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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3.21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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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하게 듣고, 말하다1]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3월 21일, 조천만세동산 애국선열추모탑 앞에서 '독립의 횃불' 해녀주자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어릴 적엔 몰랐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를 그땐 미처 몰랐다.

기자가 위 문장에 비로소 공감하기 시작한 건 이명박 정권 때, 적법하게 예고된 시민들의 집회를 막으려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세웠던 2009년이다.

당시 시민의 정당한 시위를 막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했던 정부의 행태는 세상 소식에 관심 없던 글쟁이 휴학생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다.

군부 독재 시절에나 있었을 법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황당함을 넘어 분통터지는 일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문재인 정원이 들어섰지만, 세상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다수의 것을 취하는 기득권층이 존재하고, 보이지 않는 계급 사회에 지쳐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이도 있다.

누군가 그랬다. 대한민국이 망가진 이유는 친일파, 즉 일제의 잔재가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무한 공감한다. 목숨을 걸고 ‘대한독립’을 외친 독립운동가 후손은 생계가 어려워 지원금으로 생계를 겨우 꾸리는데, 친일파 후손들은 일제강점기 때 축적한 재산으로 지금까지 호화를 누리니 말이다.

물론, 모든 ‘권력’이 친일파 후손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다만,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이 통용될 만큼 그 사례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다.

1919년 3월 1일,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을 시민들.
일명 '태극기 부대'의 5.18 망언 등의 행위로 태극기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작년 11월, 국회에서는 ‘독립유공자 후손 생계비 지원 기금변경안’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이 안건은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금 중 부족한 부분을 증액하는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2018년 11월 22일, 자유한국당은 이 기금변경안에 제동을 걸게 된다. 당시 자유한국당이 개정안을 좌초시킨 이유는 “정부가 독립유공자 기금의 초과 수요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예산심사가 임박해서 국회를 압박하듯 예산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는 ‘정부가 국회를 압박했다’라는 괘씸죄(?)가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했나보다. 이날 해당 안건이 의결되지 못한 것을 보면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 기금변경안은 12월 8일, 국회 본회에서 통과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느꼈을 참담함과 분노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컸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현재로 시점을 옮겨보자. 2019년 3월 21일, 100년 전 독립운동을 재현한 ‘독립의 횃불’ 행진이 제주에서 열렸다.

3월 21일 조천 분선동산교차로에서 '독립의 횃불' 해녀주자들과 시민주자들이 만나 불을 밝히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의 횃불’을 들고 행진할 국민주자를 모집한 바 있다. 모집 기간은 지난 1월 15일부터 2월 10일까지. 신청자 중 국민주자로 선정된 이들은 각 지역에서 ‘독립의 횃불’을 들고 만세 행진을 하게 된다.

횃불은 3월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인천, 춘천, 고성, 대구, 부산, 울산 등을 지난다. 진주와 순천 다음 제주를 전환점으로 다시 서울로 향하는데, 총 42일간의 대장정이다.

전국 지역 중 절반 가량을 거쳐온 독립의 횃불은 3월 21일 제주를 찾았는데, 기자는 미리 ‘국민주자 모집’ 공고에 신청서를 제출한 덕에 횃불을 들고 참여할 수 있었다.

전날 비가 온 탓인지 바람이 거셌던 날이다. 행사 시작은 오전 10시경이지만 9시 반부터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주자가 속속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3월 21일, 조천만세동산으로 향하는 '독립의 횃불' 주자들의 모습.

‘독립의 횃불’ 행사는 지역별로 전개된 독립운동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띤다. 제주는 3대 항일운동인 △조천만세운동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제주해녀항일운동의 모습을 재현했다. 이에 조천만세운동은 시민들이,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은 보훈·안보단체에서,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제주의 해녀들이 맡았다.

기자는 제주해녀항일운동을 재현한 해녀들과 함께했다. 총 33명의 '제주해녀항일운동 횃불 주자' 중 해녀가 아닌 사람은 기자까지 2명뿐이다. 상황이 이렇기에, 기자에게 직업이 '해녀'인지 묻는 이도 있었다. 유쾌한 상황이다.

제주에서의 '독립의 횃불' 행진은 연북정에서 출발해 비석거리를 지나 만세동산까지, 약 15분가량 짧은 코스로 진행된다. 어르신 횃불 주자도 힘들지 않게, 함께하기 위함이다.

기자와 함께 국민주자로 함께 횃불을 든 최수희(28)씨는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대한독립 만세"를 언제 어디서나 외칠 수 있는 지금은 1919년을 살았던 독립운동가 분들이 있었기에 누릴 수 있는 오늘이라면서.

조천만세동산 애국선열추모탑 앞에서 마지막 만세를 외친 이들의 표정은 모두 같았다. 행복함에 싱글벙글한 얼굴. 아마 대한독립이 이뤄진 1945년 8월 15일 이곳의 사람들도 같은 표정이 아니었을까.

1919년 대한독립을 염원하며 만세를 외쳤을 이곳 조천에서 또다시 울려 퍼진 만세의 목소리. 이날의 외침이 부디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새 정권이 들어선 것 만큼 우리는 '과거사 청산'에 주목해야 하겠다. 친일파를 비롯한 전두환, 박정희 정권 당시의 부역자 모두에 대해 말이다.

기자가 받은 '독립의 횃불' 전국릴레이 주자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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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좌빨 2019-05-14 12:06:38
광복이후 공격안한 쪽빠리
한국전쟁이후 계속 공격한 북한빨갱이
누가주적일까? ㅋㅋ
력사를 잊은 조센진들에게 미래가 없는건 ㄹㅇㅍㅌ인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