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서귀포 제1회 ‘냉동 갈치’ 판매 축제란 기사를 보고
서귀포 제1회 ‘냉동 갈치’ 판매 축제란 기사를 보고
  • 양인택
  • 승인 2018.05.07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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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택의 제주관광 돋보기] <58>

# 축제의 뜻을 제대로 이해해야

축제는 원래 개인 또는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 혹은 시간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을 의미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또 축제(festival)는 개인이나 집단의 특별한 의미를 남기거나 또는 어떤 날을 기념하는 일종의 이벤트다.

그래서 축제는 사회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소통 역할의 수단이라고도 한다.

2018년 5월 5일자 미디어제주에 따르면 “생물 안 파는 제1회 ‘냉동’ 은갈치 축제?”라는 기사가 나왔다. 5월 4일~6일간 축제를 열면서, 작년 갈치 풍년으로 저장된 냉동 갈치를 소비한다는 목적이라고 보도됐다.

더욱이 생물 갈치는 판매 안하고 냉동 갈치만 구입 가능하다고 한다. 어쩌면 이런 축제를 개최할 수 있으며, 고객을 우롱하는 이런 행사를 어떤 마음으로 할 수 있을까.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축제관계자들이나 당국의 소홀함도 있겠지만 축제 계획에 앞서 축제의 참 뜻을 이해하는 기본 개념의 이해와 자세부터 바로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취지의 제주축제로 만들어 관광객과 도민들의 어우러진 한마당 잔치가 됐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커서 관광인의 한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갈치의 제철도 아닌 시기에 이 갈치 축제를 열었다는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 질적 성장을 외면한 축제

제주의 은갈치는 7월부터 10월이 제철이라 한다.

두 달만 참고 제철인 시기에 축제를 열었다면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을 왜 굳이 지금 했는가에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한마디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갈치 저장고를 비우기 위한 ‘냉동갈치’ 판매의 축제라고 한다. 그것도 올해 제철에 잡을 갈치의 저장을 위한 일련의 창고 대 방출인 셈이다.

이번 은갈치 축제는 냉동 갈치 판매 증진 목적이란다. 생물 갈치가 없는 축제로 관광객과 도민을 속인 축제가 돼버린 셈이다.

“제1회 제주 은갈치 축제”가 제주관광의 이미지마저 실추시키고 만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떤 육지인은 ‘냉동갈치 재고처리 행사’라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한다. 얼마나 창피스러운 일인가.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관광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한 상황에 찬물을 더 끼얹힌 꼴이 돼버렸다.

행정 당국도 이러한 축제계획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여 제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와 책임이다.

# 도민사회의 표심축제란 비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제주는 축제의 섬이라고 할 만큼 축제가 없는 달이 거의 없다.

그러나 축제다운 축제 또한 드물어 축제의 통합과 프로그램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도민사회는 물론이고, 업계, 학계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렇게 많은 제주의 축제 중에 문체부에서 인정받는 축제는 그나마 ‘들불축제’ 하나 정도이다.

왜 이럴까. 지역마다, 마을마다, 너도나도 축제를 하다 보니 예산만 낭비되고 동내 축제로 전락하여 이렇다 할 효과는 얻지 못하는 게 아닐까.

육지인 경우는 대부분 정해진 장소, 특히 엑스포공원에서 지속적으로 축제를 열다보니 프로그램의 다양화, 참가자수의 정확한 집계와 잡상인을 근절시키는 환경이 된다. 이러다보니 축제가 자연스럽게 대형화 되면서 그 지역의 경제 효과를 창출시키는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실제로 함평 나비 축제인 경우는 함평 엑스포공원에서 개최한다. 특히 해당 군청의 각 부서별로 아이템을 개발하도록 하고, 기획한 부서에서 그 행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기획 의도를 살리면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이다.

제주 당국은 도민사회의 표심 축제, 혈세 낭비 축제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흘려버리지 말고 축제다운 축제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려야 한다.

작은 축제들을 한데 묶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축제 전문가로부터 진단받는 등 축제의 면모를 쇄신시켜야 한다.

제주다움이 흠뻑 스며든 축제 만들기에 진력하여 관광객과 도민이 지속적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 개발에 당국의 의지가 절실하다.

 

 



 

양인택의 제주관광 돋보기

양인택 칼럼니스트

제주시 용담 출신
제주대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졸업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제주지회 사무국장
제주도관광협회 부산홍보관장
제주세관 관세행정 규제개혁 민간위원
(현)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이사 겸 사무처장
논문 <호텔종사원의 직무 스트레스가 조직 유효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의 특성에 따른 목표시장 확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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