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사 선택에 제주 운명이 달려 있다”
“6.13 지사 선택에 제주 운명이 달려 있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1.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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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봉착해 있는 정치적 분열상황, 경제적 정체국면,
사회적 갈등을 돌파할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 지도자 리더십에 나라의 운명과 國格이 달라진다

기업의 CEO를 잘못 뽑으면 기업이 위험해진다는 ‘CEO 리스크’는 비단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도 지도자를 잘 만나느냐 못 만나느냐에 따라 국민이 행복해질 수도 있고 불행해질 수도 있다. 한때 미국보다 잘 살았던 아르헨티나, 남미 부국 베네수엘라 등과 같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지도자들을 선택한 나라의 국민은 고통을 겪고 있다.

국민이 국가 지도자를 잘 만나고 잘못 만나는 차이로 그 국가의 과거와 현재의 처지가 바뀐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과 필리핀이 많이 언급된다.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한국과 동양의 강자였던 필리핀의 운명이 오늘날처럼 뒤바뀌게 된 것은 박정희와 마르코스라는 두 나라 대통령의 리더십 차이였다.

박정희와 마르코스는 상당 부분 닮았다. 동갑(1917년생)이며 1960년대에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사후에 받는 평가는 크게 다르다. 박정희는 국가 부흥의 상징적 인물로 부각돼 전 세계 지도자들의 칭송을 받는 반면 마르코스는 부패의 상징처럼 돼 있다. 두 사람이 권좌에 오를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필리핀은 299달러로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경제 강국이였으며 한국은 130달러로 후진국이였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가 끝난 1979년에는 한국은 1647달러, 필리핀은 590달러로 처지가 역전됐다. 2016년에는 한국은 27,600달러, 필리핀은 3,580달러로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두 사람의 현격한 리더십 차이가 불과 30여년만에 두 나라의 운명을 이렇게 갈랐다. 당시 온 국민이 불렀던 '잘 살아 보세'는 노래라기보다는 눈물과 땀이 만들어 낸 범국민적 비전으로 자리매김하며 국민을 한 방향으로 결집시켜 세계 최빈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의 반열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풍요로움 속에 안정된 삶을 향유하던 미국인들은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라는 무인 우주선을 우주궤도에 올리자 충격에 빠졌다. 미국도 우주선 개발에 박차를 가해 1958년에 이르러서야 무인 우주선 ‘익스플로러’를 발사하게 된다.

당시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지도자였다. 그는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올려놓겠다는 '뉴 프런티어(New Frontier) 정책'의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10년 내에 달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국가경영의 중심 콘셉트로 삼았다. 케네디 대통령은 달에 가는 그 자체보다도 국가의 운영방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킬 구심점이 필요했다. 달 착륙이라는 가슴 뛰는 비전은 미국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소련을 앞설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최근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끝내고 수렁에서 탈출한 데는 소통과 설득으로 국민 여론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 아베 정부의 리더십이 있었다. 일본의 부활은 정치 리더십이 제 기능을 하면 나라와 경제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가늠하는 기본은 자국민의 생명·안전을 지켜주려는 '국가 의지'다. 국민이 곤경에 처했을 때, 조국이 반드시 구해줄 것이라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 나라는 절대 국격 있는 나라가 될 수 없다.

1976년 이스라엘의 '엔테베작전'에 세계가 혀를 내둘렀다. 우간다에서 자국민이 인질로 잡히자 이스라엘 특공대가 무려 4000㎞를 날아가 아무도 예상 못한 구출작전을 성공시킨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자국민 한 명을 석방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포로 수백 명을 풀어준 일도 있다.

그렇게 국민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에 이스라엘 국민은 전쟁이 터지면 해외에 나간 청년들까지 귀국해 입대하는 충성으로 화답한다. 애국심을 담고 있는 이러한 사생결단의 강인한 민족적 정신력이 소국 이스라엘이 대국 아랍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이유다. 스스로 총을 잡는 이스라엘과 군대 안 가기 위해 온갖 편법이 난무하는 한국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국가가 국민을 대접하는 방식의 차이가 애국심의 차이를 낳은 것은 아닐까.

