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행정시의 읍면 예산 재배정 “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행정시의 읍면 예산 재배정 “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1.04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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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감사위원회 읍면 종합감사 결과 … ‘업무 떠넘기기’ 여전
한림읍, 자체 예산 67억원에 재배정 예산은 107억원에 달해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행정시 읍면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자체 예산보다 재배정 예산이 훨씬 많은 사례가 확인돼 ‘업무 떠넘기기’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시 한림읍과 서귀포시 표선면을 대상으로 지난 7월 10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도감사위원회가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우선 지난해 예산을 표본으로 도 및 행정시로부터 한림읍과 표선면에 재배정된 예산 집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표선면의 경우 자체 예산 67억원에 재배정 예산 42억원이 집행된 반면, 한림읍은 자체 예산이 74억원인 데 비해 재배정 예산은 이보다 30억원이 더 많은 107억원이 재배정됐다.

재배정 예산 중에는 사무위임 근거도 없이 사업비가 재배정되는 등의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제주도가 예산 재배정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수립, 시행하면서 행정시에 재배정 사업 감축을 위한 자체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지만 정작 행정시에서는 읍면 재배정 사업 감축을 위한 자체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문제점도 확인됐다.

이에 감사위는 도 예산부서에 재배정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점검 및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행정시 예산 관련 부서에도 재배정 사업 감축을 위한 자체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시행하도록 시정을 요구했다.

감사위원회의 이같은 지적에 제주도는 읍면 예산 재배정 실태를 분기별로 조사해 사무위임이 필요한 사항은 사무위임 조례 및 규칙을 개정,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도 전 부서를 대상으로 예산 재배정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자체 계획을 수립, 시행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231건의 공사를 1인 견적에 의한 수의계약으로 모두 96건·21억8157만여원에 달하는 공사를 특정 동일업체와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적게는 4회에서 많게는 8회까지, 여성기업과는 연 3회에서 9회까지 중복 계약을 체결하는 문제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감사위는 이에 대해 “계약업체 선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업체에 혜택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1인 소액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추진하는 경우 행정시에서 통보받은 ‘수의계약 운영계획’에 따라 계약업체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종합감사 결과 감사위는 시정·주의·통보 등 모두 40건의 행정상 조치(신분상 조치 26명)와 함께 978만원 상당의 추급 등 조치를 하도록 했다.

한편 이번 종합감사는 감사위원회가 대행감사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행정시 감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로부터 1개 읍면씩 추천을 받아 감사를 실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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