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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뿐아니라 개인위생 관리도 매우 중요”
“예방접종 뿐아니라 개인위생 관리도 매우 중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1.1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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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병원 김진동 과장에게 A형 간염에 대한 얘기를 듣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한라병원 소화기내과 김진동 과장이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논문이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간장학 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온라인판에 게재돼 관심을 모았다.

논문 제목은 “A Novel Model to Predict 1-Month Risk of Transplant or Death in Hepatitis A-Related Acute Liver Failure”로 서울대 의대 김윤준 교수(교신저자) 및 국내외 다기관 연구자들이 2007-2013년 국내 A형간염 급성 간부전 환자 등을 대상으로 조기 예후 인자를 확인해 간이식 또는 사망 가능성을 예측하는 예후 모델을 개발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일본, 인도, 영국의 56명 환자 자료를 추가분석하여 이를 검증했다. 이 결과 새로운 예후 모델(ALFA score)은 기존의 여러 간부전 예후 모델보다 통계적으로 우월한 예후 예측능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진동 과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김진동 과장 논문 표지. 미디어제주
김진동 과장 논문 표지. ⓒ미디어제주

■ 최근 논문 관련 분야 소개

이 연구는 국내 환자 294명 및 일본, 인도, 영국의 56명 환자 자료를 분석하여 급성 A형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 환자에서 기본 혈액검사 결과로 이식이나 사망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임상 모델을 개발한 것입니다.

A형 간염은 대개 증상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일부 환자에서 심각한 간기능 저하 및 의식 변화를 동반한 간부전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며, 약 절반의 환자에서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릅니다. 그러므로 간부전 진단 초기에 환자의 예후를 빨리 판단하여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제주도민 건강과 바이러스 간염

지난 8년 간 국내외 여러 연구자와의 교류 후 자료 수집, 분석의 결실로 졸고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권위있는 학술지에 연구 결과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어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연구에 참여해주신 여러 공동 연구자들, 특히 교신저자이신 서울의대 김윤준 교수님의 지도로 거둔 결과입니다. 또한 연구 환경을 마련해주신 제주한라병원 김성수 병원장님의 지지와 응원에도 감사드립니다.

A형간염은 A형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환자의 분변-경구 경로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감염 후 임상 증상은 다양하며, 일반 감기 증상(열, 피로감, 두통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위장관염의 증상인 식욕감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단순 혈액검사로는 진단이 어렵고 A형간염에 대한 항체(anti-HAV IgM)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됩니다. 대개는 수 주 이내에 호전되어 만성 간염의 경과를 거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분석한 바대로, 일부 환자에서는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 A형간염의 발생률이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2011년 1월부터 A형간염이 감염병 관련 법률에 따라 제1군 감염병으로 격상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매년 전국적으로 약 4000여명이 진단됩니다.

A형간염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보고에 따르면 미국 여러 주에서 아웃브레이크가 발생하였고, 유럽에서도 2016년부터 A형간염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므로 국내 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보건 문제입니다.

전수조사가 이뤄진 2011년부터 국내 통계에서 제주도의 A형간염 발생은 한 해 수십 명 이내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한때 A형간염이 어느 시기에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할지 알 수 없습니다.

A형간염은 2번의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다행히 A형간염 백신은 2015년 5월 1일부터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되었으며, 2012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를 대상으로 보건소 및 전국 지정 의료기관을 통해 무료로 접종 가능합니다. 최근 다른 연구에 따르면 30-40대의 A형간염 항체 보유율이 현저히 감소해서 간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한간학회의 A형간염 성인 예방접종 권고 대상자는 항체검사 없이 30세 이하이나, 개인적으로는 40세 이하에서는 항체검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예방접종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전염 경로를 고려할 때, A형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 외에도 올바른 손씻기 습관과 안전한 음식 섭취, 위생적인 조리 등의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합니다.

A형간염보다는 도민들에게 더 중요한 바이러스 간염은 만성 간염 및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B형간염과 C형간염입니다. B형간염은 수직감염, 즉 B형간염의 산모에서 출생한 자녀에서 발생 가능한데, 90년대 자료와 비교하여 최근 자료에서는 전국적으로 B형간염 항원 보유률이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C형간염의 유병률은 전국 자료가 보고되었으나 제주도에서는 도내 종합병원 한 곳의 건강진단을 받은 일반인의 자료가 포함되어 그 자료가 제주도민 상태를 대변한다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제주한라병원에서 10여년간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원인을 분석했을 때 약 20%의 환자에서 C형간염이 원인이었는데, 이는 내륙의 간암환자의 원인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므로 숨어있는 C형간염 환자가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B형간염이나 C형간염에 따른 만성 간질환을 뒤늦게 알게 된 환자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공단에서 나오는 혈액검사 결과에서 간기능이 괜찮다고 들어서 간 질환이 없다고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가검진에서 B형간염 여부가 포함된 건 1967년 출생자가 40세 생애전환기 검사를 받게 된 2007년부터이며, 이후 2년마다의 검사에는 B형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빠져 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C형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선별검사는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A형간염 항체 검사도 빠져 있습니다. 직장검진이나 개인적으로 받는 종합검진에도 바이러스 간염 검사는 누락된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바이러스 간염과 관련된 조심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인의 간염 바이러스 면역이나 감염 여부를 모르신다면,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여 A형, B형, C형간염 바이러스 선별검사와 항체 여부를 확인하세요. 특히 40세 즈음 생애 전환기에는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선별검사를 받은 후 예방접종 대상에 해당한다면 A형 및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으세요. A형간염 예방접종은 40세 이하인 경우 항체검사 없이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일상 생활로 전염되지는 않지만, 혈액을 통해 감염이 가능한 B형, C형간염 환자의 가족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전문의에게 추가 검사 여부를 문의하세요.

깨끗한 손씻기, 안전한 음식 조리 및 섭취 등 개인위생 관리에 항상 유의하세요.

제주한라병원 김진동 과장. 미디어제주
제주한라병원 김진동 과장. ⓒ미디어제주

전문의 소개

김진동 과장은 가톨릭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간장학을 전공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성빈센트병원 전임의,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교수를 거쳐 현재 제주한라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을 맡고 있다.

내과 전문의 및 소화기내과 분과 전문의, 소화기내시경 전문의로서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간암 치료, 간경변증 합병증 치료, 바이러스 간염 및 간부전 예후 인자 규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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