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07해양호 실종 선원 6명 불길에 빠져나오지 못한 듯
제주 307해양호 실종 선원 6명 불길에 빠져나오지 못한 듯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3.0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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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시~1시30분께 조업 마치고 취침
잠든 선실과 벽 하나 기관실 화재 시작 추정
오전 3시 화재 발견 시 벌써 배 윗부분 확산
15분만 도착 어선도 구조 2명 외 발견 못 해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4일 오전 제주 우도 남동쪽 76km 해상에서 화재로 침몰한 307해양호 실종 선원들이 화재 당시 배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307해양호 화재는 이날 오전 3시 이전에 발생하고, 기관실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307해양호가 함께 조업에 나선 선단선에 화재를 알린 시점이 오전 3시이고, 구조된 선장(59)과 갑판장(47)이 "기관실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길이 20m의 FRP재질인 어선 307해양호의 기관실은 선미 부분에 있고, 기관실과 격벽 하나를 두고 선미 방향으로 선실이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새벽 제주 우도 남동쪽 74km 해상에서 서귀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에서 화재가 발생, 해경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4일 오전 제주 우도 남동쪽 74km 해상에서 서귀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에서 화재가 발생, 해경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307해양호는 이날 오전 1시에서 1시30분 사이에 조업을 마치고 승선원들이 취침에 든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에는 갑판장이, 배 중앙 조타실에는 선장이, 선미 선실에는 나머지 선원 6명(한국인 1, 베트남인 5명)이 자고 있었다.

불은 선수에 있던 갑판장이 처음 발견해 선장에게 알렸고, 선장이 선단에 화재를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 때가 이날 오전 3시께다.

307해양호의 불은 삽시간에 번져 선장과 갑판장은 선수 쪽으로 피신했고 선원들을 깨우기 위해 "불이야"를 외쳤지만 선실 내 선원들이 빠져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4일 오전 제주 우도 남동쪽 76km 해상에서 화재로 침몰한 307해양호 구조도. 선원들이 자고 있던 선실이 선미 부분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4일 오전 제주 우도 남동쪽 76km 해상에서 화재로 침몰한 307해양호 구조도. 선원들이 자고 있던 선실이 선미 부분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선원들이 선실에서 배 위 갑판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가로 세로 78cm의 해치를 통해 식당으로 올라와, 식당을 거쳐 선미에 위치한 문을 열고 빠져나와야 한다.

하지만 불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선수 일부를 제외한 배의 윗부분 대부분에 확산된 상태로 전해졌다.

실제 선장과 갑판장을 구조한 107수복호 선장 김모씨도 이 같은 상황을 증언했다.

307해양호와 약 3.7km 떨어진 해상에 있던 107수복호 선장 김씨는 기자단과 통화에서 "오전 3시에 불이 났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사고 현장에) 갔다"며 도착까지 걸린 시간에 대해 "우리 배로 15분 가면 된다"고 말했다.

선원들 선실 해치 열고 식당 통해 선미 문으로 빠져나와야

“거리 있고 취침 중이어서 빠른 시간 내 이동 곤란했을 듯”

김 선장은 구조 상황에 대해 "307해양호가 선수와 선미, 본체가 거의 다 타버렸고 배 앞에서 사람 소리가 나서 보니 선수 부분에서 줄을 잡고 있던 선장과 갑판장을 발견했다"며 "구명조끼를 던져주고 줄을 당겨 구했다"고 말했다.

또 "두 사람밖에 발견하지 못 했다"며 "두 명을 구한 뒤 배로 두 바퀴를 돌았는데 다른 사람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307해양호와 가까이 있던 107수복호가 15분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이 배 윗부분 전체로 번졌고 2명의 승선원 외에 배를 빠져 나온 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경이 4일 오전 제주 우도 남동쪽 74km 해상에서 서귀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307해양호는 화재 진압 과정에서 침몰했다.[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경이 4일 오전 제주 우도 남동쪽 74km 해상에서 서귀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307해양호는 화재 진압 과정에서 침몰했다.[제주지방해양경찰청]

선장과 갑판장을 상대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인 해경도 307해양호 실종 선원들이 선실에서 잠을 자다 빠져나오지 못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천식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배 밑 선원 침실(선실)에서 78cm 크기의 해치를 열고 식당을 통해 선미 쪽 문으로 나와야하는데 거리가 있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취침 중이어서 빠른 시간 내 이동은 곤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이천식 과장은 실종 선원 수색에 대해 "지금은 수상(바다 위) 수색에 주력하고 있다"며 "(수중 수색을 할 수 있는)해군 청해진함이 현장에 도착하면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협의하겠지만 현재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라 즉각적인 투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함정들을 투입하고 7대의 항공기를 시간차로 띄우면서 구역을 나눠 수색하고 있다"며 "야간 수색을 위한 조명탄도 300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4일 오전 307해양호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해군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4일 오전 307해양호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해군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그러나 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인해 307해양호의 실종 선원들에 대한 수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8명을 태우고 있던 307해양호는 서귀선적 연승어선으로 이날 오전 7시 23분께 화재 진압 도중 침몰했다. 침몰 해상 수심은 약 141m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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