‘고위 공직자의 병역 면제’ ‘아들의 국적포기로 인한 병역 면제’ ‘병역 면제의 대물림’.....인사 청문회 때마다 어김없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사회 지도층 도덕적 해이의 한 단면인 병역 문제다. 6·25 때 젊은이가 전방에서 총에 맞으면 '빽!'하고 죽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있는 집 자식들은 요리조리 병역을 피해서 살아남는데 나는 집안 배경이 없어서 억울하게 죽는다는, 없는 자들의 한이 담긴 표현이다.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진정한 애국심이 발현될 수 없다. 우리가 요즘 국가적 위기를 더욱 심하게 느끼는 이유다. 애국심은 나라가 국민에게 나라 사랑을 호소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애국심을 갖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구현될 때 가능한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 지도층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1995년 보스니아에서 미군 전투기가 격추됐다. 엿새 뒤, 기적적으로 생존한 조종사의 SOS가 미군 무전기에 타전돼 왔다. 미군은 즉각 적진 한복판에 특공대를 투입해 빗물로 연명하던 조종사를 구출해내고야 말았다.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더 큰 희생이 따를지 모를 위험한 작전을 강행한 것이었다. 미국이 자국민에게 약속하는 구호가 있다.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는다(You are not forgotten)'. 어떤 비용을 치르고라도 지구 끝까지 쫓아가 구해낸다는 원칙을 미국은 한 번도 버린 일이 없다.

그래서 미 국민은 죽어서도 대접받는다. 미국은 북한에 돈까지 지급해가며 최근까지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을 벌이고 있다. 다인종·다민족 국가인 미국 국민들이 한 마음이 되어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9·11테러 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6·25 종전 이후 북한에 납치된 많은 우리 국민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2004년 평양에 간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강하게 김정일을 밀어붙여 일본인 피랍자 8명을 데려갔다. 우리는 두 명의 역대 대통령이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납북자 문제는 의제로조차 다뤄지지 않았다.

2010년 8월5일 칠레 산호세 광산 붕괴사고로 지하 700m에 갇힌 칠레 광부들이 끝까지 버텨낸 것은 국민이 곤경에 빠졌을 때 나라가 반드시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이었을 것이다. 나라가 구하러 올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구조에 차질을 빚었을지 모른다. 칠레 정부는 광부들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진짜 영웅은 칠레라는 국가 시스템과 리더십 그 자체였다.

세계가 칠레발(發) 영웅담에 환호하고 있을 때 중미 온두라스에선 살인 혐의를 썼던 27세 한지수씨가 2010년 10월, 14개월 만에 풀려났다. 그가 무죄 판결을 받은 데는 대통령까지 나선 한국 정부의 외교 노력이 컸지만 한국 정부의 구제노력은 소흘했다. 정부가 한씨를 도운 것은 체포 후 석 달이나 지나, 여론이 들끓은 뒤였다. 석 달간, 한씨는 침묵하는 조국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한씨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재외국민 보호는 매우 약한 수준이다. 저와 같은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한다.”라며 조국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전 제주 위난사태 시 어려움을 겪는 도민을 외면하고 자신의 정위치를 벗어났던 지사들이 아프게 새기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는 국격과 국민을 지켜내는 리더십이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작금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나라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대통령은 나라 위상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우리가 겪는 실제 현실과 대통령의 인식 사이에 간극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기주의로 무장한 떼쓰는 세력이 마음대로 활개치도록 불법을 방치·방종하는 나라, 아마추어처럼 즉흥적이고 거칠기 짝이 없는 정책추진, 상식을 벗어난 정책의 폭주, 자살률 세계1위, 창궐하는 성범죄,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부패와 비리, 급증하는 청년백수,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들어서는 수많은 은퇴자들, 한숨과 분노만 높아지는 중소기업․골목상권․재래시장, 구조조정의 칼바람으로 거리에 내몰린 사람들, 절망의 나락에서 삶을 포기한 노숙자 등 수많은 절박한 상황들이 한없이 이어진다. 나라 리더십의 부재가 낳은 오늘 우리 사회의 민낯이자 슬픈 자화상이다.

