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지원으로 통학버스 추가…올해부터 지원 끊기며 학부모 ‘막막’
학부모들 “학급·시설 늘리는데 왜 통학버스는 지원해주지 않느냐”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작은 학교 통폐합. 그러면 모든 게 잘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작은 학교 통폐합이 초등학교 교육을 불안하게 만드는 근원이 되고 있다.
결국은 보성초등학교 학생들이 피해를 안게 됐다. 지난 1990년대 대정읍에 있던 구억분교와 신평분교가 문을 닫았다. 취학을 해야 하는 아동이나, 이 지역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먼 곳에 있는 보성초등학교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초등학교는 걸어서 가도록 하는 게 원칙이지만 학교 통폐합으로 구억리 일대에 사는 아이들은 자신의 발 대신 통학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만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분교장 폐교에 따라 통학버스를 1대 지원해오고 있다. 거리도 멀다. 보성초등학교와는 6㎞이상 떨어져 있다. 가까운 곳을 걸어가도록 한다는 초등학교의 취지와는 딴판이다.
더욱이 최근 제주의 환경이 달라졌다. 제주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읍면 지역의 인구도 폭증했다. 특히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중심으로 취학 연령대 아동들이 급격하게 늘었다.
통학버스 1대로는 초등학생들을 이동시키는데 한계가 따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지난 2016년과 2017년 2년 동안 통학버스 1대를 더 지원했다. 따라서 2대의 통학버스가 구억리 일대에 있는 초등학생들을 이동시키는 벗이 돼왔다.
문제는 올해부터 여건이 달라지게 됐다. JDC가 통학버스 지원을 위한 예산을 끊으면서 올해부터는 통학버스 1대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보성초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5일 학부모들에게 대중버스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그야말로 갑작스런 통보였다. 통학버스를 이용해 영어교육도시에서 보성초로 오가는 학생은 68명이다. 이들의 이동에 문제가 생기게 됐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인원이 더 늘게 된다. 올해 보성초 병설유치원에 27명이 취학등록을 마쳤고, 1월중으로 더 늘 것으로 학부모들은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제주도의회 청원에 이어, 제주도교육청을 향해서도 응답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해 9일 결국 제주도교육으로 향했다. 도교육청 담당 과장도 만나고, 이계영 부교육감의 입장도 들었다.
보성초 통학권 보장을 위한 대책위원회 정국 공동위원장은 이날 “3년 전부터 얘기가 나왔고, 지난해 말부터 교육감 면담도 계속 요청을 했다”면서 “통학버스 인원은 초과 상태이다. 학생수가 늘면서 학급도 늘리고 시설도 증축하는데 왜 통학버스는 안되냐”고 호소했다.
다른 학부모들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하는데 학교 주변은 안전문제가 더 크다. 학생들의 안전권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 항상 교문 앞에 내려줘야 안전을 보장받는다”면서 도교육청의 대책을 호소했다.
학부모들을 만난 이계영 부교육감은 “요구사항을 이해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다”고 답했다.
한편 보성초와 달리 지난 2001년 표선면 일대 3개 학교를 통폐합 하고 세워진 한마음초등학교는 2대의 통학버스를 운행해오고 있다. 한마음초는 18년째 이 일대 학생들을 위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셈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아야 하고 배움을 설레고 기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안전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보장받아야 합니다. 현 보성초등학교의 현실에서 관계기관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아동학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