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7:39 (금)
“제주도민 여러분, 원하시는 대답을 들으셨습니까?”
“제주도민 여러분, 원하시는 대답을 들으셨습니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9.09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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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제11대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첫 도정질문 유감
제11대 제주도의회가 문을 연 후 첫 도정질문과 교육행정질문이 모두 마무리됐다. 사진은 지난 3일 열린 제364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회의장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1대 제주도의회가 문을 연 후 첫 도정질문과 교육행정질문이 모두 마무리됐다. 사진은 지난 3일 열린 제364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회의장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난 7월 개원식을 갖고 출범한 제11대 제주도의회가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출석시킨 가운데 진행한 도정질문과 교육행정질문이 모두 마무리됐다.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면, ‘도정질문’이란 도의회 의원이 도정에 대해 도지사 등 도정 관계자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그 의견을 묻는 일을 일컫는다. 교육행정질문도 마찬가지다.

도정질문 기간에는 도지사는 물론 양 행정시장, 그리고 대부분의 실·국장이 본회의장에 자리를 함께 한다. 미리 48시간 전까지 질문 요지를 보내 도지사의 답변에 필요한 자료와 기본적인 답변 방향에 대해서는 준비를 다 해놓기 때문에 대부분 지사가 직접 답변하지만, 필요한 경우 질문을 하던 도의원이 간부 공무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도정질문의 주인공은 당연히 도의원 자신이다. 일문일답의 경우 40분이라는 시간 동안 지사에게 직접 도정의 철학과 현안에 대한 지사의 속내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일괄 질문, 일괄 답변 형식을 선택했을 경우 답변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15분 동안 일문일답 형식으로 추가 질의를 할 수도 있다.

여기서 의원들의 질문은 당연히 대다수 도민들이 원희룡 지사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싶어하는 내용에 대한 질문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지난 4~5일과 7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 도정질문 내용만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물론 의원들이 도정질문을 준비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으며, 지사로부터 중요한 제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할 것인지 나름대로 치밀한 전략을 세워 도정질문에 임했을 것이다.

실제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부분이나 버스 중앙차로제 확대 등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 대한 질의가 집중되면서 원희룡 지사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을 수 있었던 부분은 의원들의 치밀한 준비가 한 몫을 하기도 했다.

도내 카지노 대형화 규제를 위한 대안으로 카지노 변경 허가 항목에 대한 조례 내용을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었다. 원 지사의 답변대로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치열하게 제주 현안에 대한 해법을 고민한 끝에 제주도정에 숙제를 내줬다는 것만으로도 도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라고 본다.

필자가 실망한 부분은 일부 의원들이 대부분 자신의 지역구 민원사항을 해결해줄 것을 지사에게 대놓고 요구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심지어 모 의원은 마을회관과 노인회관 개보수 비용을 자부담 없이 지원해달라는 요구만으로도 모자라 마을 부녀회·청년회 임원들의 여행 비용을 지원해달라는 얘기까지 했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자신이 속한 지역구 현안이 도 전체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도정질문에서 도지사의 입장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선거를 통해 도의회에 입성한 정치인이라면, 나름대로 정치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명분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도정질문에서 도지사에게 묻는 질문이라면 적어도 도지사가 답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첫 도정질문을 마친 도의원들에게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다.

“그래서 도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해 원희룡 지사의 충분한 답변을 들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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