우리 사회에 이러한 슬픈 자화상이 투영되는 데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지휘를 해야 할 정치 지도자들이 퇴행적 리더십의 굴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각자도생의 3류 사회로 전락시키고 있는 주범은 다름아닌 사익 추구로 공익을 훼손하는 파렴치한 정치 지도자들이다. 이로 인해 우리가 같은 하늘 아래 산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패거리끼리 갈려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끝없이 부딪치며 갈등과 분란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거기엔 타협이나 양보의 여지가 없다. 모두가 '보고 싶은 것' 유혹에 빠져 '함께 봐야 할 것'을 외면하며 무조건 상대를 배척하고 있다. 상대 잘못은 확대하고 업적은 무조건 지워버리려 한다. 국민 이익을 위해 '배제의 정치'를 타파하고 '공존의 정치'를 실현할 길을 함께 찾아야 할 정치인들은 불구대천 원수 대하듯 서로 굴복시키려만 한다. 어느 한 쟁점에서도 국민 여론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분란은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해 어떤 트라우마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결국에는 서로에 대한 험한 꼴이 부메랑 되어 바로 자신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국민들은 이게 정상적인 나라냐고 묻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국민의 눈높이’는 절대선으로 통한다. 이로 인해 우리 주변엔 온통 포퓰리즘에 중독돼 ‘주겠다’는 정치인만이 지천에 널려있다. 지도자들이 여론에 함몰되다 보면 국민이 가야 할 길보다 국민이 당장 원하는 것에 매달리게 돼 국가는 쇠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제 민심의 과도한 분출을 멈춰야 한다. 민심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절대선은 아니다. 특히 법적 판단의 기준이 민심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금 처하고 있는 리더십 위기는 어떻게 생각하면 쉽게 만날 수 없는 위기다. 그래서 지금의 위기가 소중하다고 본다. 이 위기를 낭비하지 않고 약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가슴 뛰는 비전으로 국가의 운영 방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리더십, 추락하는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정치 리더십, 자국민의 생명·안전을 지켜주려는 '국가 의지'의 리더십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 최종 책임은 나라 지도자의 리더십에 있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법 절차와 상식에 따르면 된다. 리더십의 근원이 여기에 있다. 나라 운영이 법치와 상식을 벗어날 때 국민은 나라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뢰를 거두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격이 훼손되고 나라의 운명이 위태롭게 된다.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 도민에게는 어떤 존재일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역대 그 어느 제주도지사보다 특별자치도지사의 특별한 권한은 도민의 생사와 제주 사회의 존망을 가르는 준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제주도지사 는 엄중함과 무거움을 느껴야 한다. 함량 미달인 이가 지사 자리에 올라선 안된다는 ‘시대적 요청’은 이 때문이다. 다가오는 6.13 지사선거의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러한 제왕적 권한을 기반으로 제주사회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지사는 언제나 도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갖게 해야 하며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반대 세력과의 타협을 통해 당파적 대립을 극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지사는 도민의 믿음을 바탕으로 제주의 중요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를 취할 때 보람있고 가치있는 자리다. 그래서 제주사회 전 영역에서의 혁신적 사고와 변화가 절실한 지금의 개방화 시대에 지사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남는 건 절망뿐이다. 지사의 냉철한 현실인식 위에 돌파구를 찾는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얼마 전 국내 1호 영리병원이 될 예정이었던 제주 녹지병원이 최종결정권자인 제주도지사 허가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공이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로 넘어간 모양새다. 원 지사는 찬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영리병원 문제를 차라리 누군가 대신 결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허송세월하며 갈등만 조장하는 도정”이란 비판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개방화 시대를 맞이하며 축적된 다양한 모순과 갈등구조에 세대갈등이라는 또 하나의 암초를 만나 제주특별자치도의 갈등양상은 중층적 모순구조로 더욱 심화됐다. 이러한 제주 사회의 중층적 모순구조는 사회 구성원간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그 해결법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작금의 갈등 현안에 대해 스스로 내려야 할 결정을 미루면 남의 결정을 따라야만 하는 게 권력의 생리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상황이 꼬이고 있는데 단칼에 끊어낼 배짱은커녕 칼자루를 쥐겠다는 리더십도 안보이는 제주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자른 알렉산더의 리더십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도민은 새로운 리더십의 선택을 통해 갈등과 모순구조 타파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원 지사는 제주 특별자치도가 지향하는 가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을 뿐이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얽히고설켜 있어 누구도 풀기 어려운 난제를 단칼에 두 쪽으로 끊어낸 알렉산더 대왕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대담한 방법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의미로 쓰인다.

