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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원희룡 지사, 후보 때 공론조사 먼저 얘기해놓고…”
김태석 “원희룡 지사, 후보 때 공론조사 먼저 얘기해놓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6.2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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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대 의회 개원 1주년 기자간담회, 후보 토론 때 원 지사 발언 지적
“제2공항 건설로 쫓겨나는 사람들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강조하기도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11대 의회 개원 1주년을 앞두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제2공항 공론화 요구와 관련, 원희룡 지사가 후보 시절 먼저 공론조사 얘기를 꺼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11대 의회 개원 1주년을 앞두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제2공항 공론화 요구와 관련, 원희룡 지사가 후보 시절 먼저 공론조사 얘기를 꺼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공론화 요구와 관련, 원희룡 지사가 후보 시절 처음 공론조사 얘기를 꺼냈던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태석 의장은 제11대 의회 개원 1주년을 앞두고 26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제2공항 공론화 요구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던 중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김 의장은 우선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년간은 사실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며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의원들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됐다. 도민들과 의원들에게 심심한 사과 입장을 표한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다만 그는 의원들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의회라는 구조 속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집행부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만 의회는 수평적인 구조여서 명령계통을 통해 전달되는 조직이 아니”라며 “그런 상황에서 42명의 의원들과 일일이 소통하는 게 어려운 점도 있었고 초선 의원들 사이에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통합하지 못했다. 소통을 안했다는 게 아니라 소통하려 노력했지만 그런 부분을 통합하지 못했다는 반성”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도출된 여러 가지 문제가 어떤 일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행정사무조사 부결, 국제관함식 결의안 철회, 보전지역관리 조례 상정 보류 등을 꼽았다.

그는 “이런 분야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었지만 이런 차원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인정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전지역관리 조례 개정안과 제2공항 공론조사 문제의 경우 의회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의회와 국회의원들이 나서라는 요구가 있지만 공론화를 처음 주장한 사람은 원희룡 지사였다”고 원 지사의 도지사 후보 토론회 때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언론사 주최 TV토론에서 원 지사가 재검토가 끝난 후에 공론조사를 하자고 했다”면서 “지사가 후보 시절에 공론화 얘기를 꺼냈는데 이 때 얘기한 공론화는 뭐냐”고 거듭 원 지사의 당시 발언과 현재 입장이 다른 이유를 따졌다.

그는 공론화 방법에 대해서도 “찬성과 반대 주민·단체, 의회와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고 어떤 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인가 해보자는 건데 집행부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영리병원 공론조사 같은 것도 필요한 것이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2공항 결정의 주체는 도지사가 아니라 국토부 아니냐”며 “적어도 책임있는 정치, 책임있는 행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도민 의견이 이렇다는 것을 중앙정부에 알릴 필요가 있다. 이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이고 책임있는 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원 지사가 최근 TV대담에서 의장과 일부 의원들이 공론조사를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공론조사 필요성에 대해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사 여론조사에 저는 응하지 않았는데 19명이 찬성하고 14명이 반대했다. 저까지 포함하면 20명이 찬성하고 있고, 조사에응하지 않은 의원도 몇 몇 있다”면서 “이것을 의장과 일부 의원이라고 하면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고 의회에 같이 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어떤 정책이든 항상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지만 정책의 역기능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중요한지, 순기능에 의한 덕을 보는 사람이 중요한지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정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정책의 역기능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 제2공항이 건설되는 와중에 쫓겨나는 사람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정의로운 사회라고 본다”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공항이 들어오게 되면 상승효과를 보는 분들은 차후의 문제”라면서 “공항이 들어서면 생존권이 박탈돼 땅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이 우선 고려돼야 하는 것 아니냐. 포커스를 어디에 맞출 것인지는 집행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거듭 피해 주민들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내년 총선 출마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러 갈래의 길이 있는데 앞에 놓여있는 열려있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지 길을 만들면서 가지는 않겠다”는 선문답식 답변을 내놨다.

다만 그는 출마를 결심할 경우 경선을 치러야 할 것 같은데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거냐는 질문이 나오자 “기회가 온다면 피하지는 않겠다”고 답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지적해주신 문제들에 대해서는 고통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부분을 어떻게 희열, 기쁨으로 승화할 것인지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면서 “도민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린다면 의회도 더 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사명감으로 일하겠다”는 다짐을 피력했다.

제11대 제주도의회 개원 1주년을 앞두고 김태석 의장이 26일 오전 의장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1대 제주도의회 개원 1주년을 앞두고 김태석 의장이 26일 오전 의장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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