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설치 매트로 떨어져 생명 지장 없어
경찰 병원 진료·건강상태 확인 후 조사하기로
재물손괴·업무방해 입건…집시법 위반 내사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달 19일부터 제주시 신광로터리 인근 공터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던 남성이 뛰어내리는 일이 벌어졌다.
5일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3분께 신광로터리 인근 공터에서 조모(50)씨가 15~20m 높이에서 뛰어 내렸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제주지부장인 조씨는 지난 7월 8일 한라산국립공원 생태복원 사업장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고공 시위를 벌였다.
조씨는 자신이 타고 있는 SUV 차량을 크레인에 매달아 15~20m 높이까지 끌어올린 상태로 18일째 고공 시위를 해왔다.
조씨는 애초 경찰 측과의 대화 및 설득을 통해 이날 오후 늦게 자진 하강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전국건설인노조 측도 조씨가 뛰어내리기 전 "18일 동안 고공 농성으로 불편을 끼친 점 죄송하고 생각하고 하늘에 올라갔으면 다시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이 시간 이후로 누군가 고공 농성을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땅에서 계속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건설인노조의 입장 발표 크레인에 매달린 차량을 내리려 했으나 조씨는 그 전에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 내렸다.
조씨는 소방당국이 미리 설치해 놓은 매트로 떨어져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조씨는 대기하고 있던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고공 농성을 해 우선 병원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건강 상태 확인 후 경찰 조사도 받게 된다.
제주경찰은 장기간 다수의 시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한 점을 감안, 신속하고 엄정하게 필요한 사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된 상태이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는 경찰이 내사 중이다.
재물손괴는 크레인 설치로 인해 농작물이 훼손됐다는 진정서에 의한 것이고, 업무방해는 과도한 소음 유발로 주변 6개 업소에서 업무방해 피해를 당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은 조씨가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를 틀어 소음 기준치를 10여회 초과한 혐의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 및 주변 폐쇄회로(CC)TV 부석 등 조씨에 대한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 확보에 나선 상태다.
한편 조씨는 고공시위를 하며 한라산국립공원 생태복원사업 임시 야적장 작업 중 발생한 크레인 사고가 현장 관계자의 무리한 작업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