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고장 경험 29.2% … “정비·유지보수 인적·물적 인프라 점검 필요”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전기차 민간 보급이 시작된지 5년이 지난 가운데, 2015년 이전에 전기차를 구입한 경우 배터리 성능 저하 등으로 인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도내 전기차 이용자 1102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기차 이용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매우 만족 48.2%, 만족 38.1%, 보통 10.7%, 불만족 2.5%, 매우 불만족 0.5%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구매 연도별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보면 5점 만점에 2013년 3.6점, 2014년 4.1점, 2015년 4.1점, 2016년 4.4점, 2017년 4.3점, 2018년 4.3점 등으로 초기 구매자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제주연구원 손상훈 책임연구원은 4일 발표한 ‘전기차 및 충전기 이용 실태와 향후 정책과제’ 브리핑 자료를 통해 “초기 구매자들의 만족도가 낮은 것은 배터리 용량 한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성능 저하, 배터리 용량 한계에 따른 1회 충전 주행거리 때문”이라며 “제주도와 전기차 제조사가 초기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배터리 성능과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진단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29.2%가 전기차 고장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5.6%는 충전기 고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전기차 보급이 증가할 경우 제주지역 전기차 및 충전기 정비와 유지보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손 연구원은 제주도가 도내 전기차 제조사와 충전기 유지보수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가 정비와 유지보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지 여부를 우선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응답자 중 65%가 공공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서 기다려야 했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완속충전기를 이용하면서 대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답변은 45%였다.
손 연구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공 충전인프라 이용시 대기 비율과 대기시간을 줄이려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공급 확대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면서도 충전 인프라 공급을 무한대로 늘릴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들어 “제주도가 공공 충전인프라 이용 대기 수준에 대한 정량적 목표를 설정,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한편 전기차 이용 편의를 위한 정책으로 추진중인 전기차 콜센터와 전기차 안전교육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아 향후 신규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