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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확·포장, 대안 마련될 때까지 공사 중단
비자림로 확·포장, 대안 마련될 때까지 공사 중단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8.1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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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우 정무부지사 브리핑 “선족이오름 훼손 부분은 이미 노선 조정”
이양문 도시건설국장 “삼나무 군락 폭 20~100m … 우회 불가능했다”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로 삼나무 숲이 훼손돼 도민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10일 오전 10시 도청 기자실에서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도의 입장을 밝혔다.

안동우 정무부지사가 1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안동우 정무부지사가 1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안 부지사는 우선 “이번 공사로 인해 조림된 삼나무림 일부가 도로 확장구간에 포함돼 불가피하게 훼손되면서 경관 훼손 논란을 불러오게 됐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대해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면서 “앞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삼나무 숲 훼손 최소화 방안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안을 찾는 과정에 도민과 도의회,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최종 계획안이 나오면 도민에게 발표, 이해를 구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안 부지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당시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의견을 제시한 선족이오름에 대해서는 오름 훼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도로 노선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질의 답변 시간 중 그는 사업 철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업 철회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거쳐 추진중이며 삼나무 구간 훼손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대안을 찾겠다는 것이지 전면 백지화는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 그는 공사 기간이 2022년까지라는 점을 들어 “그 기간에 일시 공사중지 명령을 해놓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용역업체를 통한 설계 변경 등 종합적인 대안이 나오면 도의회 의견도 듣고 전문가 의견도 수렴, 지역 주민들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합의가 되면 그 안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기간을 못 박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양문 도시건설국장은 종합적인 대안이 검토되기까지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왕복 4차선으로 확장되는 데 비해 과도한 벌채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도로 상단 폭 24m에 절토·성토로 인한 비탈까지 감안하다 보면 생각 외로 많이 편입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 도로 양쪽으로 편입시키면서 선족이오름 일부가 저촉됐으나 환경부 재검토 의견을 수용, 노선 일부를 동쪽으로 틀어 오름을 훼손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삼나무가 제주에서는 대부분 방풍림으로 사용되는데 이 곳은 워낙 경관이 좋으니까 보존하자는 것이지 다른 곳이라면 삼나무를 보존하자는 얘기가 나오겠느냐. 처음 실시설계 때 그런 부분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면서도 “삼나무 군락지 폭이 20~100m까지 되기 때문에 완전히 우회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삼나무 숲 훼손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항변했다.

이양문 제주도 도시건설국장이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양문 제주도 도시건설국장이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을 염두에 둔 도로 확포장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만약 제2공항이 가시화되면 이 도로를 이용해 금백조로~성산까지 도로를 확장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제2공항 기본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금백조로는 10년 전부터 4차선으로 확장해달라는 건의가 있었고 금백조로와 송당, 번영로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계획까지 검토했지만 그 구간에 검은오름 등이 포함돼 있어서 비자림로를 활용하기로 결론이 내려진 것”이라면서 “(금백조로 확장은) 제2공항과 연계된 것은 아니고 제2공항이 거론되기 전부터 지방도로 승격해 도로를 확포장해달라는 건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삼나무 벌채 작업을 중단했지만, 이미 전체 벌채 계획 2160그루 가운데 삼나무 군락지 800m 구간 중 500m 구간에 걸쳐 915그루가 벌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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