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오름, 탐방객들 외면 우려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오름, 탐방객들 외면 우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1.28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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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저지오름 조성사업’ 진단] ③ 이미 집행된 6억여원 내역 살펴보니…
올해 야간 탐방로 조성, 홍보관 신축, 전망대 설치, 포토존 정비 등 추진
제주시 한경면 저지오름 진입로와 입구에 꾸며진 야간테마거리. 돌담 조명과 야광석 등이 오름과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시 한경면 저지오름 진입로와 입구에 꾸며진 야간테마거리. 돌담 조명과 야광석 등이 오름과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 한경면이 추진중인 ‘명품 저지오름 조성사업’에 34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지난해 일부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면 측은 <미디어제주>에 보내온 ‘명품 저지오름 조성사업 추진상황’ 자료를 통해 지난해 6억800만원의 예산이 쓰여졌음을 공식 확인해줬다.

집행 내역을 보면 우선 돌담 조명과 광섬유 화단, 야광석 등으로 꾸미는 1.6㎞ 구간의 야간 테마거리 조성 공사에 2억5900만원, 숲가꾸기 사업 7000만원, 공중화장실 신축 2억1500만원, 마을길 돌담정비 공사 2900만원, 오름 진입로 토지 매입 3500만원 등이다.

다만 한경면은 지난해 계약 심사와 일상감사를 통해 소나무 전정 작업과 경관조명, 태양광표지병 야생화, 조형물 설치 등의 사업 계획 전반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오름 보전 및 관리 조례와 오름종합계획 및 기본계획, 오름보전위원회 등 심의를 거쳐 환경·동식물·생태관광·민간단체 등 전문가 자문을 구한 바 있다.

또 올 2~3월 중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인·허가 및 계약심사, 일상감사 등 절차는 올해 4~5월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구상중인 사업계획(안)에는 야간탐방로 조성(10억원), 탐방로 정비(11억원), 홍보관 신축(2억원), 탐방로 토지 매입(2억원), 전망대 설치(1억원), 포토존 정비(1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공사가 진행된 야간테마거리 조성 공사 내용을 보면 향후 사업 진행방향을 예견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오름 진입로 입구의 큰 나무에 정체불명의 조명이 걸려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오름 진입로 입구의 큰 나무에 정체불명의 조명이 걸려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오름 진입로 입구의 큰 나무에 정체불명의 조명이 걸려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오름 진입로 입구의 큰 나무에 정체불명의 조명이 걸려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가 야간테마거리 조성 사업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저지오름 진입로와 입구 주변의 큰 나무, 돌담길 등에 정체불명의 조명을 깔아놓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명품 오름’ 조성사업과는 거리가 멀어져가고 있고, 이같은 과도한 시설비 투입이 오히려 호젓한 숲길을 걷기 위해 오름을 찾는 탐방객들이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오름 곳곳에는 지난해 숲 가꾸기 사업으로 소나무를 제외한 다른 식생들이 제거된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돼 ‘명품 오름’을 만든다면서 오히려 오름의 다양한 식생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여기에다 올해 사업계획(안)에 포함돼 있는 전망대 설치 공사인 것으로 보이는 작업이 이미 진행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오름 한 곳에 투입된 과도한 예산이 예산 낭비는 물론 오름 주변의 경관을 오히려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이뤄진 숲 가꾸기 사업으로 소나무를 제외한 다른 식생이 제거된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 미디어제주
지난해 이뤄진 숲 가꾸기 사업으로 소나무를 제외한 다른 식생이 제거된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 미디어제주
저지오름 바로 인근에서 전망대 설치 공사로 추정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저지오름 바로 인근에서 전망대 설치 공사로 추정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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