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전문]강동균 강정마을회장 결의문
[전문]강동균 강정마을회장 결의문
  • 미디어제주
  • 승인 2007.09.12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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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피눈물을 토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저희 강정 마을은 설촌 400년 동안 평화롭고 화목하게 살아온 마을이었습니다. 단 한번 4.3이라는 잊지 못할 악몽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제 강정은 절대 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해군기지라는 괴물 덩어리가 잔잔한 호숫가에 던져졌기 때문입니다. 몇 사람의 정해진 각본에 의해 해군기지 후보지로 거론되더니, 검증도 없는 여론조사에 의해 하루 아침에 해군기지 건설지로 결정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길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마을은 설촌 이래 가장 반목과 분열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급작스럽게 우리 마을을 해군기지 후보지로 선정하고, 많은 선물이 주어줄 것이라고 홍보하지만 진실은 하늘이 알고 우리들 가슴이 알고 있습니다.

지역의 비전을 빙자하여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국민의 안녕과 화합을 책임져야 함에도 이를 외면하고 있는 국방부, 도민들의 신의를 져버린 김태환 도정, 그리고 윤태정을 비롯한 김태환 도정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 사리사욕에 물들어 있는 일부 소수 주민들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저의 주위에는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소중히 지키고 후손들에게 아름답게 물려주고자 하는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와 김태환 도정은 온갖 음모와 모략으로 지역주민의 공동운명체를 깨뜨리고 모든 질서를 파괴하며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나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이를 막아내고 투쟁하는 저희가 있고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약하지 않습니다. 작은 힘 하나하나가 모여서 태산이 되고 있습니다.

해군기지 문제는 우리들  세대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군사기지에서 자라게 해야 할지 평화의 섬에서 자라게 할지 여러분은 어떤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려운 길을 마을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함께 걸어가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힘이 들더라도 우리 좌절하지 말고, 우리 주저앉지 말고 우리 마을을 가장 평화로운 땅으로 만들어 갑시다.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 명명되어 진 곳입니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자연과 사람의 어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평화의 섬입니다.

 많은 강정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반대를 하여도, 지역 국회위원이 눈물의 단식을 하여도 국가 권력은 안보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며 해군기지를 강정에 건설하려 합니다.

 솔직히 말할 수 있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을 국민들은 간절히 아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언어는 약속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아들, 딸에게 고향을 빼앗기는 못난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는 작은 명분에서부터 평화의 땅을 만들고 싶다는 대의명분까지 강정 주민들은 분명한 원칙이 있기에 해군기지 건설을 살아서도 죽어서도 반대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 참으로 멀고 험난해도 우리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해군기지 건설을 분명히 반대합니다.
대통령의 뜻보다 도지사의 뜻보다 더 중요한건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 주민들의 뜻임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이제 결론은 내려졌습니다.
평화는 평화가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군기지가 제주도의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해군측이나 김태환 도정이 만들어 놓은 우리 주민들 간의 피 터지는 갈등을 우리 주민 스스로 해결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일어섭시다. 뭉칩시다.

그리고 이겨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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