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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i사 보고서의 결론, “현 제주공항 개선으로 충분”
ADPi사 보고서의 결론, “현 제주공항 개선으로 충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5.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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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ADPi사 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ADPi사 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국토교통부가 현 제주공항의 개선 방안을 다룬 ADPi사 보고서의 존재를 숨기는 과정에서 ‘보지 못했다’, ‘없다’, ‘폐기했다’는 등의 변명을 늘어놓은 이유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ADPi사 보고서 내용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ADPi사 보고서의 결론은 ‘현 제주공항의 교차 활주로를 개선하면 2035년에 정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한 제주공항의 항공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ADPi사는 3가지 옵션을 제시하면서 “불과 몇 년 동안 운영을 위해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과제이지만 보조 활주로 재활성화와 교차 활주로 결합 운용은 관제 부문의 일부 도전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2035년까지 필요한 용량을 제공하는 훨씬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공항의 여러 가지 제약이 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자신들이 제안한 몇 가지 개선방안을 실행한다면 시간당 60회 운항이 가능하다고 분명히 적시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ADPi사는 제주공항의 남북 방향 활주로 길이가 짧은 제약조건에 대해서도 “활주로 말단 안전지역(RESA)의 부족은 치명적인 활주로 오버런을 방지하는 어레스터 베드(arrestor bed) EMAS 유형 설치로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범도민행동의 문상빈 대표는 “시간당 60회면 미 연방항공청(FAA) 표준용량 기준 연간 28만3500회로, 이 용량은 한계용량이 아니라 관제시스템 등 개선을 통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간당 60회, 즉 연간 28만3500회를 최근 5년간 평균 탑승객 수 170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이용객이 4800만명이 넘는데, 지금까지 나온 모든 장기 수요예측치를 훨씬 넘는 숫자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제주도의 환경·사회적 수용력을 감안한 적정 규모를 고려한다면 그런 규모는 생각할 필요도 없는 숫자”라면서 “지금도 과잉관광이지만, 연간 관광객을 최대 2000만명까지 잡는다고 해도 연간 공항 이용객 수는 대락 4000만명 정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주의 지속가능한 최대 용량이 현 공항 개선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권고안이 담긴 ADPi사의 보고서를 받아본 국토부가 보고서를 은폐한 이유는 보고서대로 추진한다면 제2공항을 건설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ADPi 보고서의 실종과 은폐, 재등장은 제2공항의 근거로 작동했던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의 부실과 조작, 은폐 의혹을 모두 담은 5조원짜리 한 편의 블록버스터”라고 신랄하게 꼬집은 뒤 “ADPi 보고서는 이 영화같은 추악한 현실의 어두운 진실의 단면들을 낱낱이 밝혀줄 스모킹 건”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국토부가 지난 10일 ADPi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항공대 컨소시엄 명의로 내보낸 보도자료에 대해서도 “마치 ADPi가 현 공항 활용으로는 수요 처리도 부적절하고 안전 문제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위장했다”면서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자신들이 전달자 역할만 하는 것처럼 또다시 위장, 자신들의 속내를 은폐했다고 국토부의 태도를 거듭 문제삼았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ADPi사 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ADPi사 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공항인프라 확충 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되던 중 원희룡 지사가 신공항을 배제하도록 구체적으로 개입한 것은 결국 도와 국토부가 ‘제2공항’이라는 안을 상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진행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9조원을 들여 바다를 매립하는 안은 안된다고 하면서 정작 ADPi사가 제시한 평행 활주로나 교차 활주로 활용 방안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남북활주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관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타당성검토 용역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잘못된 용역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토부와 원 지사의 행적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민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강원보 반대대책위 위원장도 “없다던 ADPi사 보고서가 나오면서 타당성 검토 용역이 허구였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이같은 모든 정보가 낱낱이 공개돼 도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15일 오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3차 회의를 가진 뒤 오후 2시30분부터 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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