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통학버스 운행한다길래 여길왔는데 왜 버스를 없애나요”
“통학버스 운행한다길래 여길왔는데 왜 버스를 없애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01.23 12:5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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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영어교육도시사무소서 보성초등학교 통학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
JDC, “마스터플랜 짤 때 공립학교 부분 놓쳐, 학교부지 내놓을 수 있어”
​​​​​​​허창옥 의원 “통학도 교육의 일환이다. 2월 도의회 임시회에서 다룰 것”
23일 영어교육도시사무소에서 열린 보성초 통학권 확보를 위한 간담회. 미디어제주
23일 영어교육도시사무소에서 열린 보성초 통학권 확보를 위한 간담회.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날벼락을 맞은 보성초 학부모와 학생들. 올해 새학기부터 통학버스 1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책은 감감하기만 하다. 학부모들은 3월부터 통학에 문제가 없게 해달라고 하지만 교육당국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성초등학교 통학권 보장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23일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보성초 통학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으나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건 학부모들이었다. 지난해 제주에 내려와 학생들을 보낸다는 이지안씨. 3명의 자녀를 데리고 제주에 정착했다.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었다.

이지안씨는 “영어교육도시에 주택을 분양받았으나 걸림돌은 걸어서 갈 수 있는 초등학교가 없었다. 그럼에도 여기를 선택한 건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학버스를 없애고 6km나 먼 곳으로 버스를 타고 다니라고 한다. 사기를 당한 느낌이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제주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영어교육도시에 정착하는 이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당연히 취학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제주영어교육도시를 만들면서 이런 점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보성초 학생수는 지난 2014년 68명에서 지난해는 133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입학생은 3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유치원을 포함할 경우 최대 300명의 학생이 보성초를 통학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영어교육도시를 설계할 때 이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JDC 김두한 교육산업처장은 “마스터플랜을 짤 때 놓친 부분이 있다. 국제학교로 컨셉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영어도시에 들어오는 학부모들이 (공립학교가 아닌) 국제학교로만 학생들을 보낼 것으로 생각했다. 공립학교 부분을 놓쳤다”고 말했다.

김두한 교육산업처장은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학생수가 늘게 되면 학교를 신축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교육청이 단번에 좋은 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겠지만 저희들은 부지를 교육청에 줄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허창옥 도의원이 보성초 통학버스 문제에 대한 도교육청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허창옥 도의원이 보성초 통학버스 문제에 대한 도교육청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도의회에서 줄곧 이 문제를 지적해 온 허창옥 도의원도 문제를 제기했다. 허창옥 도의원은 “교육청에 문제가 있다. 교육감은 아이의 안전을 우선으로 한데는데, 보성초는 책임을 못지고 있다. 내놓은 게 없다. 통학버스 운행을 중단하면 당장 통학과 안전이 문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학버스를 없앤 것은 물론, 기존 1대를 운행하는 통학버스에 탈 수 있는 연령대를 구분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고학년은 통학버스를 타지 말게 하고, 저학년만 통학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국 대책위원장은 “주민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통학버스가 한 대가 되는데 3학년부터 태우지 말라면 이건 대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허창옥 의원도 “참 답답하다. 고학년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인데, 버스를 탈 때 학생들을 구분해서 태우면 되겠느냐. 교육청이 아이들을 구분한다는 자체가 교육청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기가 막힌다. 아이들 통학도 교육의 일환이다”고 교육청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허창옥 의원은 아울러 “애들 성장과정에 차등이 있다. 빨리 성장하는 아이도 있고 늦은 아이도 있다. 보성초 아이들이라면 학년 구분없이 누구나 버스를 탈 수 있어야 한다. 1대를 가지고 구분을 짓는 것도 그렇고, 나머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한다. 대중교통은 도우미도 없다.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따졌다.

한편 허창옥 의원은 2월에 진행될 도의회 임시회를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을 보성초 학부모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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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018-01-24 02:31:06
오늘 간담회에서 분교는 학교냐 아니냐의 질문에 교육청관계자분(과장님)이 학교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학부모들의 질타를 받자 다시 학교라고 말바꾸기나 하고 질문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현황파악도 아직도 안되어있는 제주도교육청은 부끄러운줄 알고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엄마 2018-01-24 00:17:58
교육감님 고등학생 무상교복 이뤄내신 뚝심과 추진력을 이 사안에서도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보성초 학부모 2018-01-23 18:13:02
이석문 교육감님, 70명이나 되는 보성초 유치원생과 어린 학생들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후보로 뛸때의 초심으로 돌아와주세요.

김선희 2018-01-23 13:42:25
구습에 빠져 있는 제주 교육청은 아이들이 안전에만 집중하면 해결 빠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