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도 인간이 되는 게 우선”
“무술도 인간이 되는 게 우선”
  • 문영찬
  • 승인 2018.04.1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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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25> 인간관계란 그런 것이다

며칠전 지인의 SNS 계정에서 참 공감되는 글을 읽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아! 또 내가 실수했구나’라고 마음속에서 아파하고 있었다. 지인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공유한 내용은 이렇다.

선생을 찾아뵙고 수련이 끝나면 대부분 선생님과 맥주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한다.

10여년 전 스승께선 사람을 믿는 것에 항상 주의하라고 당부하곤 하셨다.

특히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나에겐 유독 그 말씀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사람을 알려면 최소 10년 이상을 지켜보라 하셨다.

특히 무술이나 특정 기술을 배우러 오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다.

기술만 빼가고 말도 없이 도망치듯 떠나는 사람이 많다며 선생께선 너는 그런 사람아니냐며 농담처럼 물으셨지만 그 말씀 속엔 항상 가시가 있었다.

그 말씀에 선생께 더욱 조심했었다.

나는 그런 사람에 속하지 않으려 15년째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아이키도는 생소한 이름과 독특한 복장, 그리고 일본 무술이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보급이 어려운걸 보면 쉬운 무술은 아닌 게 확실하다.

그 독특한 움직임과 신기한 힘에 처음 접하는 사람은 평생 할 것처럼 달려드는 경우가 많다. 나부터 그랬으니까.

궁금했고, 배우고 싶은 열망과 갈증에 같이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좋았다. 지금도 같이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 좋다. 아마 선생님 마음도 그랬으리라. 그래서 찾아오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그 사람을 키우기 위해 공을 들였을 것이다.

처음엔 10년 이상을 지켜보라는 말씀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떠나면 그만이지 그게 그렇게 지켜봐야 될 일인가?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이제 선생 말씀이 조금씩 이해되고 있다. 무엇을 조심하고 지켜보라는 것인지. 선생께서 말씀하신지 10년도 더 지나야 그 뜻을 이해하니 나도 참 무지한 놈이다.

모든 무술이 다 그렇듯이 아이키도 또한 승급 및 승단을 할 때 마다 일정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그저 시간만 지나고 훈련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주어진 시간동안 훈련은 기본적으로 해야하겠지만 그저 훈련 일정만 채운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나는 그 시간이 그저 필요한 훈련 일수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입문 후 60일의 훈련이 끝나면 첫 심사를 추천했으며, 410일의 훈련이 끝나면 승단을 추천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 시간만큼 선생의 위치에서 학생의 인성을 지켜봐야 되는 것이고 학생 또한 늘어나는 세월만큼 선생께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 것이었다. 그저 2년전 초단 받았으니 이제 2단을 추천하거나 주는게 아닌, 그 시간동안 학생의 내면을 지켜보고 학생은 선생의 의중을 파악하는 기간이 단위를 올릴 때마다 주어지는 최소한의 시간이었다.

선생께서 10년전 말씀하신 그 말의 의미를 그 의중을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난 아직도 멀었구나.

이제는 안다

사람 인연이라는게

언제든지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적당히 잘해주되

공은 들이지 말아야 한다

인간관계란 그런 것이다

-김수민, <혼잣말>-

 

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문영찬 칼럼니스트

(사)대한합기도회 제주도지부장
제주오승도장 도장장
아이키도 국제 4단
고류 검술 교사 면허 소지 (천진정전 향취신도류_텐신쇼덴 가토리신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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