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3:40 (금)
"담당자 없는 조직진단 보고회, 보고받을 이유 없다"
"담당자 없는 조직진단 보고회, 보고받을 이유 없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7.3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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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회 교육위원회 도교육청 조직진단 보고회, 담당자 불참에 결국 “중단”
"도교육청 및 직속기관 불참한 보고회에 의원들이 의견 제시할 이유 없다"
허창옥 의원이 도교육청이 발표한 조직개편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31일 진행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조직진단 연구용역 현안 보고’ 자리에 교육청 직속기관 및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결국 중단,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날 자리는 363회 교육위원회 임시회 제2차 회의로 도교육청의 조직진단 연구용역 현안을 다루는 시간이었고, 용역을 맡은 제주대학교 관계자가 참석해 내용을 보고했다.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교육위원회 소속 허창옥 의원(무소속, 서귀포시 대정읍)이었다.

허 의원은 “교육청 직속기관 및 과장님들이 오늘 자리에 안 오시면, 이 보고가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서) 의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받겠다, 안 받겠다’ 즉답하는 것을 피하게 되면 조직개편안 관련, 도교육청과 의회 간 상당한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번 업무보고 때, 분명히 서귀포학생문화원의 도서관 분관을 이야기했고 의원들도 칭찬했다. 그런데 다음 자료를 받아보니 관련 내용이 없어졌다”면서 “오늘 이야기한 내용이 최종보고서에 또 누락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창식 의원(교육의원, 제주시 서부)도 “현재 교육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업무를 정확히 알고, 그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 허 의원과 뜻을 같이했다.

도교육청이 이날 발표한 용역에는 현 조직 모형을 세분화시키고, ‘지구’라는 기구를 새롭게 신설하는 ‘안’이 포함되어 있다.

도교육청이 새롭게 발표한 조직 개편 모형도. 교육과정지원팀이 세분화되고, '지구' 기관이 신설되었다.

조직진단 연구용역의 주 내용은 교육과정지원팀을 세분화하고, 교육과정지원팀과 교육행정실의 일부 업무를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연구 용연안에 따르면, 교육과정지원팀은 학생지원팀, 교육과정지원팀, 지구(신설)로 나뉜다. 일반 행정은 교육행정실과 지구에서 각각 맡아 한다.

새롭게 신설될 ‘지구’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1개 설치할 예정으로 2021년 4개, 2022년 7개로 확장된다.

지구의 업무는 방과후ㆍ돌봄지원, 교육복지지원, 순회교사운영 및 시설지원 등이다.

지구에는 총 16명의 인력이 충원되며, 이날 발표한 ‘안’으로 도교육청 조직 개편이 이루어진다면, 본청에 28명, 탐라교육원 등 직속기관에 2명, 교육지원청에 29명, 학교에 14명 총합 73명의 인력이 증가할 예정이다.

이에 김 의원은 “조직은 단순해야 한다. 현재 도교육청 조직 구성은 본청과 지원청, 학교 세 단계로 되어 있다. 그런데 오늘 용역 결과를 보면 ‘지구’가 신설되어 네 단계로 확장된다”면서 문제를 지적했다.

(좌)고은실 의원이 도교육청 조직개편 용역을 맡은 (우)제주대학교 김민호 책임연구원에게 답변을 듣고 있다.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도 신설될 ‘지구’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제주도 규모 특성상 교육지원청과 각 학교는 한 시간 이내로 소통가능한 거리에 있다”면서 “지구가 아니라, 학교 내에 보조인력을 두고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용역을 맡은 제주대학교 김민호 책임연구원은 “인력 운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모든 학교에 행정직을 두는 것보다는, 지구에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보조 인력으로는 전문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구를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 의원은 “지구가 학교의 업무를 대신한다는 것이 교사의 행정 업무를 덜어줄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김 연구원은 “교사, 행정실 직원 등과 전담팀을 결성해 의견을 수렴했고 학교 현장도 방문해 어떤 일을 덜어줄 수 있는지 검토했다. 그 결과 현재 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 의원은 “현재 순회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11명인데, 이게 업무가 많아서 조직 구성을 바꾼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다시 한번 ‘지구’ 신설에 대한 문제를 거론했다.

허창옥 의원은 ‘증원되는 인력 구성이 교육청 중심인 점’을 지적하며 “유아교육, 학교, 체육 관련 문제에는 전혀 인력 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의원들이 아무리 지적하더라도 의미가 별로 없다. (담당자 없이 진행되는 이 자리는) 조직진단을 위한 절차 상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 보고 받을 이유도 없고, (의원들이) 의견을 제시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청 관계자 및 직속기관 담당자가 전혀 참석하지 않은 상황을 또다시 문제 삼았다.

잇따른 의원들의 의견에 보고회는 잠시 정회의 시간을 가졌고, 결국 강시백 교육위원회 위원장(교육의원, 서귀포시 서부)은 “질의답변 과정 중 교육청 소관 과장 및 직속기관의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오늘의 현안 보고 건은 관계자를 배석시켜 다시 일정을 잡겠다”며 보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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