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낭떠러지' 위기 의료원 행정
'원장은 아직도 꿈꾸고 있나'
'낭떠러지' 위기 의료원 행정
'원장은 아직도 꿈꾸고 있나'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7.09.01 09: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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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시약 파문'에 '허위채용', 멀어지는 도민 신뢰

지역의료를 선도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의 도약은 너무 큰 기대인 것일까. '지역민의 보건향상에 공헌하고 고객에게 항상 기쁨을 주는 병원'을 비전으로 내걸고 있는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신뢰가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다.

유효기간이 지난 시약사용 파문에 이어 서귀포의료원이 강력한 어퍼컷펀치를 맞았다. 임상병리 전문의 허위채용 주장이 그것. 더욱이 서귀포의료원은 낙후된 시설과 오래된 장비, 투명하지 못한 경영 등 총체적인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마저 제기되면서 도민들의 공분까지 사고 있다.
 
여기에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제주도당국의 관대(?)한 태도로 일관한 관리 감독이 이제서야 곪아 터져 나온 것이라는 목소리마저 일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은 1964년 1월에 제주도립 제주병원 서귀분원으로 처음 개원한 이래 지역민의 보건위생에 필요한 의료서비스 제공과 진료와 질병 등에 대한 임상연구 및 의료요원의 훈련을 통해 지역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하고 지역의료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설립한 산남지역의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이다.

하지만 서귀포의료원은 8월 초 유통기한이 지난 시약이 검사에 사용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일부 시약의 경우 유효기간이 2004년으로 무려 2년 이상이 경과된 시약인 것으로 밝혀진 것.

이러한 사실이 도민사회에 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에는 서귀포의료원이 해당부서인 임상병리실에 배치된 전문의를 허위로 채용한 것처럼 꾸며 2년간 1억원이 넘는 임금을 지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지방검찰청 특수부가 서귀포의료원 관련자 등을 상대로 사실확인에 착수, 정확한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이후 경찰에 수사 지휘를 내리거나 검찰 자체에서 수사할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서귀포의료원)문서 확인결과 임상병리 전문의는 비상근 근무 조건으로 채용은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서울 강남구에 거주, 의료원에서 근무하지 않고 감사나 평가기간에만 내려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임상병리 전문의 연봉이 1억원 정도 일때 비상근 근무 조건으로 절반정도에 해당하는 56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복무관계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까지 있다. 의료연대제주지부 등에 따르면 무엇보다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서귀포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써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근대적인 경영방식을 채택(심지어 구멍가게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있다)하고 있음은 물론, 낙후된 시설 개보수비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도내 비슷한 규모의 종합병원과 비교해도 병원 인력은 태부족한 상황이고, 의료장비 구입 과정이 투명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갖춘 의료기 또한 오래된 장비라는 것이다.

의료원행정의 이러한 총체적 부실은 비단 서귀포의료원 뿐만이 아니다.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며 공모를 통해 원장까지 선임해 운영 중인 제주의료원 역시 문제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경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장례식장 영업관련 뇌물수수사건이 터져나오면서 도민신뢰는 실추될 대로 실추되어 버렸다.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제주도당국의 책임은 크다. 하지만, 의료원 최고 경영자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환자중심 그리고 공공의료의 경영철학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제주도가 감찰관을 두 의료원에 파견하겠다는 급한 처방을 내렸지만, 두 의료원의 최고 경영자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총체적 부실상황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남탓'만 하려 한다면 의료원 행정은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의료원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원 경영분야의 지식과 경험, 리더십과 도덕성 등을 갖춘 최고 경영자가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의료원의 체질개선을 위한 제주도당국의 적극적인 자세도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는 감독관을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에 파견키로 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제주도는 공공의료서비스 기능 정상화를 위한 개혁적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영과 관리운영의 정상화, 직원 기강확립을 위한 직무감독 감찰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우려 반 기대 반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제주도가 일정 부분 드러난 비리와 부조리에만 주먹구구식으로 처방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시각으로는 총체적인 체질개선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의료원이 지역주민의 보건향상과 지역의료 발전 도모, 고객감동의 병원이미지 구축, 공공의료기관의 사회적 가치 정립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스스로의 자정능력과 엄격한 관리감독을 통해 진정한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또한 두 의료원 원장은 이제 더 이상 '남 탓'을 하지말고,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뼈를 깍는 아픔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써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병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미디어제주 취재부 / 문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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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단 2007-09-06 13:39:30
문기자님의 글, 100% 맞는 말입니다.
책임지는 자는 없고 책임회피 하는 자 들만 가득한 제주의료원입니다. 제주의료원의 진료부장이 스스로 부장직을 사임한다네요. 뭐가 찔리는 게 있는지...
원장과 함께 머리 싸매고 병원을 살릴 방안을 연구할 생각은 않고 골치 아프니까 직책을 벗어 던지겠다는 비겁한 발상은...역시, 제 버릇 개 못 준다고나 할까?
차라리 아예 그만두고 나가는 것이 제주의료원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요?

지나가다 2007-09-01 21:14:55
문기자님 주장에 공감합니다. 도청만이 아니라 의료원 원장이 먼저 책임을 져야죠. 공모할대는 시민단체 대표출신이라며 으시대며 들어가더니만 너무 실망이에요. 말만할줄 아는 시민단체 대표들 말로는 제주 위한 것이라며 속으로는 출세욕에 가득찬사람들
이젠 시민단체대표들도 검증해야 합니다.

도민 2007-09-01 13:32:09
도청 순환근무 인사대상자중 결격자를 인사하는 또라이 대환이 일당들 ,,,,
ㅡ 순환근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이 전혀없는데도...있는것처럼 허위공문서 작성 확실 ㅡ 도청에서 만든 지침에보면,,,최소근무연수 2년초과자중 전보임용 순위명부에의하여 인사해야하는데 또라이 생각데로 인사단행??
ㅡ 따라서 제주공직에는 아직도 선거조직책들이 활동한다는 것을 대법원에서도 확실히 알고 결심공판에 임하길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