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적지만 전통 지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중요
숫자는 적지만 전통 지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중요
  • 문영찬
  • 승인 2018.03.14 08: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20> 전통

어릴적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학년이 시작되면 선생님이 걸레를 만들어 오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걸레를 만들기 위해 엄마에게 수건으로 걸레를 만들겠다며 까불다 혼난 기억도 난다. 학교에서 사용할 걸레를 만들기 위해 멀쩡한 수건을 사용하겠다고 했으니 혼날 만도 하다.

그렇게 걸레를 만들고 학교에 제출하면 수업이 끝나고 책상을 뒤로 밀어 바닥에 초칠을 하고 바닥을 닦고 유리창을 닦았다. 매일 청소 구역 당번을 정해 그 당번은 자기 맡은 구역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요즘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청소를 시키면 학부모회에서 항의한다고 한다. 왜 우리아이가 청소하냐고. 청소하려고 학교에 보내는 게 아니라면서.

우리 애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부모들이 학교에 가서 청소를 하곤 했다. 지금도 그건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나저나 아이들이 자신들의 교실을 정리정돈 하는 것도 부모가 하지 못하게 만들면, 그럼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보고 청소를 하라고 하는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교육이 점점 서비스업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어릴적 도장이라는 곳을 처음 다닐 때는 도장청소 또한 하나의 훈련 과정이었다. 선후배 가릴 것 없이 운동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빗자루와 걸레를 들어 구석구석 청소했던 기억이 있다.

도장 청소를 하는 제주오승도장 식구들. 문영찬
도장 청소를 하는 제주오승도장 식구들. ⓒ문영찬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도장이 서비스직처럼 변하더니 사범들이 일찍 나와 도장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 지금도 대부분의 체육관들은 사범이나 관장이 청소를 하고 있을 것이다. 회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사실 학교에서도 학부모들이 당번을 정하여 학교 가서 청소하는데 체육관이나 학원 등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도장이나 학교는 배움을 청하는 곳이다. 물론 배워주고 싶어 안달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도장은 배움이 필요한 사람이 내가 돈을 냈으니, 응당 돈을 낸 사람에게 가르쳐야 할 의무를 지는 곳만은 아니라고 본다. 배움을 얻는 대가를 지불하고 배움을 청할 권리를 얻는 곳이 도장이다. 그런 곳이 어디 도장뿐이겠는가. 학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도장이나 학교에서 가르침에 대한 의무를 따지게 되면 물질의 크기에 의해 가르침이 변하게 된다. 결국 자기 자신의 욕심에 의해 교육이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검술을 배우며 훈련하고 있다. 오래전 선생께서 “검술은 돈을 받으면서 가르치지 말라”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그때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무언가를 받게 되면 학생의 실력이 되지 않아도 인정을 해 줘야 되고, 그런 상황들이 정확한 가르침을 줄 수 없다는 의미를 이제는 조금 이해 할 수 있다.

제주오승도장은 일본의 고류 검술인 가토리신토류 수련과 관련해서는 추가 지도료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입문절차가 까다롭고 수련을 정확하고 엄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도장이든 도장의 운영을 위해 지도료라는 명분의 비용을 받는다. 그 비용을 받기위해 도장이 지켜야할 전통이나 명예까지 버려야 한다면 그 도장은 이미 도장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키도 및 가토리신토류를 훈련하는 제주오승도장 또한 그 전통이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나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키도 및 가토리신토류를 훈련받길 원하지만 도장이 망가지는 것 보단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소수의 사람이 더 소중하다.

전통과 명예를 지키는 일은 힘들다. 그러기에 가치가 있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 가면서 도장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주는 제주오승도장 식구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문영찬 칼럼니스트

(사)대한합기도회 제주도지부장
제주오승도장 도장장
아이키도 국제 4단
고류 검술 교사 면허 소지 (천진정전 향취신도류_텐신쇼덴 가토리신토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승건 2018-03-16 10:01:11
매번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