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농업용수를 끌어다 인공수로와 폭포, 분수대 등을 만들어 물 테마 관광업체를 운영하는 등 공공 농업용 관정을 불법 사용한 업체들이 대거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적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지난 9일부터 2주 동안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농업용 지하수 관정을 불법으로 사용한 4건을 형사 입건하고 7건은 관련 부서에 고발 또는 행정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서귀포시에 있는 A업체는 지난 2014년 3월 800여m 길이의 인공수로를 만들어 곤돌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인공폭포와 분수대, 야외 조경정원 등을 조성, 물을 테마로 하는 업체를 운영하면서 인근 마을 수리계에서 관리하는 농업용수 관정에 PE관을 연결해 테마파크 용수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 업체는 상수도를 사용할 경우 연간 2000여만원의 요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농업용수 사용료 90여만원만 납부, 지금까지 8500여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서귀포시에 있는 B리조트도 지난해 9월부터 인근 농업용수 관로에 몰래 PE관을 연결, 야외 수영장 용수로 불법 사용해왔다. 이 리조트는 아예 계량기도 설치하지 않은 채로 사용료 납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허가를 받지 않고 수십년간 농업용 관정을 불법 개발해 농사에 사용하면서 사용료를 한 번도 납부하지 않은 농가와 변경허가 없이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한 건축자재 납품 업체 및 스쿠버다이빙 업체,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불법 사용한 실외 골프연습장, 운송업체, 육가공업체, 호스텔 등이 적발됐다.
자치경찰단의 고정근 수사2담당은 “특별단속 결과 도내 각 마을 단위 수리계를 통한 농업용수 불법점용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관련 부서와 합동 단속을 강화해 지하수를 허가 없이 불법 개발하거나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