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공기청정기, 미세먼지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
“공기청정기, 미세먼지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7.05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교육청, ‘공기청정기 효용성 검증 용역’ 결과, “효과 있다” 결론
미세먼지 평균 62.2% 감소…”도내 모든 학교, 공기청정기 도입 추진”
공기청정기 효과 없는 실험군도 존재…”상황별 적용 방안 필요할 듯”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도내 각 지역마다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5월 도내 초등학교 1~2학년 전체 교실에 총 579대의 공기청정기를 보급했다.

이후 공기청정기가 보급되지 않은 3~6학년 교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도민 및 학부모 여론이 일면서 도내 전 학급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방안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도교육청은 전 학급에 공기청정기를 도입하는 것에 앞서 실제 효용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5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도내 초등학교 중 표본 15개교에 ‘공기청정기 효용성 검증 용역’을 실시했다. 공기청정기가 정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결과를 공개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면, 시야가 가려져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을 보기 힘들다.

‘초등학교 공기청정기 효용성 검증 용역’ 결과
"미세먼지 62.2%, 초미세먼지 70.4% 감소 효과"

공기청정기 효과 없는 실험군도 존재..."대책 마련 필요"

도교육청이 5일 발표한 ‘초등학교 공기청정기 효용성 검증 용역’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를 가동했을 때 미세먼지(PM10)는 평균 62.2% 줄어들었고, 초미세먼지(PM2.5)는 평균 70.4% 감소 효과가 있었다.

측정 항목은 실내공기질 중 미세먼지(PM10, PM2.5)와 이산화탄소(CO2)이며, 학교별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교실 1곳과 가동하지 않는 교실 1곳을 선정해 6시간 연속 측정했다. 이때 공기청정기 유형은 모두 동일한 제품으로 진행됐다.

또한, 공기청정기 운전 모드에 따른 효과 검증을 위해 흡입력이 가장 약한 1단계서부터 2단계, 자동(AUTO) 총 세 가지 단계별로 실내공기질을 측정했다.

이산화탄소 측정은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교실에서 학생들이 학업활동을 진행하는 60분간 10분 간격으로 측정했다.

먼저, 공기청정기 효용성 측정 결과, 공기청정기를 1단으로 가동한 학교가 2단 또는 자동으로 가동한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미세먼지 저감율을 보였다.

흔히 ‘공기청정기를 세게 틀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깬 결과다.

도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 관계자는 “바람이 너무 세면 미세먼지 투과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적당한 바람 세기로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가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촘촘한 그물망에 불순물을 통과시킬 때, 바람이 너무 세면 작은 구멍을 통과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공기청정기를 가동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학급도 존재했다. 공기청정기가 모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능사가 아닐 수 있다는 결과다.

제주도교육청이 발표한 미세먼지 효용성 검증 용역 결과 <교실내 연속 측정 평균값 및 저감율>
i와 m, 두 학교의 경우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지 않았을 때 낮은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야외 활동이 많은 학급의 경우, 타 학급보다 활동량이 월등한 학급의 경우, 당일 학교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높거나 낮아 실험에 영향을 미친 경우 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공기가 좋은 날에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보다 창문을 열어 여러 번 환기를 시켜주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해당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풍속, 풍향, 학급 내 아이들의 활동 수준 등의 변수를 고려해 보다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연구할 예정”임을 밝혔다.

도교육청은 위 결과를 바탕으로 각 학교에 효과적인 공기청정기 운행 요령을 제안할 방침이며, 유치원을 포함한 도내 모든 학교에 공기청정기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교실 내 이산화탄소 측정 결과...15개교 중 12개교 기준 "초과"

공기정화식물 활용 및 간헐적 창문 환기 등의 해결 방안 제안

한편, 교실 내 이산화탄소 측정 결과 15개교 중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2개교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 산정한 실내 이산화탄소의 ‘적정’ 수치는 1,000ppm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최대 2,514ppm을 기록하는 학급이 있는 등 적정 수치를 넘어선 곳이 80%에 육박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20~30명이 재실하고 있을 경우, 25분 이내에 이산화탄소의 기준 농도인(1,000ppm)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약 40분이 경과하면 이산화탄소 기준보다 '상당히 불량한 상태'로 분류되는 2,000ppm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서 “이는 학생들이 호흡하며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학생들의 연령이나 수업 활동 내용, 창호형태, 기상조건 등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밀도가 높아지면, 졸음이 오거나 멍해지는 등 수업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정화식물을 이용하거나 창문 환기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