지사는 궁극적으로 숱한 결단의 순간과 씨름을 해야 하는 자리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주위의 도움과 여론 수렴과 고뇌의 시간을 거치겠지만 최종적인 판단은 결국 지사 자신 몫이다. 제왕적 권력 맛에 지사를 하는 것 일지 모르지만 개방화의 후폭풍이 날로 거세지고 갈등이 일상화하는 제주 사회에서 리더로서의 결단의 과정은 무척 고통스러울 것이다.

지난 지자체장 선거에서 협치의 큰 정치를 통해 제주를 뿌리 채 바꾸겠다며 ‘변화와 희망’을 설파할 때 생기 넘치던 원 지사의 얼굴이 언제부터인가 다소 얼빵하고 초췌해지며 주름이 지기 시작했다. 제주 지사의 직책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원 지사는 또다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빌리 브란트의 빛바랜 흑백사진 한 장이 유대인 학살에 대한 독일 사죄의 상징이 되었듯 원 지사도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려 제주 도민의 뇌리에 남길 한 장면을 남은 임기 중 보여주길 기대한다.

제주 지사의 자리가 도민의 생사와 제주 사회의 존망을 가르는 준엄한 힘을 가지고 있는만큼 다가오는 지사 선거는 도민과 제주사회 발전을 위한 특별한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선거혁명을 통해 그간 제주사회를 지배해 온 퇴행적 정치 리더십을 척결하고 약해져가는 성장엔진에 힘을 불어넣어 새로운 엔진을 발굴해낼 수 있는 지도자를 찾는 일이다. 이것이 선진 제주의 꿈을 실현하는 첫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주의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새로운 도약과 제주의 위상이 달려 있다. 제주 사회를 향해 던져진 과제들은 결단코 넘어서지 못할 벽은 아니다. 진정한 위기는 우리 스스로가 체념과 좌절에 젖어 있다는 데 있다. 이런 부정의 기운을 털어내고 사회 전체에 긍정의 기운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바로 지금, 과감한 선택과 혁신을 놓치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우리의 운명은 결국 우리 스스로 지켜내는 것이다.

# 두 가지 기적,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는 최근 십 여년 동안 두 가지 기적을 일궈냈다. 하나는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으로 전국에서 자치분권의 최선두에 서서 우리나라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세대 교체의 정치 기적을 이루어 낸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어느덧 12개의 성상이 지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지위를 획득한 이래 제주는 힘든 땀과 눈물의 도전의 길을 걸어가며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우리 미래상을 우리 스스로 그려내고 이를 완성시켜야 할 나이에 이르렀지만 우리의 역량 부족으로 기적을 일궈냈던 제주의 이미지는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제주는 대립의 늪에 빠진 정치가 제주 사회의 파편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고, 사회적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사회 전체가 점점 정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세다. 도민들의 삶은 팍팍하며 미래는 불확실하고 각종 개혁 등 난제가 쌓여 있는 가운데 사회적 신뢰 부재가 치명적 장애물로 등장했다. 한창 성장 에너지를 분출하며 번영의 틀을 만들고 꿈을 일궈나가야 할 나이인데도 성장은 둔화되고 공동체적 유대감은 내분과 갈등의 덫에 갇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폐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믿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계속 이어지면서 도민의 패배의식 팽배와 자존감에 크게 상처를 주고 있다.

