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서 ‘전 남편 살인 혐의 女’ 시신 여러 곳에 나눠 유기
제주서 ‘전 남편 살인 혐의 女’ 시신 여러 곳에 나눠 유기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6.0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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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완도 여객선 항로 등 세 군데 이상 추정
피의자 2곳 진술·경찰 추가 조사 통해 1곳 파악
살인·사체유기 혐의 외 사체손괴·사체은닉 추가
바다에서 몇 분간 ‘버리는 모습’ CCTV 포착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고모(36.여)씨가 사체를 손괴해 여러 장소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동부경찰서 박기남 서장은 4일 경찰서 2층 회의실(청명재)에서 제주시 조천읍 모 펜션에서 고씨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고씨는 지난 1일 주거지인 청주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돼 제주로 압송된 뒤 1차 조사에서 전 남편 살인 혐의에 대해 인정한 바 있고, 경찰은 지난달 25일 강씨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4일 오후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전 남편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모(36.여)씨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4일 오후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전 남편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모(36.여)씨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박 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피의자(고시)가 피해자(강씨)를 살해한 뒤 사체를 손괴하고 복수의 장소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씨가 지난달 28일 제주를 떠날 때 타고 간 여객선의) 제주~완도 항로도 하나의 유기장소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경의 협조로 수색 중"이라며 "(피의자에 대한) 죄명도 살인과 더불어 사체손괴, 사체유기, 사체은닉을 각각 따로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고씨의 '우발적' 주장과 달리 계획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서장은 "피의자가 법정에서도 우발적임을 주장하겠지만 우리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판에 임하면 계획적인 범죄 입증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계획적 범죄 추정의 이유로 고씨 휴대전화와 PC 등의 검색 기록, 범행도구 사전 준비(구입) 등을 들었다.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고씨가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연관해 사건이 벌어진 펜션 내부에서 확보한 혈흔에 대한 약독물 검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해서는 세군데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씨가 경찰 조사에서 두 군데를 언급했고 한 군데는 수사를 통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의 시신이 적어도 세 개 이상으로 분리됐다는 추정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난달 25일 자신의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고모(36.여)씨가 지난 1일 오후 얼굴을 가린채 제주동부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지난달 25일 자신의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고모(36.여)씨가 지난 1일 오후 얼굴을 가린채 제주동부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박 서장은 '고씨가 유기 장소로 여객선 항로와 제주여객터미널, 다른 지방에 있는 가족의 집 주변이라고 진술했느냐'는 질문에 "맞는 곳도 있고 틀린 곳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도내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 제주여객터미널이 아닌 도외 다른 곳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서장은 또 '계획적인 범행을 추정하는데 살인만 아니라 사체유기까지 포함되는 추정이냐'는 물음에도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고씨가 지난달 28일 제주를 떠나며 바다에서 '강씨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버리는 모습이 여객선 폐쇄회로(CC)TV에 확인되기도 했다.

박 서장은 고씨가 여객선에서 무엇인가 버리는 장면에 대해 "횟수를 세기는 어렵다. 다만 그 시간은 몇 분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다른 용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고씨의 행적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증거자료를 수집해 (만약 공범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고씨는 범행 추정 시기 이후인 지난달 27일에는 피해자 강씨의 휴대전화로 자신에게 SNS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파악됐다.

경찰은 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해 오는 11일까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며 현재 해경에 협조를 구하는 등 강씨의 시신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국과수 및 경찰 내부 혈흔 형태 분석 전문가 등을 투입해 사건 현장의 비산된 혈흔 형태를 분석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5명의 프로파일러를 동원, 고씨와 면담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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