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제주를 소비하는 이들에게 여행 가치를 알리고 싶어요”
“제주를 소비하는 이들에게 여행 가치를 알리고 싶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6.03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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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도 카약 일주 여행에 도전하는 염정훈씨

4일 제주시 하도리 출발…시계 반대방향으로 일주 잡아
‘다가치 달리는 소나기’라는 이름으로 버스킹도 준비
8일은 고산에서 공연, 9일은 서귀포에서 기부 공연
3년 전 도전했으나 태풍을 만나면서 뜻 이루지 못해

염정훈씨. 그는 기부 공연을 하지만, '여행'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미디어제주
염정훈씨. 그는 기부 공연을 하지만, '여행'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내게 하나뿐인 심장. 그 심장을 뛰게 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 첫눈에 반할 연인이라도 만난다면 모를까. 여기에 그런 젊은이가 있다. 연인을 만나서 가슴이 뛴다는 말은 아니다. 젊은이는 그런다. “심장 뛰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에게 심장 뛰는 일은 누구도 도전하지 못하는 그런 일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일일 수도 있다. 자칫 심장을 완전하게 내놓을 수도 있기에 그렇다.

그를 만났다. 염정훈이라는 젊은이다. ‘갑부훈’이라는 이름으로 노래도 부르고, 제주환경을 지키는 일도 한다. 어쩌면 세상을 위한 메시지를 던지는 그런 젊은이다.

“할 수 있는만큼 하고 싶어요.”

할 수 있는 건 대체 뭘까. 그가 제주에 온 건 2011년 11월이다. 제주 풍경에 매료됐다. 제주를 걷기 시작했다. 눌러앉았다.

“경이로웠어요. 자연이 스승이라는 느꼈어요. 제주 체류를 연장하게 됐죠. 걷다가 쓰레기를 주우며 즐거웠어요. 그런데 다시 쓰레기를 줍고, 그렇게 계속 하다보니 사람들을 미워하기 시작한 겁니다.”

잠시 제주에 있으려다 제주에 정착을 하게 됐다. 제주 환경을 지키다가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미워졌다고 솔직하게 말을 한다.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새로운 일을 벌였다. 버린 쓰레기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의 탄생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자신 주변에 있던 이들은 떠났다. 제주가 아닌, 다른 곳을 선택지로 삼았다. 그는 고민한다. 제주는 얼마만큼 변했는지를. 자신도 언젠가는 떠나겠지만 제주를 지키고 싶은 마음엔 변함이 없다.

제주를 지키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그는 수년전부터 그런 일을 해오고 있다. 4일부터 또다시 일을 벌인다. ‘다가치 달리는 소나기’라는 행사이다. 그는 ‘캠페인성 여행’이라고 행사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제주에 오고 나서 계속하고 있는 ‘다가치 달리는 소나기’ 행사는 버스킹 공연 등이 어우러진다. 거기서 나온 수익금은 남을 위해 쓰인다.

4일부터 카약을 타고 제주를 일주를 하며 기부도 하고 여행을 할 준비를 마친 염정훈씨. 그는 '심장 뛰는 일'이라고 한다. 미디어제주
4일부터 카약을 타고 제주를 일주를 하며 기부도 하고 여행을 할 준비를 마친 염정훈씨. 그는 '심장 뛰는 일'이라고 한다. ⓒ미디어제주

“3년 전엔 카약을 타고 제주를 일주하며 기부를 하려고 했죠. 그만 태풍을 만나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어요. 올해 재도전을 합니다. 좋은 팀들을 만났어요. 카약으로 일주를 하다가 8일엔 고산에서 공연을, 9일은 서귀포에서 공연을 해요. 제주를 직접 소비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공연을 하게 됩니다.”

공연을 하고 기부를 한다. 그런데 그는 ‘기부’라는 단어가 아닌 다른 단어를 활용한다. 카약을 타고 제주를 일주하기에 ‘기부’가 아닌 ‘여행’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그 자신이 여행하듯 제주를 돌고, 제주를 여행중인 사람들을 만나 교감을 나누는 일이 바로 이번 행사이다.

“사랑한다고 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죠. 도망치지 않고, 책임감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아야 해요.”

그는 제주를 사랑한다. 제주를 사랑한다는 다른 사람들은 제주를 떠났지만 그는 ‘제주를 사랑한다’는 그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제주에 남아 있다. 그렇게 마음먹은 배경이 있다.

“매년 한차례 버마난민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올해 제주에 돌아오면서 좀 더 심장 뛰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일이어야 심장이 더 뛰지 않을까 해요. 카약은 두 종류인데 제가 이번 일주를 하는 카약은 ‘싯인(sit-in) 카약’이어서 물빼기가 힘들어요. 심장 뛰는 일이죠.”

바다에서 높은 파도를 만나 카약에 물이라도 들어오게 되면 위험천만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심장 뛰는 일’을 통해 제주여행의 가치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겠다는 바람이다.

염정훈씨와 박촬리씨. 심장 뛰는 일에 함께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염정훈씨와 박촬리씨. 심장 뛰는 일에 함께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다가치 달리는 소나기’는 할 때마다 멤버들이 바뀐다. 그래도 그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다. 제주에서 4년간 동고동락하는 박촬리씨다. 그는 육상에서 염정훈씨를 지켜본다. 바다에서 염정훈씨가 ‘심장 뛰는 일’을 직접 한다면, 촬리씨는 육상에서 카약의 생존여부를 직접 관찰하는 ‘심장 뛰는 일’을 해야 한다. 그들의 ‘캠페인성 여행’은 4일 하도리를 출발, 시계반대 방향으로 진행된다. 다시 하도리로 들어오면 그들의 여행은 마무리된다. 출발은 4일, 도착은 며칠일까. 아직은 그들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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