여기에 점점 거세지는 대외 개방과 중국인 투자, 오리무중인 국제자유도시 추진사업,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급격한 노령화로 인한 경제활력 저하, 계층간·세대간 갈등의 심화, 치솟는 청년실업률 등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회 불안 요소들과 중첩돼 제주를 끈질기게 흔들고 있다.

이에 더해 제2공항 건설, 농가 구조개선, 사회 통합 등 진정한 도민 합의가 없으면 풀기 어려운 수많은 난제도 쌓여있다. 어두운 제주사회에 설상가상으로 중첩해 밀려오는 난관이 제주사회를 실타래처럼 옭아매여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도정 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 자명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무색케 하는 현상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각종 현안과제가 제자리에서 지지부진하면서 ‘시계 제로’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은 당연한 귀결이다.

지난 지사 선거에서 제주 도민은 제주 도약의 원동력을 근본적으로 쇄신하기 위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원희룡 지사를 압도적 지지로 선택했다. 이로서 ‘제주판 3김’의 유산은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역사의 평가와 세상의 기억만으로 남게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하지만 ‘제주판 3김’의 향수가 되살아 나오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사회를 세 개로 쪼갠 ‘3김’적폐를 청산하라는 도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하고 새로운 패거리 정치를 주도하며 오히려 제주사회를 4등분 해버렸다.

임기 시작부터 본격화된 대권 야망이 사익추구 정치 프레임에 갇히게 하여 제주가 가야하는 목적지의 좌표와 항로를 잃고 지사의 리더십과 도민의 폴로어십에 엇박자를 야기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지율 추락이 임기 말에 겹치면서 행정의 저변은 말을 안 듣고 도민 호응과 공감은 사라져 버리는 극심한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정 난맥이 심각해 지사가 4년 임기를 마칠 무렵에 흔히 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을 방불케 한다.

원 지사 임기 내내 제주는 도정의 잇따른 실정과 권위 상실로 ‘지지부진과 지리멸렬’의 닫힌 사회 그 자체였다. 도정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원 지사는 제주 특별자치도가 지향하는 가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란 평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지도자의 덫에 걸리고 패거리들의 벽에 부딪혀 제주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세대 교체’라는 두 가지 기적을 제주 도약의 기회로 승화시키는데 실패함에 따라 제주는 정치 리더십의 약화, 갈등과 내분의 심화, 계층별·지역간·세대별 양극화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공동체와 개인, 기업과 사회 각 구성원 사이를 이어주던 유대와 신뢰의 고리들이 속속 끊어졌다. 사회 전체에 긍정의 기운이 사라지고 대신 자기 몫만 주장하는 각자도생의 욕구만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좌절이 극에 달하면 자조로 바뀌게 되어 사회는 퇴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어떤 외풍과 혼란에도 꿋꿋이 버티며 홀로서기에는 역부족인 여전히 작은 사회, 쓰러졌다가 다시 설 만큼 복원력이 크지 않은 사회, 희망보다 불안과 좌절이 더 짙게 깔려 있는 사회,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은 커녕 기존 중심 성장전략도 한계에 부딪치며 총체적 정체를 맞고 있는 사회, 향토기업이라 해도 거의가 국제경쟁력이 없는 영세기업 뿐인 사회, 우리만의 힘으로 세계화의 거센 파고를 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인 제주의 민낯이다.

