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3:47 (금)
김태석 “공론화, 집단지성의 공익적 가치에 부합되는 일”
김태석 “공론화, 집단지성의 공익적 가치에 부합되는 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0.29 10: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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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창간 15주년 대담 제주 제2공항 공론화 필요성 거듭 강조
내년 총선 출마여부 묻는 질문에 “길이 보이면 간다” 출마 뜻 내비쳐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25일 오후 집무실에서 미디어제주와 창간 15주년 기념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25일 오후 집무실에서 미디어제주와 창간 15주년 기념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장이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김태석 의장은 <미디어제주> 창간 15주년을 맞이해 지난 25일 오후 대담을 가진 자리에서 제2공항 공론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공론화는 집단 지성이 만들어내는 가장 공익적 가치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장은 “모든 정책이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다. 또 정책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도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얘기하는 공리주의적 관점과 존 로스의 정의론에 입각한 관점이 있다”면서 “공리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도민들의 최대 행복을 위해 성산 주민들이 희생을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정의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짓밟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정책은 그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줘야 한다”면서 “제2공항이 제주도민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그 결정권도 도민에게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2공항에 찬성하는 측이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특위가 구성되더라도 고민하는 지점이 바로 그 지점”이라고 고충을 토로한 그는 “공론화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그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것이 민주적인 사회이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이라면서 “바로 그런 것 때문에 1만3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청원이 피해 당사자들의 직접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정당성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고 답변, 도민 공론화 특위 구성이 도민 청원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의회운영위원회에서 특위 구성 결의안 심사를 보류한다면 직권상정하겠지만 부결한다면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의회운영위 구성이 상임위원장과 원내 교섭단체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의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느냐”며 “의회 전체를 대표하는 의회운영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직권상정 권한이 있다고 해서 그 권한을 남용해도 될 것인지 하는 지점에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특위가 구성된 후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데 필요한 비용 부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1만3000여명의 청원에 따른 공론화 과정인데 그 비용을 거부할 명분이 있겠느냐”며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없다. 민주주의가 길이다”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특히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경우 활주로 하나를 건설하는 데 15년이 걸렸고 폐허가 된 일본 도쿄의 롯본기를 재개발하는 데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막혀 17년이 걸렸다는 점을 들어 “도민의 집단 지성에 의한 지혜는 원희룡이나 김태석의 지혜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것이야말로 정당성을 갖는 거다”라고 도민 집단 지성의 힘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그는 내년 4월로 다가온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길이 보이면 간다”라고 답변,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쳤다.

다음은 사전 서면질문과 답변 내용.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25일 오후 집무실에서 미디어제주와 창간 15주년 기념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25일 오후 집무실에서 미디어제주와 창간 15주년 기념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 제11대 제주도의회가 개원한지도 1년 4개월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와 함께 이후 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시간을 화살에 비유하는데, 제가 의장직을 수행한 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빠른 시간 속에서 내가 무엇을 이뤄냈나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잘했다는 생각보다 시간의 흐름에 같이 휩쓸려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이 듭니다. 수많은 제주현안, 그리고 도의회의 수장으로 의회와 의원들을 대변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 도민들의 뜻을 수렴하고 의정에 반영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 이런 사안들에 매몰되어 ‘인간 김태석’을 잠시 잊어버린 안타까운 시간이 아니었나 반성합니다. 당장 제2공항 공론화 문제 처리가 가장 시급하구요, 제주 현안들의 슬기로운 해결과 이로 인해 빚어진 도민간의 갈등 해결이 앞으로 의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고, 거기에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도민의 편에서, 또 제주의 이익을 위해서 제주현안을 풀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제주 제2공항과 공론화 여부에 대한 찬반 여론이 분분한데 도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정리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도정 뿐만 아니라 도의회마저 제주지역 갈등 현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 의장으로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회는 도민의 의견을 대리하는 대의기관입니다. 도민들의 의견이 각자 다르듯이, 도민의 뜻을 대표하는 의회도 모두 같은 의견을 갖는 것도 사실상 불가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실현, 도민의 뜻을 반영하는 정책 결정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갈등으로 봐달라는 말씀을 도민께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주사회가 강정 해군기지 건설 등 대규모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는데, 그 것에 대한 교훈을 활용하지 못하고, 갈등 해결 프로세스 등을 마련하지 못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의장으로서 이번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하여 대규모 개발 사업 등 갈등을 야기하는 정책을 추진할 때 갈등 해결 프로세스 등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바입니다. 그것이 미래의 제주 후손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유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의회운영위원회에 상정돼 있습니다. 의장님께서 이례적으로 직접 발의하시게 된 이유와 운영위 논의 결과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공론’은 숙의과정을 통해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한 의견을 의미입니다. 따라서 주요 정책 결정에 있어 도민들이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토론하는 숙의를 통해 낸 결론을 정책에 반영한다면,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2공항과 같이 도민의 삶과, 제주의 자연에 불가역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공론의 도출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1만3000명에 가까운 도민의 서명으로 온 청원에 대해 사실상 제주자치도가 추진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는 바, 의회가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였으며, 이를 위해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발의하게 된 것입니다. 의회가 공론화 과정을 추진하는데 법적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 공론화 추진에 있어 공론화 설계, 과정의 관리, 결과를 권고의 형태로 전달하는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제주자치도 등은 규정 등을 제정하여 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으나 의회는 제도적으로 불가합니다. 즉 기구의 조직과 운영, 예산 집행 등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공론화 지원 특위가 구성된다고 해도 민간 차원의 공론화위원회 구성·운영을 위한 예산이 필요한데요. 제주도가 지원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예산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요.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제주도가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와 국토부가 핑퐁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장관이 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원 지사가 공론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에 반영이 무산됐습니다. 행정시장 직선제를 앞으로도 계속 요구할 계획이신지, 계속 요구하실 거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시죠.

