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제초제 주입해 소나무 600여그루 고사시킨 업자 ‘덜미’
제초제 주입해 소나무 600여그루 고사시킨 업자 ‘덜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0.0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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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 현직 농업회사법인 대표 등 2명 구속영장 신청
쪼개기 판매 수법으로 9개월만에 30억원 시세 차익 챙겨
갈색으로 훼손되고 있는 소나무 숲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갈색으로 훼손되고 있는 소나무 숲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소나무 600여그루에 농약을 주입, 고사시키는 방법으로 산림을 훼손한 농업회사 법인 대표 등 2명이 적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현직 농업회사 법인 대표 김모씨(63)와 이모씨(60)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산림)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씨는 서귀포시 표선면 일대 임야를 3.3㎡당 10만원에 싸게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되팔면서 부동산매매계약서에 훼손된 아파트 단지 개발을 홍보, 단기간에 시세를 올려 매도하는 방법으로 9개월여만에 3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씨 등은 아파트 단지 개발을 위해 입목본수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4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해당 농업회사법인 소유 임야와 인접한 토지를 포함한 모두 9필지 12만6217㎡ 내에 자생하는 소나무 줄기 하단부에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소나무 639그루를 고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훼손된 나무는 흉고 직경 8~70㎝, 높이 5~10m 가량의 성목이었다.

제초제를 주입하기 위해 소나무 하단부에 구멍을 뚫어놓은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제초제를 주입하기 위해 소나무 하단부에 구멍을 뚫어놓은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수사 결과 이들은 작업 인부들에게 일명 ‘근삼이’로 불리는 농약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약이라고 속여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소나무 밑 부분에 제초제를 주입해 서서히 말라죽게 하는 지능적인 수법을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외부인이 출입하기 힘든 산림지역에서 은밀하게 대규모로 훼손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치경찰단은 제2공항 예정지 주변 지역과 중산간 일대 산림훼손 의심 지역을 중심으로 기획 수사활동을 적극 벌이는 한편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틈타 부동산 투기와 지가 상승을 노린 산림훼손 사범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주 지역에서 지난 2016년부터 2년 동안 대규모 산림 훼손으로 적발돼 구속된 인원은 모두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소나무가 고사되기 전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지난 2016년 소나무가 고사되기 전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올 2월 소나무가 고사되면서 훼손된 임야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올 2월 소나무가 고사되면서 훼손된 임야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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