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 사라질 위기 “어떻게 해”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 사라질 위기 “어떻게 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9.24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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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 전시관 전시물 관련 실시설계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 자료 전체 이관 목표로 진행

박호형 의원 전시환경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다

원도심 활성화 중심에 있는 박물관을 왜 희생시키나"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민속자료를 돌문화공원의 설문대할망전시관에 넘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시설계가 진행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돌문화공원은 지난 8월 22일 자체 회의 때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 8060점을 이관받는 것을 원칙으로 설문대할망전시관을 실시설계 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계약업체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4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는 박호형 의원.
24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는 박호형 의원.

돌문화공원이 이관을 받으려고 하는 민속자료 8060점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민속자료 전체에 해당하기에 더 문제이다. 이에 대해 민속자연사박물관은 고고·미술·공예·전적 자료 2677점과 전시자료 2086점을 제외한 3297점만 이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일 돌문화공원이 추진하고 있는 실시설계대로 진행되면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국내 박물관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공립박물관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관람객 3333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하게 관람객이 오가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민속자료 이관은 오랜 논란거리였다. 도의회에서 늘 이 문제가 거론돼 왔고, 의원들은 민속자료 이관을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2013년 돌문화공원내에 ‘설문대할망전시관 기본 및 실시설계’계획이 세워지면서였다.

문화관광위 소속 박호형 의원(일도2동 갑,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임시회 본회의 자리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재차 지적했다.

박호형 의원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35년의 역사를 품었다. 역사·민속, 해양, 식물·곤충 등 자연사까지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전국에서 유일한 도립 종합박물관이다. 문화재 소장은 물론 도내 박물관 및 미술관 중에는 가장 많은, 특히 세계자연유산과 견출만한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는 명소이다”며 중요성을 소개했다.

박호형 의원은 이어 “연간 100만명 이상이 관람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돌문화공원의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제주 신화를 비롯한 민속에 테마를 두고 전시를 계획했으나 막상 채워야 할 전시물은 부족했고,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있는 역사민속분야 8000여점의 자료를 모두 이관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문제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박호형 의원이 24일 도의회 본희의 5분 발언을 통해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민속자료의 설문대할망전시관내 완전 이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호형 의원이 24일 도의회 본희의 5분 발언을 통해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민속자료의 설문대할망전시관내 완전 이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호형 의원은 또 “잘 아시다시피 민속자연사박물관 상설전시의 3분의 2는 역사·민속분야이다. 이를 일제히 이관된다면, 박물관 전시 기능의 재정립을 위해 폐쇄 혹은 장기휴관을 해야 한다. 전시환경을 전혀 고려치 않은 이관계획은 제주 도정의 문화관광 정책에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 자료 전체 이관은 원도심 활성화와도 맞지 않다.

박호형 의원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지역은 원도심 경관을 최대한 살린 뉴딜도시재생사업 지역이다. 최근 여행패턴은 자연물 관람보다는 문화 누림을 더 요구한다. 민속이 빠진 자연사만을 중심으로 한 전문박물관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막대한 국비를 반영한 설문대할망전시관을 개관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도심의 중심 가치에 있는 오랜 역사를 지닌 박물관을 희생시키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야기 될 수 있다”고 문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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