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4:49 (금)
관음사 사태, 지난 4개월 무슨일 있었나
조계종, 종무 인수인계...'불씨' 여전
관음사 사태, 지난 4개월 무슨일 있었나
조계종, 종무 인수인계...'불씨' 여전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7.08.29 14: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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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사태 일지]주지 선출 놓고 반박에 재반박...'대립각' 뚜렷
주지직무대행 체제 가동...교구종회-선관위-산중총회 거쳐 주지 선출

제주 관음사 주지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조계종 총무원이 관음사 인수절차를 완료함으로써 4개월 여 만에 일단락됐다.

관음사는 지난 4월 20일 산중총회를 열어 자체적으로 구성한 선거인단을 통해 진명스님을 주지 후보자로 선출했으나 총무원이 그동안 관음사가 파행적으로 종무행정을 처리해 왔다며 관음사 주지 직무대행에 시몽스님을 임명하면서 진명스님을 지지하는 중원스님 측과 시몽스님 측 사이에 갈등을 빚어왔다.

이렇게 불거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들은 그동안 기자회견을 갖고 서로의 정당성을 피력하는가 하면, 성명전을 통해 대립각을 세우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져왔다.

심지어 최근에는 관음사 진입을 놓고 시몽스님측과 중원스님측의 물리적 충돌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관음사 주지를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관음사 사태는 지난 4월 20일 관음사 회주인 중원측은 산중총회를 열어 진명스님을 주지로 선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관음사는 총무원에 주지 선출 승인신청을 제출했지만 총무원은 선거과정 등을 문제삼아 승인신청을 보류한채 시몽스님을 관음사 주지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중원스님 일파가 '다른 입후보자의 등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시몽스님을 주지직무대행으로 임명해 재선거를 요구한 것.

그러나 중원스님을 따르는 '종헌종법과 교구자치권 수호 제23교구 대책위원회'등은 "종헌종법에 따라 진명스님을 신임주지로 선출했는데  조계종 총무원이 종단 집권층의 장기집권을 위해 이를 불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몽스님측은 "시몽스님은 총무원에서 종헌종법에 따라 임명한 주지 직무대행"이라며 "중원스님과 불법 산중총회를 통해 선출된 진명스님은 시몽스님에게 관음사와 관음사 종무행정, 관음사 종무소를 즉시 인수인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중원스님측은 지난 4월 26일 제주지법에 시몽의 직무대행 적법성 여부를 묻는 '주지직무대행(시몽)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제주지법은 조계종 총무원이 서울 관할이기 때문에 서울지법으로 관련 소송을 넘겼다.

2개월 뒤인 6월 27일 서울중앙지법은 중원스님측이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유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려 사실상 총무원이 임명한 주지직무대행 시몽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같은 법원의 결정에도 중원측은 관음사를 점유한 채 시몽측의 관음사 진입을 원천봉쇄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이 때문에 조계종 초심 호계원은 지난 17일, 종무행정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중원스님을 비롯한 진명·오성·현공 스님 등 모두 4명에 대해 승려직을 박탈하는 '멸빈'이라는 중징계를 내리기에 이른다.

또 이날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윤현주 판사)는 관음사 주지직무대행인 시몽스님이 제기한 '주지직무집행 방해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결정을 내리면서 시몽스님측에 상대한 힘이 실린다.

이는 앞으로 시몽스님의 주지직무집행에 대해 중원스님측이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결정으로, 관음사와 보현사을 봉쇄하는 행위, 종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인장·장부·재산목록의 양도를 거부하는 행위 등을 일체 금지한다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28일 시몽스님측은 법원 집행관과 함께 관음사 포교당인 보현사를 접수한데 이어 제주 관음사를 모두 접수하고, 종무행정 인수인계를 마무리했다.

시몽스님측과 집행관은 관음사 경내에 도착하자마자 종무행정 인수절차를 밟고, 시몽스님이 청구한 ‘주지직무집행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제주지방법원 명의의 ‘고시’를 부착했다.

조계종 호법부 호법국장 관행 스님은 관음사 대웅전에서 시몽스님에게 검수인계서를 전달한 후, 시몽스님측은 관음사 대웅전에서 고불식(부처님에 알린다는 뜻)을 가졌다.

이와 함께 시몽스님은 29일 관음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음사를 신속히 정상화하고 제주도민의 자랑스러운 도량으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관음사 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산중총회를 개최하고, 제주의 스님들과 불자 모두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주지 후보자 선출을 완료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아직까지 양측 갈등이 격화되고 중원스님측은 총무원이 관음사를 무력침탈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상당 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 종결로 관음사는 시몽스님의 주지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며, 향후 제23교구 종회를 열고 선관위를 구성한 뒤 산중총회를 통해 관음사의 주지를 선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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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과 변방 2007-09-03 11:40:19
지금까지의 제주역사에 '탐라'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중앙정권이 바라보든 '제주'의 이름에서 보듯 제주는 끊임없는 중앙권력과 제주도민의 자발적 생존노력의 갈등과 그 피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인에게 평등하고 백성을 구원해야할 종교가 이러할 진데 정치꾼들이야 이야기하여 무엇하겠습니까!
참 서글픈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