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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강간살인 피의자 구속, 추가 확보된 미세섬유가 결정타
9년 전 강간살인 피의자 구속, 추가 확보된 미세섬유가 결정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2.22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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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경찰청, 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된 박씨 수사 진행과정 브리핑
추가 CCTV 자료·미세 섬유등 확보 … “추가 조사로 협의 입증 주력”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9년이 넘게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제주 보육교사 강간살인 사건이 경찰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구속되기까지는 추가로 확보된 섬유 미세증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9년 2월 제주서 모어린이집 여 보육교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49)씨가 21일 오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09년 2월 제주서 모어린이집 여 보육교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49)씨가 21일 오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경찰청은 22일 오전 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지난 21일 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된 박 모씨(49)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브리핑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미제수사팀은 지난 5월 증거 불충분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7개월 동안 증거를 보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양수진 제주청 강력계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DNA나 혈흔 등 직접 증거도 없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도, 사건 현장이 찍힌 CCTV도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는 간접 증거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추가로 확보된 섬유 미세증거와 관련, “그 자체가 명확하게 범인임을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의미를 갖는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미세섬유가 상호 교차되면서 발견된다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접촉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와 피의자의 의류를 재감정하는 한편, 피의자의 가방이나 치마에 대해서도 추가로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영장을 청구할 당시 DNA와 혈흔 감정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섬유증거 부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로 감정에 주력했다는 얘기다.

또 피해자의 가방이 발견된 장소에 피의자가 몰던 택시로 추정되는 차량이 찍힌 CCTV 영상을 확인하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할 즈음 박씨가 매일 같은 시간에 태우러 갔던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사건 당일에는 박씨가 이 사람을 태우러 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로파일러와 변호사 출신 법률전문 수사관을 보강해 피의자의 진술 성향과 태도를 분석해 피의자가 범인이 맞다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박씨는 구인 당시 아무 말 없이 순순히 응했고, 영장실질심사 때는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억울하다는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알리자 무덤덤하게 “빨리 끝낼 수 있게 해달라”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법원에 영장을 재청구한 것이 받아들여질지 몰랐거나 추가로 나온 증거가가 궁금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 혐의를 인정하는 반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박씨가 여전히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 사실을 명확히 밝히는 한편, 사건 송치 후에도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날 수 있도록 검찰과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씨는 지난 2009년 2월 1일 오전 실종돼 일주일 후인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내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 모씨(당시 27세·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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