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인문학’을 즐겨요”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인문학’을 즐겨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2.13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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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꽃은 학교에서] <14> 저청중 인문학 동아리

인문학과 문화예술의 만남,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 깨우기'
강좌와 체험 병행..."행복한 삶 위해 다양한 경험과 체험 중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선진국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뭐가 다를까. 먹는 것, 입는 것, 여러 가지가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문화예술은 특정한 사람들이 누리는 산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즐기는 보편타당한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선진국입니다. 특히 문화예술은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합니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내 각급 학교의 동아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심어지고 있는지 살피는 기획을 싣습니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소담한 학교, 저청중학교.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한동안 대한민국에 불었던 ‘인문학’ 열풍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모양이다. TV 프로그램부터 라디오, 논문, 각종 책에서까지. 인문학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 그리 중하기에, 너도, 나도 인문학을 강조하며 이야기하는 걸까.

“인문학이 무엇일까, 저청중학교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해봤어요. 탐험, 소통, 인생, 과정, 공감, 감수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죠. 공통적인 것은 ‘어떻게 하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등의 고민과 관련된 이야기라는 거예요. 다시 말하면, 인문학이란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한, 다양한 경험 활동’이 아닐까 싶어요.” / 저청중학교 김충우 교장

저청중학교는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자그마한 학교다. 1학년 15명, 2학년 11명, 3학년 10명의 규모로 학년당 한 학급씩이다.

이처럼 소담한 학교지만, 인문학 교육에서는 시내 큰 규모의 학교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저청중학교 본관 입구.

“저희 학교는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 4년차에 접어들었는데요, 그래서 문화예술 동아리 지원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특히 ‘인문학과 문화예술의 만남’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3월부터 11월까지, 총 세 가지 과제로 동아리 활동을 진행했답니다.” / 저청중 김충우 교장

저청중학교 학생 36명 모두가 단원인 ‘인문학과 문화예술의 만남’ 동아리는 1년 동안 인문학 강좌와 함께 문화예술 관련 체험을 진행해왔다.

먼저 ‘생각 깨우기’라는 주제로 지역 인재를 활용한 특강이 있다.

중학생에게 ‘인문학’이란 왠지 막연하고, 지루하게 들리는 학문일 터.

그래서 준비한 강좌가 바로 ‘랩으로 만나는 인문학’이다. 인문학을 보다 친근하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래퍼이자 작가인 박하재홍 씨가 강사로 나섰다.

박하재홍 강사의 '랩으로 인문학 하기' 강연 모습.

‘인터뷰’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제주 할망들을 인터뷰해 책 속에 담은 정신지 작가에게 인터뷰 스킬도 배웠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창작 시집’ 발간을 위해 김수열 시인의 특별 강좌도 있었다.

가만히 앉아 듣기만 하는 것은 ‘인문학과 문화예술의 만남’이 아니다. 그렇기에 ‘몸으로 느끼기’라는 주제로 문화예술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뚜럼브라더스가 부르는 제주의 시와 노래를 듣고, 천연 조미료를 이용한 김장 김치도 만들어봤다.

천연 조미료로 김장김치를 만들어 본 저청중학교 학생들. 수업은 학교 급식실에서 이뤄졌다.

“동아리 프로그램 구성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다양한 분야의 장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어요. 사물을 바라보는 고정된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선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 김충우 교장

김충우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이유가 결코 ‘지식 쌓기’에 국한하는 것이 아닐 거라고 말한다. 한평생 신명 나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 내기 위한 학교, 그런 학교를 만드는 것이 교사의 몫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문화예술을 접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마다의 잠재된 예술 본능을 일깨울 수 있다면, 생활에 엄청난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좀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 김충우 교장

끝으로 김 교장은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꿈꾸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문화예술과 인문학이 가진 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직업 예술인을 꿈꾸는 이가 아니더라도, 학교가 직접 학생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권장하고, 지원하는 이유. 김 교장의 말처럼 문화예술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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