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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꿈의 길, 꽃길로 만들 거예요”
“내가 선택한 꿈의 길, 꽃길로 만들 거예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12.1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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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특성화고 인식개선- 다양한 경험을 찾아라]
<5> 영주고등학교 디지털영상과 김효일 학생

제주도내 특성화 고교가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특성화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학 진학만을 꿈꾸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럼에도 특성화 고교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2018 특성화고 인식개선-다양한 경험을 찾아라’는 기획은 제주도내 특성화 고교를 지원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이를 통해 특성화 고교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기획은 모두 5차례 이어진다. [편집자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영주고 디지털영상과에서 배우는 영상 제작의 모든 것"

전 세계 많은 기업과 매스컴이 ‘영상’을 주목한다.

‘영상 그거 돈이나 되겠어?’라는 걱정 어린 시선은 옛말. 이제 영상은 돈이 된다. 1인 창작자들의 유튜브 영상, 아프리카 등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BJ들의 활약은 이미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지 오래다.

물론 이런 ‘영상 제작’에 대한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각양각색 영상을 접하는 것이 쉬워진 지금, 영상 제작에 대한 열풍은 그리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여기,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해 직접 기획하고 만들기까지 하는 고등학생들이 있다. 바로 제주에 위치한 특성화고등학교, 영주고의 ‘디지털영상과’다.

영주고 디지털영상과 실습실. 고가의 MAC 컴퓨터가 학생 수만큼 구비되어 있다.

영주고의 디지털영상과는 학년당 2개 학급, 총 6개 학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주고 디지털영상과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 영상 제작의 기초 과정을 배워요. 스토리보드를 짜는 법, 편집 기술 등 실습도 꾸준히 이뤄지고요. 사진 찍는 법도 배웁니다.”

오영옥 취업부장이 영주고 디지털영상과의 교과과정을 간략히 설명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디지털영상과 수업에서 사진 실습을 한다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

“사진 실습에서는 카메라를 다루는 법은 물론, 사진 구도 잡는 법 등 다양한 이론을 배워요. 이것들은 모두 영상 제작과 관계가 있죠.”

영상 카메라를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영상 제작을 맡긴다면 막막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진 실습으로 카메라 작동법, 구도 잡기 등 기초를 다지면, 추후 동영상 촬영 시 한결 수월함을 느끼게 된다.

“내년부터는 연기 수업도 정규 과목으로 신설할 예정입니다. 기존 대학의 연극영화과처럼 전문 교사를 채용해서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죠.”

영주고 디지털영상과에서는 현재 연기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오 부장은 “지금까지는 ‘연기수업’이 정기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면서 “앞으로는 영상 제작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체계적으로 접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좌)영주고 디지털영상과 편집실이자 동아리방. 이곳에서 학생들은 공모전 출품작품 영상을 편집한다. 
(우)촬영 장비에 사용되는 각종 전선들.

이와 관련, 오 부장은 “‘디지털영상과’라는 지금의 이름을 ‘영상연기 컨텐츠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주고는 현재 이를 위해 제주도교육청에 학과명 변경 신청을 완료한 상태로, 교육청 승인이 떨어지면 새로운 교사를 충원하고 교육 과정 또한 일부 수정할 예정이다.

“2019학년도 디지털영상과 신입생 모집에 경쟁률은 2:1을 넘어섰습니다. 50명 정원 중, 100명이 넘게 지원을 했죠. 이는 영상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 부장은 “디지털영상과 지원자 수는 이미 정원을 한참 초과한 터라 학과 운영에 대한 걱정은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학생들이 인턴제도 등으로 현장 경험을 쌓고, 졸업 후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히며 학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민국에는 방송국이 많습니다. 영주고 디지털영상과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의 상당수 또한 방송국 취업의 꿈을 품고 있죠. 하지만 학생들이 방송국에서 업무를 경험해볼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제주의 경우 훨씬 더하죠. 간단한 편집이나 기획 등 학생들이 실제 방송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존재해요. 그러니 방송사에서도 학생 인턴제 등을 통해 고등학생이 방송 경험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면 좋겠습니다.”

 

"광고기획자의 꿈, 특성화고를 만나 더욱 커졌어요"

영주고 디지털영상과 2학년 김효일 학생은 어릴 적부터 기획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제 꿈은 광고기획자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두 배울 수 있는 영주고 영상과 교과 과정이 정말 좋아요.”

영주고 디지털영상과 2학년 김효일 학생의 꿈은 광고기획자다.

그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실력파’ 광고기획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이미 영상 제작에 상당한 소질을 보인 그는 수많은 공모전의 상을 휩쓴 경력이 있다.

그가 받은 상장 수는 전국 청소년 연극제 국무총리상, 제주청소년연극제 최우수상, 2017관광사업체 채용 박람회 비전콘테스트 최우수상, 2017한짓골청소년영화제 우수상, 2017년도 혼디 걸으멍 Wa Ba 작품 공모전 최우수상 등 10개를 훌쩍 넘는다.

“영주고 디지털영상과에 오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이 ‘장비’에 대한 지원이에요. 영상, 편집 장비는 상당히 고가라서 학생 신분으로 구매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거든요. 제주에서는 특히 대여하는 업체가 많이 없어서 비용도 비싸고요. 그런데 우리 학교에는 좋은 장비가 이미 구비되어 있어 마음껏 촬영 실습을 할 수 있어요.”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을 편집 중인 김효일 학생.

1학년 때부터 카메라를 직접 다뤄보고, 편집 프로그램을 만질 수 있으니 이론 공부만 접하는 것보다 학업 흥미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김효일 학생의 주장이다.

“지금은 경력과 경험이 중요한 시대잖아요. 학교 장비로 원하는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편집해 공모전에 출품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죠. 수상 실적은 그대로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고, 대입이나 취업 전선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정말 좋아요.”

‘광고기획자’라는 꿈을 일찍부터 꿨다는 그는 “지금은 자신이 만든 영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 “영주고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특성화고등학교”라고 자신했다.

영주고 영상과 2학년 담임을 맡은 박미아 선생은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TV프로그램 등 영상의 수많은 분야 중 하나를 택하고 싶다면, 영주고로 오면 된다”라고 말했다.

박 선생은 “영주고는 분명 학생들을 밀어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학교”라면서 “영상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영주고의 교과 과정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박미아 선생, 김효일 학생, 

세상에는 수많은 직군이 있다. 그리고 소위 ‘잘 나가는’ 직군, ‘인기 있는’ 직군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IT 관련 직군은 당분간 없어지지 않을 거란 것. 그리고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창작’과 관련된 직군 또한 주목받게 되리란 사실이다.

김효일 학생이 꿈꾸는 ‘광고기획자’ 또한 이러한 직군에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취업난에 허덕이며 고달픈 미래를 토로하는 청춘들이 많다.

하지만 일찍부터 꿈을 찾은 특성화고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녹록지 않은 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꿈의 길은 분명 언젠가 ‘꽃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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