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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만원 수의계약 용역, 업체 선정 이유는 타당한가?”
“1830만원 수의계약 용역, 업체 선정 이유는 타당한가?”
  • 김은애
  • 승인 2018.07.27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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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수의계약 용역을 살펴보며...<2>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업 지원하기 위해 1830만원 용역 진행
용역 맡은 A업체는 콘텐츠 및 브랜드 기획 전문..."진흥원에서 진행 불가능한 이유 있었나?"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전경.<br>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전경.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지난 24일, 기자는 <"사업계획서 쓰려고 1830만원 수의계약 용역, 과연 옳은가?">의 제목으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맺은 1830만원짜리 수의계약 용역에 문제를 제기했다.

붙을지, 떨어질지 모르는 국비사업의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해 수의계약 용역을 쓰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다.

공공기관에서 용역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 이를 공고하여 일반입찰에 부쳐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계약의 목적·성질·규모 및 지역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진흥원이) 새롭게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력이 부족했고, 건물 리모델링 및 공간 관련 전문 인력이 없었다”면서 용역의 정당성을 밝혔다.

진흥원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용역을 맡은 업체는 리모델링과 공간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건축사 혹은 그에 준하는 전문가가 포진한 업체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재)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공개한 수의계약 내역서. 사업장소는 당시 기관명인 (재)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진흥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수의계약 공개 내역서에는 용역을 맡은 업체 이름이 명시되어 있다. 기사에서는 편의상 A업체라고 지칭하겠다.

먼저, 한국건축사협회에 문의한 결과 A업체는 건축사사무소로 등록된 곳이 아니었다. A업체의 대표 역시 건축사 목록에 없었다.

결국 국가에서 인정한 공인 건축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A업체는 대한건축사협회에 등록된 곳이 아니다.

A업체 대표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회사 내부에 건축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 등 대규모 건축설계 일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협력업체와 함께한다”고 말했다.

물론 꼭 건축사 자격증이 있는 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전문성을 띠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A업체는 서울에 사무실이 있는 ‘육지 회사’다. 제주의 문화 콘텐츠 시장 상황이나 장소의 입지, 도민의 수요 등의 지역 상황에 익숙한 건축 설계 전문가가 아니란 말이다.

A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반적인 브랜드의 콘셉트 설계, 영상 마케팅 등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시아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사업이다.

A업체의 홈페이지의 소개 페이지 갈무리. A업체와 함께하는 스타 블로거의 유투브 영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 역시 “A업체는 브랜드, 건축 등 여러 가지 마케팅을 하는 회사다. 다양한 콘셉트 설계를 하며, 중국 스타 블로거의 마케팅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을 살핀다면, “공간 설계 부분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용역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라는 진흥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다.

오히려 앞서 기사로 제기한 ‘내부에서 진행하기엔 버거울 것 같으니 전문 업체에 맡겨버리는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혹이 더 커질 지경이다.

진흥원이 1830만원 용역을 썼음에도 탈락했던 ‘2018 지역 거점형 콘텐츠기업 육성센터 조성사업’에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최종 선정되어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CI. (출처=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사업 공고가 게시되기 전, 올해 초부터 전담팀을 꾸렸다”면서 “여러 곳에 자문도 진행하고, ICT문화콘텐츠 사업 내용과 공간 활용에 대한 부분을 연구했다”라고 말했다.

혹시 관련해서 용역을 진행한 사항은 없는지 물으니 “떨어질 수도 있는 사업에 지원하는 입장이라 따로 책정된 예산이 없어 용역은 진행하지 않았다. 예산을 만들어 놓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CI. (출처=충남문화산업진흥원)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은 작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용역과 자문을 병행했다.

용역은 선문대학교와 진행했으며, 자문비 등 총 2000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용역은 아니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1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국비사업이라 투융자사업 대상이 되기 때문에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내용은 기초조사, 수요분석, 경제분석 등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과연 이 사업을 진행해도 되는가를 판단하고, 큰 차원에서 예산 절감을 하기 위해 용역과 자문을 병행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형국비사업은 준비할 것이 매우 많아서 내부 인력으로 준비하는 것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선행되는 투자 없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초기 실시한 기본계획수립용역을 토대로 4개월간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라고 했다.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해 황급히 용역 업체의 도움을 받은 진흥원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의 용역이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2018년 2월 원장 등 임원을 임명했고, 3월 5일 법인 등기를 마쳤으며, 4월 9일 개원식을 진행했다.

설립 및 지원 조례가 개정되어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 기관명 변경이 이루어진 것은 지난 7월 13일이다.

내부적으로 인력을 꾸리고, 조직을 정비하는 것만 해도 힘든데, 대형 국비사업을 따내야 한다니. 상황이 녹록지 않았으리라 생각은 든다.

하지만 ‘용역을 진행한다’는 것은 곧 ‘내부에서 해결 불가능하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라는 것과 같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진행한 용역처럼, 제주도 문화산업에 대한 기초조사, 수요분석, 경제분석이 이루어진 용역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다. 이러한 분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흥원이 진행한 용역은 ‘제주콘텐츠기업 육성센터 조성사업 컨설팅 및 콘셉트 설계’가 목적이었다.

사업을 컨설팅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문을 받는다는 것이다. 콘셉트 설계라는 것은 사업 전반의 큰 틀을 만드는 것. 즉, 기획한다는 것이다.

제주에 조성될 콘텐츠기업 육성센터에 대한 자문이 필요했다면, 더 전문적인 기관의 도움을 받았어야 타당하다. 도나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대학교 등 관련 기관은 많다.

사업 전반의 큰 틀을 짜는 것은 진흥원 내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옳다. 그러라고 만든 기관이기 때문이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설립 및 지원 조례에는 아래와 같이 명시되어 있다.

제4조(업무의 위탁)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이하 “도지사”라 한다)는 영상·문화산업 진흥과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하여 사업의 일부를 진흥원에 위탁 또는 대행하게 할 수 있다.

“제주도지사가 사업 일부를 위탁 또는 대행하게 할 수 있다”는 조례가 존재할 정도로 진흥원은 영상·문화산업에 전문성을 띤 기관이다.

여기에는 진흥원 운영 및 사업에 대한 기획에 대한 전문성도 포함될 것이다.

진흥원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될 수 있도록, 도민의 세금을 좀 더 아끼고, 제대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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