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제주들불축제에 앞서, 고희범 시장님께 드리는 글
2020제주들불축제에 앞서, 고희범 시장님께 드리는 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2.1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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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희범 시장님.

지난 14일 기자회견 후, 아무리 곱씹어봐도 시장님의 답변이 이해가 되지 않아 이렇게 편지 형태의 오피니언 기사를 게재합니다. 사실 14일 회견 직후 편지를 올리고 싶었지만, 이것이 과연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가. 확대 해석하는 부분이 않은가 스스로 검열하느라 게재가 늦었습니다.

제 결론은 "시장님의 답변 중 부적절한 답변이 있었다"라는 것입니다.

지난 14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기자실에서는 '2020들불축제'와 관련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회견의 요지는 오는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2020제주들불축제가 열린다는 내용이었고요. 12일 제주시내에서 열리는 거리 퍼레이드, 성화 채화, 자매도시 초청 만찬은 취소될 것이며, 나머지 일정은 차질 없이 열릴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날 회견에서는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오갔는데요. 제가 문제삼고 싶은 시장님의 답변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모 기자님께서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시장님의 답변인데요. ‘12일 시내에서의 일정이 전면 취소된다면, 전체 예산도 그에 맞게 축소되는 것인지’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시장님께서는 이렇게 답변하셨습니다.

“예산은 새롭게 기념품도 만들고 하느라 돈이 좀 들었다” 라고. 예산은 크게 축소되는 부분 없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될 거라는 의미겠죠.

시장님은 이어 대형조형물 파이어아트를 새롭게 진행한다며, 질적으로 향상된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덧붙이셨습니다.

그런데 시장님.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하루 일정이 전면 취소된 셈인데, ‘기념품 만들고 하느라’, ‘대형조형물을 새롭게 만드느라’ 예산 축소가 거의 없을 거라는 취지의 답변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미디어아트는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프로젝트 아닌가요? 축소되는 예산이 분명 있을 거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아직 축제가 진행되지 않았기에. 세출내역이 나오기 전까진, 저의 견해를 피력하는 정도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기자의 입장에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니, 추후 추가 취재 시 명쾌한 답변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비가 안 온다”라는 시장님의 날씨예보(?) 답변이었습니다.

이는 우천 시 대책을 묻는 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는데요.

비가 오게 되면,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인 ‘불놓기’뿐 아니라 일정 전체에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책을 물은 것인데, 시장님은 "비, 안 옵니다"라며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셨죠.

제주들불축제가 끝난 후 이틀 뒤인 3월 11일 현장 사진. 10일까지 계속된 빗방울 탓에 물 웅덩이가 그대로 남아있다.
2019제주들불축제가 끝난 후 이틀 뒤인 3월 11일 현장 사진. 10일까지 계속된 빗방울 탓에 물 웅덩이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아마 시장님은 이를 일종의 ‘농담’처럼 받아들이고, 답변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님의 답변 이후 기자실 내 기자들 상당수가 웃음을 터뜨렸죠. 위트 있는 농담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차 여쭈었습니다.

저는 ‘작년의 경우 비가 많이 내렸고, 새별오름에 불이 잘 붙지 않을 것을 우려해 화약이 사용되었음을 알고 있다. 올해 비가 올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화약을 사용할 것인가’ 라는 취지로 질문을 이었습니다.

시장님은 또다시 “비 안 옵니다”라고 답변하셨습니다. 서너 번 같은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고, 저는 더 이상 질문하기를 포기했습니다.

심지어 "(우천 시) 작년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봐도 됩니까"라고 돌려 물었을 때도, 시장님은 "비 안 온다"라고 답변하셨죠. 시장님은 ‘우천 시 대책’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을 의지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요, 시장님. 시장님은 이번 축제 때 비가 올 것인지, 안 올 것인지 정녕 아시나요?

시장님, 당신은 신입니까?

물론,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은 ‘혹시 모를 상황’에 늘 대비해야 하지 않나요?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문제로 3월 12일 시내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국외 자매도시 관계자 초청도 생략하는 결단을 내리셨으면서. 우천 시 대책에 대해서는 왜 함구하시는 건가요. 예상치 못한 비에 마지막날 축제 일정이 취소되고, 화약을 쓰면서 불을 놓아야 했던 작년의 전례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2019 제주들불축제가 끝난 뒤 '불놓기'를 한 새별오름 현장. 정체를 알 수 없는 쇳덩이들이 많다.
2019 제주들불축제가 끝난 뒤 '불놓기'를 한 새별오름 현장.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쇳덩이들은 화약 폭발 잔해물이다.

시장님이 왜 저의 질문에 답을 피하고, ‘비가 안 온다’라는 말만 반복하신 것인지. 그 이유는 시장님만이 아시겠죠.

부디 앞으로는 ‘비가 안 올 것’이라 아무리 확신하시더라도. ‘혹시 모를 상황’에도 늘 대비하는 태도로 댑변해주시고, 행정에 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미국의 유명 앵커 '래리 킹'의 저서 '대화의 신' 중 한 문장으로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뉴스 인터뷰에서 최악의 답변은 ‘노코멘트’다. 떳떳하다면 노토멘트라고 하지 않고 질문에 답했을 것이다.

대담 도중에 이야기의 흐름이 거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눈치챘으나 빠져나올 수 없는 경우라면, 이때 해결책은 솔직해지는 것이다”  -래리 킹(Larrt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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