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어린이를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있나요”
“우리 곁에 어린이를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있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5.05 0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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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어린이와 서귀포 도시 우회도로

일본 뎃토히로바 모험놀이터는 어른의 작품
아파트 부지 사들여 어린이 공간으로 만들어
서귀포시 도시 우회도로 어른들은 개발 원해
도로 개설되면 어린이들이 놀 공간은 사라져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어린이날이다. 다시 어린이를 생각해본다. 생각해보니 어른들은 어린이날 단 하루만 어린이를 위해 주는 건 아닐까. 그래서 어린이날을 만든 건 아닐지. 최근 서귀포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어른들은 어린이를 전혀 생각지 않는다. 바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발 관련이다. 그 도로가 생기면 서귀포의 교육벨트는 망가진다. 어린이들은 편안하게 놀지 못한다.

어른들은 땅값 때문에 도로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다면 ‘땅값’이라는 말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어린이를 생각해서라도 도로 개설을 반대해줘야 ‘어른’이다.

일본 사례를 하나 들어보련다. 비교 대상이 된다면 어른들로서는 화가 날테지만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은 그런 사례도 들어봐야 한다. 일본과 비교가 되니 더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만.

일본은 플레이파크로 불리는 모험놀이터가 200곳이나 된다. 일본의 중심인 도쿄도 일대도 많다. 그 가운데 세타가야구(世田谷区) 노자와 지역에 있는 ‘뎃토히로바’라는 플레이파크가 있다. 이 일대는 매우 조용하다. 아파트 천국인 우리와 달리 높아야 2~3층의 주택들이 키높이를 자랑한다. 뎃토히로바 플레이파크 부지는 당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일본의 아파트는 우리와는 개념이 좀 다르다. 뎃토히로바에 계획된 아파트는 원룸 형태였다. 어느 한 어른에 의해 아파트 계획은 사라지고, 어린이 공간으로 변한다.

아파트로 계획된 그 땅은 남북으로 길다. 그 땅의 바로 서쪽에 살고 있던 야마가타(山縣)씨는 아파트 설립을 반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그 땅을 사버렸다. 땅을 사들인 야마가타씨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내놓는다. 뎃토히로바라는 플레이파크의 탄생배경이다.

일본 도쿄의 세타가야구 노자와 지역. 빨간선이 모험놀이터 '뎃토히로바'이다. 주택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파란 세모는 뎃토히로바가 만들어지도록 땅을 사준 야마가타씨의 집이다. 구글지도 캡쳐
일본 도쿄의 세타가야구 노자와 지역. 빨간선이 모험놀이터 '뎃토히로바'이다. 주택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파란 세모는 뎃토히로바가 만들어지도록 땅을 사준 야마가타씨의 집이다. ⓒ구글지도 캡쳐

야마가타씨는 땅을 사서 모험놀이터를 만들게 하고, 실내공간도 만들어준다. 일본에 있는 대부분의 모험놀이터는 실내공간을 갖춘 곳은 드문데, 야마가타씨 덕분에 내부에서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게 됐다. 야마가타씨가 실내공간을 만들어준 이유는 있다. 그는 “아기들도 오지 않느냐”며 실내공간도 만들어줬다.

모험놀이터라면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어서 더더욱 그렇다. 뎃토히로바는 주택과 주택 사이에 들어가 있다. 야마가타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바로 곁에 모험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시끄러움도 즐긴 셈이 된다. 사실 노자와 지역은 매우 조용하다. 시끄러운 곳이라면 뎃토히로바 단 한 곳이다.

우린 어땠을까. 아파트가 들어설 땅을 매입해서 어린이들에게 줄 어른이 있을까. 주택 사이에 시끄러운 모험놀이터가 들어오면 민원부터 넣을 사람들이 우리 어른이다. 시끄럽다면서.

야마가타씨는 이 세상 사람은 아니다. 그런 어른은 우리 곁엔 왜 없을까. 아파트를 반대하고, 그 땅을 사서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아기들도 쉬도록 실내공간도 만들어준 어른이다. 우리 어른들은?

땅값 때문에 어른들은 개발을 원한다. 도시 우회도로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원한다. 그들에겐 “아기들도 오지 않느냐”는 야마가타씨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돈이면 된다. 그런 어른에게 어린이들은 안중에 전혀 없다.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어린이는 미래의 동량’이라는데, 그건 말장난에 불과하다. 서귀포시 도시 우회도로 개발에 반대하는 야마가타씨와 같은 어른은 정말 없는가. 기쁜 어린이날이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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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홍동 2019-05-13 19:25:36
서귀포시 주변 녹지 넘침! 인구5만에 지하차도!!! 참
하루30-40이용 가보고 기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