기적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지금처럼 관성의 덫 속에서 모래성만을 쌓는 도정 운영으로는 제주의 미래가 없다. 과거 타성의 답습과 현실에 안주하다 자칫 헛발질하면 제주사회는 더 이상 진로를 찾지 못해 지구촌의 험악한 생존경쟁에서 밀려 결국 도태될 수도 있다. 조속히 도민의 중지를 모아 지금의 난기류를 벗어나기 위한 방향을 제대로 설정해 새 성장전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옛 기적의 수명은 다해가고 이를 대체할 새 기적이 끊긴 제주에 도민 분노는 높아질 대로 높아지고, 정치에 대한 신뢰는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두 번의 기적에 미련을 두고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 지금의 난관과 대내외 도전을 뛰어넘어 또 다시 기적을 만들어 내려면 제주의 내부 에너지를 응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판을 바꾸고 틀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지사는 리더십을 발휘해 도민의 분노를 새로운 성장판을 만들기 위한 개혁 에너지로 승화시켜 기적을 일궈내야 할 것이다.

# 6.13 선거에서 새로운 도약 위한 기적을 재창조하자

2018년을 시작하면서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한다. 기대는 다가오는 지자체장 선거에서 ‘도민의, 도민에 의한, 도민을 위한’ 리더십의 선택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판을 찾아낼 수도 있다는 부푼 꿈이다. 반면 두려움은 현재 제주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암담한 희망절벽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전방위에 걸쳐 불어닥치고 있는 개방화의 거센 바람은 제주의 진로와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를 에워싸고 있는 개방화의 여러 가지 변수가 어떤 궤적을 그리며 어떻게 교호(交互)하고 어떤 방향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제주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다.

제주는 제주 상황에 대한 변수만 좇으면 답이 보였던 시대에서 세계화의 진전으로 여러 변수의 행방을 동시에 추적해도 답이 보일까 말까 하는 복잡다난한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문제가 어려워진 만큼 문제를 푸는 역량도 커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제주의 역량과 혜안은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쉽게 해답이 보이지 않고 난관을 뚫으려는 도민적 의지도 실종돼 버렸다. 도정의 전략과 역량 부재로 개방화 생존 목적지의 좌표와 항로를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대 선거실패의 누적은 지사 리더십과 도민 폴로어십의 엇박자를 야기해 지역 공동체를 갈등과 분란으로 갈라지게 하였다. 소통과 설득으로 도민과 함께하려는 지사의 리더십도 미미하고 지사를 믿고 따르려는 도민 폴로어십도 사라져버렸다. 그러다보니 그간 제주 도민의 뇌리에 존재했던 미래, 희망, 위기극복, 역동성, 공동체라는 밝은 단어는 생소해지고 그 자리에 갈등, 분란, 자신감 상실, 패배주의, 패거리등 어두운 글자가 새롭게 채워지고 있다.

이의 여파로 새롭게 부상한 중국인 관광과 투자 등 각종 현안은 뒤죽박죽 방향을 잃고 떠돌고 있으며, 일상화되는 갈등과 분란은 제주사회 신뢰도를 추락시켜 사회적 비용을 급증시키고 있다. 제주의 잠재력이 훼손되고 있음은 당연한 귀결이다.

지금까지 제주 지도자들이 화려한 포장지로 치장한 무지갯빛 전망을 도민들에게 떠들어댔지만 ‘제주호’는 점점 기울어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안타깝게도 제주는 다시 설 만큼 복원력이 큰 사회가 아니다. 미국 같은 강대국은 지도자가 10번을 비틀거려도 나라가 끄떡이 없지만 제주처럼 집단 지성과 집단 역량, 경제 자립도가 취약한 변방의 사회는 단 한 번 실수로도 바다에 거꾸로 처박히고 만다. ‘제주호’가 이렇게 바닷 속으로 가라앉는데도 선장이나 선원들은 어제도 그제도 지나갔던 항로를 향해 관성적으로 운항할 뿐이다.

질풍노도처럼 내달리는 세계화 시대에 관성의 덫에 빠진 사회는 퇴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주 지도자와 도민의 막중한 책무와 역사적 사명이 있는 것이다. 당대의 우리가 선택하는 리더십에 따라 개방화의 광풍을 순풍으로, 지사의 리더십과 도민의 폴로어십의 엇박자에 의한 사회 갈등을 화합으로 승화시켜 제주 융성의 시대를 맞이 할 수도 있다. 제주의 명운을 가르는 중차대한 시기에 지사와 도민이 지지부진․지리멸렬한 불협화음을 낸다면 미래 세대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다.

