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돈·돈·돈’ 돈만 뿌리는 도시재생은 언제까지
‘돈·돈·돈’ 돈만 뿌리는 도시재생은 언제까지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8.0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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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또 다른 이야기] <3>도새재생은 돈인가?

도새재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대체 몇 번이나 썼는지 모르겠다.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공공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입에 오르내리기 이전부터였으니, 정말 오래 쓰긴 했다. 물론 지금도 도시재생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있다. 문제는 도시재생을 하겠다는 이들이 그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는데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글만 알고 있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는 적다는 데 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도시재생이 이뤄질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 한다. 문제점과 아울러 도시재생을 실험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아보겠다. [편집자주]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열풍불지만 ‘돈’으로 귀결

주민들의 개개인 삶을 들여다보는 의지는 빈약

월평마을 135억 투입되지만 ‘주변 개선’ 초점

“가장 불편한 걸 해소해주는 행위가 뒤따라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모든 건 돈으로 귀결된다. 사회가 그렇다. 귀천을 따지는 일이나, 심지어는 가장 평등해야 할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갈리는 사회가 됐다. 돈이 없어도 행복하고, 돈을 적게 들여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돈이 세상을 지배하다 보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도시재생 역시 돈으로 귀결된다. 정부가 각 지자체로부터 도시재생 사업지구에 대한 공모를 받고, 사업지구를 선정해준다. 사업지구로 선정되면 해당 지구를 이끌 사업체를 택하고, 이른바 ‘활성화 계획’이라는 게 나온다. 이후엔 돈을 뿌리는 사업이 진행된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뿌려질 돈은 대체 얼마나 될까.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다.

전국도 그렇지만, 제주도 마찬가지이다. 서귀포시 월평마을 도시재생 사업엔 1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54억원을 뺀 나머지는 국비이다.

이쯤에서 도시재생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을 연구하는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주민의 삶’에 있다. 좀 더 풀어 설명하면 “현 상태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삶”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도시재생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현재라는 시점이 가장 중요하다.

도시재생이 과거나 미래일 수 없는 이유는 있다. 과거로 복귀하거나, 미래를 바라보는 도시재생을 하려면 파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목관아처럼 과거로 회귀하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될 수 있고, 미래를 꿈꾼다면 도심을 아예 바꾸는 거대 사업이 된다. 도시재생이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이유는 여기에 있다.

월평마을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안.
월평마을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안.

자그마한 서귀포시 월평마을이 도시재생 지구에 포함된 건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유지시키려는 데 있다. 월평마을 활성화계획에 따르면 마을길과 돌담길 정비, 마을공동체공유공간 조성, 임대주택 공급사업, 마을마당 정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스마트 마을 실험실 운영 등이 있다.

월평마을 도시재생 사업자체가 나쁘진 않다. 아쉬운 건 왜 주민 개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빈약할까에 있다.

도시재생은 보여주는 사업이 되어선 안된다. “우리는 이렇게 도시재생을 했다”라는 발언보다는 “내 삶이 더 좋아졌어”라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도시는 숨을 쉬는 유기체와 같은 존재이다.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도시재생이 영속성을 지니려면 주민들의 직접적인 삶과 연계되는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을 가는 길이 불편하더거나, 바람만 불면 대문이 무너진다든지 여러 불편 요소들이 있을 수 있다. 실제적인 도시재생의 출발점은 바로 ‘내 삶의 불편 해소’에 있다. 그런 뒤에 마을길을 정비하고, 커뮤니티 공간을 확대하는 등의 행위가 뒤따르는 게 맞다.

지금 전국적으로 번지는 도시재생은 모든 게 돈이다. 한 개 지구에 수백억원의 돈을 뿌리지만, 정작 자신의 삶보다는 주변만 그렇듯하게 변할 수도 있다. 현재진행형인 도시재생의 어두운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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