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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통합, 정말 '정답' 맞아요?
대학통합, 정말 '정답' 맞아요?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9.14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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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석 제주대총장, 14일 제주교대 학생들과의 간담회

"제주대학교와 제주교육대학교가 통합이 되면 제주교대 학생들에게는 젊은날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해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제주대학교와 제주교육대학교 통합추진위원회가 각각 본격적인 통합협상안을 마련해 오는 11월 최종 협상안을 도출하기로 합의를 한 가운데 제주교육대학교 학생들이 14일 평소 제주대와의 통합에 따른 의문점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고충석 제주대학교 총장을 찾았다.

제주대학교는 권인혁 제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에서 요청한 면담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14일 오후 5시 제주대 국제교류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 제주대 측에서는 고충석 총장을 비롯해 양진건 제주대 통합추진단 단장과 이효연 기획처장 등 통합추진위원 6명, 현능주 제주대 총학생회 회장 등 학생대표 5명이 참석했고 제주교대 측에서는 김종우 학생처장, 권인혁 제주교대 총학생회장 등 학생 14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고 총장은 "제주대와 제주교대 통합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는 일이기 때문에 솔직한 마음으로 시작해야 하는 만큼 오늘 이 자리는 그동안의 안좋은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면서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은 교육대학의 전문성을 해치고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밝혀둔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 총장은 "나 역시 제주도에서 살다가 제주서 죽을 사람이고, 제주도의 모든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서 제주교대에 대해서도 도덕적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우리가 통합을 하려고 하는 것은 평범하게 말하면 우리모두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주교대 학생 "통합 이후에도 진전없이 현상유지만 될 것"

제주교대 학생들의 질문은 통합이후 교육대학의 전문성이 어떻게 유지되느냐에 맞춰졌다.

첫 질문을 한 제주교대 학생은 "통합이후 제주교대의 발전하기 보다는 진전없이 현상 유지만 될 것이며 오히려 제주교대의 정체성의 혼돈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대해 고 총장이 직접 나서서 설명했다.

고 총장은 "현재 기준을 봤을 때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교육대학에 대한 제도적 환경이 계속해서 변화할텐데 현 수준으로는 교대가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교육대학과 종합대학이 이원화 되는 곳이 세계적으로 없다"면서 "교육대학도 종합대학체제로 일원화되고 있고 미국같은 경우는 사범대학도 없다. 전문대학원에 가서 교사로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충석 총장 "제도적 변화 속 현재 제주교대 경쟁력 없다"

고 총장은 "매년 교사임용수가 줄고 있다"며 "교사의 꿈을 가지고 대학에 들어왔지만 교육대학을 졸업해도 교사로 임용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교육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교사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젊었을 때 복수전공 등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해 볼 수 있어야 한다"며 "교사로서의 기술습득은 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초등교사의 전문성이 아니며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 총장은 "나 역시도 생각해보면 수업용 강의를 열심히 해주는 선생님보다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역사이야기, 문화이야기를 해주던 선생님들의 얘기가 자양분이 되고 기억에도 더 남는다"고 덧붙였다.

# 현영택 단장 "통합되면 다양한 진로의 길이 열릴 것"

현영택 산학협력단장도 "통합이 되면 제주교대의 상황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 없다"며 "교수진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환경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직업 선호도는 나라의 상황이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며 "나라의 상황이나 변화에 따라 직업 선호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오히려 통합이 되면 교대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의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지 정체성의 혼란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주교대 한 여학생은 "교대의 전문성은 명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잘 짜여진 커리큘럼을 이수하고 있다는 것과 사명감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주대와 교대가 통합이 되면 다양한 진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들은 길이 교사라는 하나의 길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물론 적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교우들은 휴학이나 자퇴를 통해 학생들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면 통합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진로에 대한 모색은 충분하다고 이견을 보였다.

또 그는 "나 역시 1, 2학년때는 교대가 적성과는 별개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최근 실습을 다녀온 뒤 교사가 돼야 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며 "제주교대의 커리큘럼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 "법인화 대비를 위해서도 통합은 필요하다"

이날 고충석 총장은 국립대 법인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 총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법인화가 되면 거점국립대에서는 제주교대가 규모가 가장 작기 때문에 가장 피해를 많이 볼 것"이라며 "법인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을 이뤄서 재정도 확보하고 학생들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충석 총장은 또 "10여년 간 젊은 사람들을 볼모로 통합하자, 하지말자라는 갈등으로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고 제주사회의 갈등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올해 강력하게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만약 통합을 할 의지가 있다면 하고 아니라면 과감하게 케케 묵은 통합얘기는 이제 끝내자는 것이 나의 뜻"이라는 말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지만 학생들의 평소 의문사항을 속시원하게 해소시키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앞으로 지속적인 면담 등을 통해 이견을 좁혀가기로 합의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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