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에 노출된 현대인들 어찌할까요
독성물질에 노출된 현대인들 어찌할까요
  • 김명숙
  • 승인 2018.03.2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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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처방전] <6> 4차산업혁명 유감

4차산업혁명은 시작되었는가, 오고 있는가, 할 일 없이 만들어낸 거짓말일 뿐인가. 미래학자는 아니지만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기에 세상이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기를 ‘특이점’이라고 명명한 것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다. 그는 2006년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를 발표하여 기술이 인간을 뛰어넘어 도래할 유토피아 세상을 펼쳐보였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2015)에서는 이 특이점의 시기인 2027년까지 매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2021년 로봇서비스의 일반화, 2022년 3D프린터에 의한 대량생산, 2023년 빅데이터에 의한 의사결정의 일반화, 2025년 인공지능이 화이트 노동을 대체, 2026년 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의 등장을 꼽고 있다.

‘지능’ 덕분에 생태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인류가 그 지능을 갈고 닦아 자신을 뛰어넘는 기계를 설계했다. 기계가 인간처럼 자가 진화를 이룬 세상이 온다면 인간에게 득이 될 것인가, 독이 될 것인가? 혁명이라 하면 이전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것, 기존의 체제를 뒤엎는 무엇, 내부의 모순이 일거에 제거되는 혁신적인 발상이 실현되는 과정을 동반된다. 개인적으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으면 하는 분야는 화학물질의 무분별한 남용 문제다.

오늘날 문제가 되고 것은 인공적으로 만든 화학물질이다. 특히 석유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이 주요 오염원이 된다. 산업화, 공업화, 도시화가 석유를 에너지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한 까닭이다. 20세기 초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녹색혁명이 일어난다. 농업도 공업처럼 개발가능하다고 여기고 다수확 품종을 개발하고 세계에 보급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다. 식량 생산의 획기적인 증산 덕분에 인류는 배고픔을 해결하고 번영을 누려왔지만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제는 외국에 가지 않아도 아르헨티나산 땅콩과 미국산 밀, 말레이시아산 쇼트닝으로 만든 땅콩 과자를 먹을 수 있다. 국적을 알 수 없거나 생산방식을 알 수 없는 식재료가 한 데 모여 한 끼 식사가 된다. 화학비료, 농약, 첨가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몸 속에 들어와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화학물질과 반응하여 정상적인 작동을 교란시키는 독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엄마의 독성>(전나무숲 발행, 2010)의 저자 이나즈 노리히사 박사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 만들어진 합성 화학물질은 1,000만 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본래 지구상에 없었던 물질이다.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을 위해 개발한 물질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부터다. DDT 살충제 사건, 고엽제 후유증, 이타이이타이 병 등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세월호 사건 이전, 안방의 세월호라 불리는 가습기 살충제 사건으로 최초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1년의 일이다. 임산부들이 잇따라 숨지기 시작했고, 엄마들 사이에는 ‘임산부만 죽이는 신종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다’는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조사된 피해자수는 1,528명. 세계적인 이슈가 된 사건인데 ‘기업친화적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야무야 묻힐 뻔한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정권이 바뀌자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로 돌아선 것도 세월호와 닮았다. 세계 언론들도 한국에서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두고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알리고 전세계에 만연한 화학물질을 다시 평가해야하는 사례라고 언급한다.

아토피피부염, 성조숙증 등을 앓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생활용품이 많아짐과 동시에 예전에는 없었던 환경성 질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 등 내분비계 이상의 병증도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환경을 꼽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없는 실정이다. 우리는 다양한 경로로 화학물질을 입고 바르고 쓰고 식품첨가물을 섭취한다. 단일 품목은 안심하고 사용할 양이라고는 하지만 화학물질의 중복 사용에 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임신부의 몸속에 쌓인 화학물질의 독성이 태아에게 대물림되는 현상이다. 미국의 환경 연구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이 신생아 10명의 제대혈(태줄 속 혈액)을 조사한 결과 무려 180종의 발암물질과 217종의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화학물질의 독성은 오염된 공기, 화학조미료, 가공식품, 화장품, 합성세제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인은 독성물질 과잉 또는 만능 시대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것은 곧 목숨과 직결된 문제임을 명심하자.

 

김명숙 칼럼

김명숙 칼럼니스트

충북 단양 출신
한양대 국문과 졸업
성미산공동체 '저해모(저녁해먹는모임)' 회원
성미산공동체 성미산택껸도장 이사
나무발전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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