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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을 통제하다
무의식을 통제하다
  • 문영찬
  • 승인 2019.11.0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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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56>

제주오승도장은 월, 수, 금 이렇게 3일은 오전에 수련이 있다.

오전부 수련은 시간 특성상 저녁에 시간을 낼 수 없는 파트타임 근무자 또는 일의 특성상 저녁때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이 도장에 와서 수련을 한다.

오전 운동은 오후에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이 많기에 너무 힘들게 하면 오후 일과에 문제가 생기기에 공부하는 형태의 훈련을 많이 하게 된다. 오늘은 일반적으로 불리는 낙법인 우케미 수련을 진행하였다.

우케미 수련을 하게 되면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기존에 배웠던 스타일에서 자유롭기가 참 어렵다.

자신의 습관들이 무의식적으로 표현되기에 그런 동작들을 의식해서 고치려 해도 자신도 모르게 나와 버리는 동작 때문에 무척 어려워 한다.

무의식으로 나오는 동작을 의식해 통제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합기도(아이키도)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공격적 성향을 통제하는데 있다.

일반적인 무술 수련은 무의식 중에 표출되는 공격적 성향 또는 방어적 성향을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 공격함으로 내 자신을 지켜내는 게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타격기는 상대의 공격을 피하여 상대를 가격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을 지니며, 유술계통은 상대의 공격에 맞춰 상대를 던지거나 꺾어 제압을 하는 움직임을 나타낸다.

그러나 합기도(아이키도)는 무의식중에 표현되는 공격 또는 방어적인 성향을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에 합기도(아이키도)의 기술은 어찌 보면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곤 한다.

그 이상적인 움직임 때문에 합기도(아이키도)의 실전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한번이라도 합기도(아이키도)를 경험해 본 사람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움직임으로 구성된 합기도(아이키도)의 동작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무의식을 통제하다

합기도(아이키도)는 철저한 방어 무술이다.

상대의 공격에 공격적 성향으로 대처하여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공격적 성향을 통제하여 나를 보호하고 공격하는 상대마저 보호하려는 노력은 그 어떤 무술에서도 볼 수 없는 합기도(아이키도)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그러나 이 독특한 특징을 표현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누군가 나를 공격하는 상황도 일반적이지 않지만 자신을 공격하는 상대마저 보호한다는 것 또한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기에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강하게 제압하려는 동작과 마음이 생기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적개심을 갖게 되면 그 적개심으로 인해 상대에게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머리는 알고 있지만 나 자신은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들을 해 버리게 된다.

일부러 상대에게 상처주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는 항상 같다.
 

반복에 의한 학습

오전에 우케미를 훈련하던 회원이 “머리는 의식하고 있지만 왜 몸이 말을 안 들을까요? 저는 참 바보같아요.” 라며 자신을 책망했다. 그리고는 “잘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것 같아요.”

그 회원도 답을 알고 있었다.

반복에 의해 자신의 행동과 생각이 변하고 그 변한 마음과 행동이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거나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언행으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 받기도 한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나쁜 습관 등은 반복에 의한 학습으로 바꿀 수 있다. 합기도(아이키도)가 그런 운동이며 무술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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