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마을의 속 깊은 이야기, 그걸 알고 싶은 사람이 많아요”
“마을의 속 깊은 이야기, 그걸 알고 싶은 사람이 많아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11.09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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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국제화센터 송정희 이사장

새로운 차원의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 프로그램 가동
11월 10일부터 6일간 화북·애월·조천 마을 속속 훑어
“참여자들이 직접 콘텐츠 만드는 새로운 마을 이야기”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 마을을 속 깊은 곳까지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찾는 건 어렵다. 자료로 많이 나오긴 하지만 그걸 제대로 설명을 해주는 이들도 많지 않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두 단체가 마음을 합쳤다. 두 단체는 제주국제화센터와 제주마을미디어협동조합이다. 의기투합한 두 단체가 ‘모다정 마실 가게마씨’라는 프로그램을 10일부터 진행한다. 제주시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제주국제화센터의 송정희 이사장은 행사를 진행하는 게 들뜬단다. 이유는 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11월 10일부터 진행되는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 행사를 설명하고 있는 제주국제화센터 송정희 이사장. 미디어제주
11월 10일부터 진행되는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 행사를 설명하고 있는 제주국제화센터 송정희 이사장. ⓒ미디어제주

“역사도 있고, 신화도 있어요. 우리가 흔히 보아온 여행과는 차원이 달라요. 앞으로 제주도가 추구해야 할 여행 패턴은 바로 이게 아닌가 싶어요.”

그가 말하는 차원이 다르다는 프로그램. ‘모다정 마실 가가마씀’에 대체 어떤 게 담겨 있을까. 이번 프로그램은 모두 5개 팀으로 나눠 진행된다. 마을도 다르다. 마을이 다르기에 내용도 다르다. 마을과 내용만 다른가. 더 다른 게 많다. 각 팀을 꾸리는 사람들이 가진 콘텐츠가 다르다.

“마을 이야기를 전해줄 가이드도 있고, 분야 전문가도 있어요. 건축도 들어가 있어요. 그들이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요. 또한 주민들도 참여를 한답니다. 아니, 외국인도 있어요.”

일반적인 마을 단위 프로그램은 안내자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을 그런 걸 한단계 뛰어넘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그야말로 ‘참여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 있다.

그래서일까. 관심도가 무척 높다. 5개팀 가운데는 첫날 마감이 된 곳도 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빌리면 “전화통에 불이 났다”고 한다. 그만큼 인기가 높았다. 이유는 뭘까.

“제주도는 속살을 봤을 때 더 가치가 있다고 봐요. 일반적인 여행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 제주의 경관만 봐서는 느끼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이번 프로그램에 있어서겠죠.”

5개 팀은 3개 마을을 돌며 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릴 예정이다. 11월 10일과 11일, 17일과 18일, 24일과 25일 등 6일간 관련 프로그램을 만나게 된다. 3개 마을은 제주시 화북·애월·조천 등이다. 특별히 이들 마을을 선정한 이유가 있을 법하다.

“이유가 있죠. 왜 이들 마을일까요. 사람들은 제주도를 향해 갇혀 있다고만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어요. 제주도는 늘 열린 섬이었어요. 출륙금지령으로 갇혀 있던 때도 이들 마을을 통해서는 교류가 이뤄졌답니다. 이들 마을은 문화교류의 창구로서 역할을 해왔기에 ‘연결점’이라고 봤고, 이들 마을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게 됐죠.”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 프로그램은 제주시 화북, 애월, 조천 등 3개 마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송정희 이사장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 프로그램은 제주시 화북, 애월, 조천 등 3개 마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송정희 이사장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마을지도 많고, 제주연구원에서 내놓은 자료도 많다. 그런데 그런 자료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하게 된 배경엔 자료의 한계라는 그런 이유도 작용했다.

“앞으로 제주도가 간직해야 할 건 마을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많지만 학술지로 머문 느낌입니다. 그게 아니라 대중적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을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이고요, 2차 콘텐츠로도 만들어내려 해요.”

전문가의 시각에서만 바라본 콘텐츠가 아니라,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콘텐츠로 재생산하겠다고 외친다. 결과물은 팀별로 나올 예정이다. 팀을 움직이는 이들이 콘텐츠를 내놓는 게 아니라, 참여한 이들이 직접 결과물에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다큐멘터리 작업도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이 꾸려가는 게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참여를 하지만 결과물은 참여자들과 함께한다는 겁니다. 팀별 결과물을 내기로 했는데 어떤 팀은 그림책으로 만들어내겠다고 하네요. 또다른 팀은 사진 자료집으로 만들겠대요. 글과 인터뷰를 담아서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하는 곳도 있어요. 완성도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참여해서 만든다는 점이 달라요. 다만 영상인 경우는 전문가를 투입해서 기록으로 남겨둘 거고요.”

듣고 보면 참여자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작업으로 요약된다. 어쨌든 이번 ‘모다정 마실 가게마씀’은 새로운 마을 이야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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