이러한 제주의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제주 도민은 주눅든 가슴에서 사라진 희망의 불씨를 지펴줄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와 두뇌와 용기를 갖고 거듭되는 좌절과 낭패를 극복하고 새 지평을 열어줄 지도자를 말이다. “우리 제주가 변방의 시대를 끝내고 꿈과 번영이 흘러넘치는 대한민국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다”는 사자후를 토해낼 수 있는 패배주의 도민의식의 종결자를 속히 맞이하여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패배주의 도민 의식을 종결시킬 리더십을 찾는 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인재가 귀한데 폐쇄적 끼리끼리 문화가 인재풀을 좁히며 인재를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급 인사들에 대한 청문회 검증과정을 보면 제주의 인물난이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자질과 역량이 도민의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지도자 리더십에 별다른 기대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결국 지도자의 평가절하와 함께 제주의 리더십 위기까지 몰고 올 수 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나라의 운명과 國格은 지도자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지도자에게서 탁월한 역량과 혜안을 찾지 못하면 제주의 미래는 암울하다. 출중한 지도자가 있었던 곳에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도자 선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더십과 폴로어십의 조화 속에 지역 사회가 하나의 비전을 향해 나아갈 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적 같은 힘이 생긴다. 이제 리더십과 폴로어십의 조화 속에 제주를 이끌어 갈 그런 지도자를 선택해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무엇에 대한 반사적 효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참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몸에 익힌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가슴 설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아내야만 제주사회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꿈과 번영이 흘러넘치는 땅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6.13 선거는 제주 발전에 특별한 계기가 돼야 한다. 당면 과제인 사회통합과 경제 발전을 통해 선진 사회 진입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어야 한다. 약해져가는 성장엔진에 힘을 불어넣고 새로운 엔진을 발굴해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그간 제주 사회를 지배해온 지도자들의 성찰과 역할이 중요하다. 정치·사회·경제 전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개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어 성장의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떻게 협치와 사회 통합을 통해 도민적 에너지를 끌어올려 제주의 과제들을 풀어 가느냐에 새로운 도약과 제주의 위상이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제주 도민은 지사를 뽑는 과정에서 또다시 검증 실책을 범해서는 안된다. 여러 각도에서 촘촘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인들이 떠들어대는 새로운 도약이니, 희망의 나라니, 공정 사회니 등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껍데기 벗기듯 낱낱이 따지는 도민들의 검증 능력이 발휘돼야만 한다. 그래야 새 지평을 열며 새로운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지사를 맞이할 수가 있다.

지도자 선택에 있어 지금까지 제주 도민은 인물보다 괜당, 지역 등 자신의 이해관계에 방점을 찍고 투표를 해왔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뽑아놓고 후회도 해보고 속기도 여러 번 속았다. 이러한 시행 착오를 통해 서까래 감이 대들보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음을 알았다. 또한 머리정치 지도자를 지켜보면서 정치는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맞대어야 한다는 사실도 절감하게 됐다. 도민의 관행성 투표 취향이 더 이상 제주 성장을 훼손케 해선 안되는 이유다.

