 넘는 대형 사업이 1년여 기간 표류하며 이사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 임추위가 애써 선별한 후보를 모두 반려하고, 재공모 결정을 내린 이유가 뭘까.

사실 이사장 공모 절차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의 어떤 자질이 부족했는지, 이유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먼저, 제주도의 문화예술사업을 관장하는 재단인 만큼, 이를 이끄는 ‘장’의 선임 절차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재단 이사장 재공모 결정 사유를 밝히라는 입장이다.

반면, 내부 인사 과정에서의 일들이 모두 공개되면 추후 청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인사권자의 의사결정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인사결정 사유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견이다.

두 개 의견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있다. 도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과정을 거쳐, 납득할 만한 인물로 재단 이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도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재단이니 더욱 그렇다.

재단 이사장 재공모의 이유가 무엇인지. 탈락한 이사장 후보자들은 어떤 부분이 부족했던 것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원 지사가 결국 어떤 이사장을 선임할 것인지, 그 결과에 따라 지금의 의혹이 해소되거나 심화되거나. 둘 중 하나로 판가름날 것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변화가 필요한 문화행정 이야기를 좀더 심도있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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