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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다 지치면 쉬었다 가자'
'아름다운 동행' 두번째 걸음
'함께 가다 지치면 쉬었다 가자'
'아름다운 동행' 두번째 걸음
  • 미디어제주
  • 승인 2007.09.08 16:33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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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 개최

1회 기행 결과,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직영관광지는 휠체어 비치상황이나 엘리베이터 등 비교적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잘 돼 있지만 사설관광지의 경우는 장애인 편의시설 등에 다소 인색하기 때문에 장애인들과 함께 사설관광지를 기행함으로써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무엇인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점검하고 장애인과 비장인의 차별없는 세상 만들기에 한 발짝 다가간다는 것이 이번 두 번째 동행의 취지다.

오전 9시 제주시 종합경기장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기행' 첫 번째 코스인 해피타운(대표이사 김광호)을 방문했다.

 

중국 최고 기예단의 아슬아슬한 공중곡예, 7명의 오토바이 전사들이 펼쳐보이는 오토바이쇼는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7m 규모의 구 안에서 7명의 오토바이 전사들이 동시에 360도 상하 회전하며 펼쳐보인 오토바이쇼는 동행 참가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두 남녀가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하늘에서 이룬다는 내용을 테마로 비단천을 휘날리며 펼쳐보인 비무도 보는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공연시간 마다 많은 단체관광객들이 몰렸는데, 휠체어 장애인들이 입장할 때에는 계단에 장애인용 이동통로를 만들어주는 배려를 했다. 그러나 장애인용 관람석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았는데, 다행히 관람석 맨 앞자리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들이 관람을 할 수 있게끔 돼 있어 큰 불편은 없었다.


 

해피타운 관계자들의 배려 속에서 공연관람을 마친 '아름다운 동행' 일행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옛 조수초등학교로 이동했다.

학교는 폐교됐지만, 조수초등학교는 현재 제주 이어도자활센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아름다운 동행' 참가단은 이곳에서 '함께하는 밥상'이 준비해주는 점심을 먹고 별도 레크레이션 시간을 통해 서로 소개하면서 서로에게 더욱 바짝 다가갔다.

#"23년만에 온 가족이 함께 외출했어요"

배태환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제주시지회 사무국장은 "저는 욕심이 많아서 아내를 포함해 4명의 딸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사실은 오늘 아내와 23년만에 외출했다"고 말했다.

배 사무국장은 "이런 좋은 행사에 가족들이 모두 참가할 수 있어서 아주 반갑다"며 "앞으로 열릴 3회, 4회 동행에도 가족들과 함께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제1회 편집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대호 리서치플러스 소장도 특별히 초등학교 2학년 아들 김지웅군과 참가했다.

김 소장은 "살아있는 체험을 시켜 주고 싶었다"며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비장애인들이 느끼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불편을 무엇인지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휠체어도 뒤에서 밀어보면서 진짜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두 번째 동행에는 1회 행사에 참가했던 낯익은 얼굴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첫 행사에 이어 두 번째 행사에 참가한 박승필씨(34.지체 1급)는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하면 친구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즐겁다"면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볼 때 미디어제주의 '아름다운 동행'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살아있는 학습장"이라고 설명했다.

기행의 마지막 코스인 평화박물관(관장 이영근)에서는 참가자들이 사뭇 진지해졌다.

 

일본의 만행과 전쟁의 참상, 진지동굴을 만드는 동안 강제 동원된 노역자들의 수난 등 참혹한 역사 앞에서 참가자들은 어느새 숙연해지고 말았다.

"이곳은 일제시대 제 아버지가 당시 21살의 나이로 일본군에 강제 징용돼 2년 반 동안 강제 노역을 했던 곳입니다. 자라는 동안 수없이 들은 아버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현장을 재현한 곳이죠. 일본과 더 불편한 관계를 만들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나라와 더 평화롭게 살기 위해 평화롭지 못했던 그때를 보여주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함께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이영근 평화박물관 관장은 직접 평화박물관에 대한 소개를 맡아주었다.

이 관장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지체장애인이 아닌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며 "눈에 보이는 것이 크고 작아서 다르게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장애인들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한 미디어제주와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는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평화롭게 살아가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격려했다.

 

평화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온 이미숙씨(41.여.지체 4급)는 "'우리가 태어나기 전 그렇게 고생하고 희생한 조상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구나' 하고 순간 숙연해짐을 느꼈다"면서 "참 좋은 기행이었고 앞으로 좋은 행사에 항상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김양희씨(41.여.지체 3급)는 "첫 동행을 다녀온 주변 사람들이 '아름다운 동행' 참 괜찮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에 처음 참가했다"며 "평화박물관을 관람할 때 진지동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목발이 흙날림이나 비오는 날 질퍽거림을 방지하기 위해 길에 덮어놓은 고무 패드에 자꾸 빠져서 힘들었던 것만 빼면 참 좋은 기행이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부형종 회장 "차별없는 세상 만들기, 그 희망을 갖는다"

부형종 회장은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이 마련돼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자꾸 부딪치고, 생활하다 보면 반드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학생 등 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해 장애인들의 이동 등을 도왔다.

자원봉사자로 나섰던 김한철 군(제주대 언론홍보학과 3)는 "생각을 해보니 대학을 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봉사활동을 한 적이 없었다"면서 "나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도 갖고 싶었고 예비 사회초년생으로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아름다운 동행에 참가했는데 역시나 후회없는 보람된 하루였다"고 후기를 밝혔다.

평화박물관 기행을 끝으로 이번 행사는 마무리됐다.

 

"먼저 내리세요."

"너무 좋은 하루였습니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고, 또 도움을의 손길을 고맙게 받아들였던 장애인들은 기행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릴 때 양보하는 서로의 모습에서 적어도 상대가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마음만은 하나가 된 날이었다. <미디어제주>

 

* <제2회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에 협조해 주신 제주특별자치도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 님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그리고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학생 등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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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2007-09-10 14:49:36
미디에 제주관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여행 두번째참가하게 되어서 고맙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고통과 얼을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다음 기회에도 아름다운 만남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고원준 2007-09-08 21:07:48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진지동굴이다 손으로 힘들게 땅을 파는 모습이 불쌍했다
장애인분들과 해피타운 구경은 오토바이쑈가 재미있었다 영빈, 은채, 가희랑 학교급식실에서 밥도 맛있게 먹었다 도와드리지 못햇지만 계속 다니고 싶다...
다음번에는 도와드릴것이다.

지혜로운 이의 삶 2007-09-09 13:40:56
항상 곁에 있으면서도 중요한게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미래가치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벽을 없애는 것이다. 벽이란 서로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아름다운 동행이 필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
큰 가치를 작게나마 실천하는 미디어 제주에 찬사를 보냅니다. 거듭 휼륭한 모습으로 남길 바라고 함께 했던 이들이 모두 만족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푸른낭 2007-09-09 22:26:43
우리 제주도에 이런 아름다운 이벤트가 늘 풍성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디어제주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비교된다 2007-09-10 10:52:19
정말비교된다. 남들은 규모있고 예산 많이 지원받을 수 있는행사할려구 난리부르스던데(4.3평화마라톤대회때문에 모방송사랑 모신문사가 싸우던일이 얼마전인데) 작지만 진정으로 사회의 낮은 곳을 비추려 노력하는 언론의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타 언론의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