제주의 역사는 선택의 결정적인 순간에 현명한 지도자들을 갖지 못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 어딘가에 제주의 기적을 만들어낼 위대한 지도자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부푼 꿈을 안고 6월 13일을 맞아 패배주의 도민의식을 종결하고 새로운 기적을 만들 대들보를 찾아내야 한다. 제주 정치는 제주 도민이 고치는 것이고, 정치인의 질 향상 또한 도민의 몫이다. 도민은 결국 도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와 공동체를 가질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제주 도민들에게 시대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혈연과 진영의 논리에 얽힌 괸당문화에서 벗어나 제주의 운명을 제대로 개척하고 도민의 안녕을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식견과 통찰력을 쌓아야 한다. 도민의 기대를 져버리는 불량 정상배들을 노상 개탄하면서도 때가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찍어주는 관행적·관습적 투표 행위가 지속되는 한, 제주 사회는 오욕의 패배주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제주 도민은 6.13 선거를 도민의 정당 방위권을 행사할 거사의 날로 마음을 모아 가야 한다. 그것이 도민의 운명이고 제주 사회의 명령이다. 제주의 명운이 걸린 매우 중요한 하루가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 새 지사는 제주사회의 공동의 가치를 발견하여 이것을 향해 나아가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세대 교체’의 두 개의 기적이 제주사회의 성장판 역할을 못하고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추진되어 온 규제완화, 투자유치정책이 오락가락하며 국내·외 자본 유입이 위축되거나 중단되어 투자 실적이 초라하다. 다른 자치단체들이 투자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과는 크게 대비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제주식 발전모델 자체가 한계에 부딪힌 듯한 징후들도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제주 미래 경쟁력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제주사회 각 분야에 걸친 이러한 정체현상의 원인은 우리가 ‘성공의 덫’에 빠져 외부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데에 있을 수 있다. 패거리 정치 심화, 관료 독점주의, 반개방적 도민 정서에서 쌓인 적폐의 분출이 원인되는 모양새다. 세계화의 큰 전환기를 맞아 세계가 급변하고 있는 시기에 이런 상황의 전개는 매우 안타깝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제주 명운이 흔들린다. 제주의 경쟁 상대들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데 우리만 미적거리면 그 대가는 심각할 것이다. 우리도 다시 분위기를 다잡고 제주 특유의 역동성을 되찾아야 한다.

지도 없이 항해를 해야 하는 불확성 시대에, 우리 모두 심각한 위기의식으로 내부역량을 회복하는 한편 대외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도민적 합의를 모아야 한다. 융성의 제주 미래는 결국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도 제대로 된 지도자를 가질 때가 되었다. 새로이 뽑은 지도자는 역사의 무게감을 느끼며 과거를 반추하고 혜안을 가져 미래를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껏 이 제주를 이끌어온 성공 방정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새 지사의 역량에 제주사회의 명운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사회통합이다. 갈등 해결을 통한 사회통합 없이는 제주는 결코 선진사회로 진입할 수 없다. 따라서 새 지사의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사회통합이어야 할 것이다. 사회통합을 기반으로 내부 갈등의 악순환을 끊고 꺼져가는 성장동력의 불씨를 살려 위기극복과 함께 새로운 도약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 지사는 도민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의 열정과 능력을 도민적 에너지로 묶어내야 한다. 더 이상 패거리의 수장여서는 안되며 오직 제주의 지도자이여만 한다. 제주가 봉착해 있는 정치적 분열 상황, 경제적 정체 국면, 사회적 갈등을 돌파할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택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또 한 번의 제주의 기적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대오각성이 절실한 때이다. 그간 우리 스스로 이루어 낸 성취들이 갈등의 벽을 허물고 온 도민이 함께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로 변환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역대 지사들이 사회통합의 약속을 못 지킨 가장 큰 이유는 인사 문제였다. 적합한 사람을 널리 구하기보다는 편협한 선거공신 인재풀에서 편향된 인사를 하여 사회통합을 그르치는 일이 자주 행해졌다. 편을 가르지 아니하고 널리 인재를 구하여 쓰는 일이야말로 사회통합의 출발점이자 도정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새 지사는 활화산의 기개로 도민의 가슴에 혁신과 창조의 열망을 다시 끓게 하고, 제주 공동체의 공동의 가치를 발견하여 이것을 향해 나아가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제주호’ 순항의 뱃길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 세계로 향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제주가 변방의 시대를 끝내고 대한민국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과 세대 교체 때의 절박한 마음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면 도민의 역량으로 넘지 못할 산이 없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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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자 2018-02-10 19:23:17
하나부터 열까지 확실한사람이 일해야지. 검증된사람은 그래도 원희룡밖에없지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