“우선 도민과 지역사회의 뜻과 배치되는 ‘불수용’ 결정을 내린 제주지원위에 강한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지난 2006년 제주자치도 출범 이후의 제주지역의 시대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행정시장 예고제 활성화’와 같은 탁상행정의 부정적 의견을 지닌 행정안전부의 관료조직에 대해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록 정부안은 무산되었다고 하지만, 강창일 의원이 발의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심사과정에서 ‘반대하지 않겠다’는 행정안전부 진영 장관의 말이 있었습니다. 이를 신뢰하여, 국회의원, 도지사, 도의회가 일치단결하여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 제주 제2공항이나 쓰레기 문제를 제외하고도 조천읍 선흘2리 대명동물테마파크, 함덕블록공장, 화북레미콘공장 관련 소송, 고산 당산봉 재해예방 관련 문제, 하귀 일방통행로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 갈등이 산재해 있는데요. 도의회의 역할과 향후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시민의식이 성숙함에 따라 시민권리 및 참여의식 높아지면서, 행정이 주민욕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갈등상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의회에서 각종 진정 및 청원건수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의회는 도민의 최후의 보루로써 갈등관리 최종기관입니다. 의회에 각종 민원사항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행정이 사전 갈등예방 등 정책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반증입니다. 의회에서는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민들의 각종 제보를 바탕으로 갈등관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많은 토론회와 현장방문, 조례 제・개정 등으로 도민의 아픈 곳과 가려운 곳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갈등은 사후에 관리하는 것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도에서는 사회협약위원회 합의제기구 전환을 포함한 실질적인 역할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행정시 차원에서도 갈등관리를 주문하여서 갈등 예상되거나 발생하는 주요 갈등관리 사업을 관리토록 하고 있습니다. 의회 차원에서는 지난해 조직개편 시 민원팀을 신설한 만큼, 앞으로도 의회로 접수되는 각종 진정 및 청원들을 적극적으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11대 제주도의회 원내 다수당이 더불어민주당인데 민주당 안에서조차 도정 현안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의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원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거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의회는 다양한 의견이 모여서 부딪히고, 조정되고, 더 나은 안을 도출하는 그런 곳입니다. 또 지방자치법 36조에서는 ‘지방의회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우리 지방의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정당이라도 지역구의 주민을 대변하는 관점에서, 또 제주발전의 속도나 방향성에 대한 약간의 의견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우리 민주당 의원님뿐만 아니라 도의회 전체 의원님들과 함께 현안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기로 해놓고 올해 단 한 차례도 정책협의회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분위기를 보면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거 같은데요. 연내 정책협의회가 열릴 수 있는지, 열린다면 어떤 의제를 갖고 논의할지 말씀해주십시오.

“지금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주민열람 및 의견수렴중에 있고, 국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장관도 ‘제주도가 원하면 주민투표를 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원희룡 도지사가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공론화 불수용’이나 ‘제2공항 강행’입장에 대한 특단의 상황변화가 있지 않는 한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희룡 도지사의 대승적 결단에 따라 ‘제2공항’을 의제로 연내 정책협의회가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내년 총선과 관련, 제주시 갑 지역구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 중에서는 현역 의원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것으로 나왔는데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사실 정치인에게 어떤 길을 갈 것이냐를 묻는 것은 참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인데,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앞에 놓여 있는 길을 상황에 따라서 따라 갈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내년 총선에서도 만일 제게 경선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정치를 하려고 새로운 문을 열고 나가려면 키(열쇠), 곧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25일 오후 집무실에서 미디어제주와 창간 15주년 기념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지난 25일 오후 집무실에서 미디어제주와 창간 15주년 기념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대담=김형훈 편집국장, 정리=홍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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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2019-10-30 13:22:34
김태석의장이 총선에 제발 나와라!
확실한 표심을 알아야 정신차리지!
제주도를 위해서 한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