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실 의원 제안에 적극 공감 표시 … “아이들과 함께 만들 것” 약속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내년부터 제주도내 학교 운동장 6곳이 시범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놀이터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20일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 교육행정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자신의 공약 중 하나인 ‘기적의 놀이터’ 설립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날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로부터 학교 놀이터 관련 질문을 받고 도내 6개 학교를 학교 놀이터 시범학교로 지정, ‘기적의 놀이터’를 구체화시켜 나가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고 의원은 독일의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치히가 놀이터를 ‘아이들이 수용 가능한 위험과 만나 그 위험을 배우고,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거나 친구들과 함께 찾아가는 곳’이라고 정의했다는 내용을 소개한 뒤 “운동기구 몇 개와 그네·시소 등 놀이기구, 고무 매트 등으로 정형화된 3종 세트의 놀이터를 보면 영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재미없고 지루한 놀이터 사용규정을 만들고 표준을 정하다 보니까 정작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도전과 모험은 사라지고 안전만 강조하는 놀이터가 돼가고 있다”면서 전남 순천시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와 서울 신연초등학교의 사례를 들어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놀이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육감도 고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안전 교육은 스스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며서 “2년 전에도 ‘기적이 놀이터’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진전이 안됐다. 이번에는 학교에 맡기지 않고 교육청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 울타리 전체가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의원은 “교육청이 개입하더라도 아이들과 논의하지 않으면 실패한다”면서 시범학교 6곳 중 원도심 학교부터 할 생각이 없는지 묻고 도심형과 읍면지역형으로 구분히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교육감도 이같은 고 의원의 요청에 “우선 원도심 학교를 지원할 생각”이라면서 규모가 큰 학교에서도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특히 그는 고 의원이 “어린이 디자인 스쿨을 운영해서라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자 “짧은 기간 내에 완성되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에 앞서 고 의원이 교육계 내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인권침해 문제를 제3의 기관에 맡겨 전수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조사 방식이나 내용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보겠다”고 답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