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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하면 10년은 할 줄 아는 의지가 중요”
“하나를 하면 10년은 할 줄 아는 의지가 중요”
  • 문영찬
  • 승인 2017.12.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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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8> 마니아

20대 초반이었을 대 286 XT 컴퓨터를 만났다. 최초의 16비트 컴퓨터와의 만남.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체육관을 다니고 있었는데 입관원서를 컴퓨터로 저장하면 쓸데없이 종이로 남기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도 문서로 남기고 있다니.

당시 컴퓨터에 대한 환상에 빠져 그때 돈으로 88만원이란 거금을 주고 알라딘 286 컴퓨터를 구매했다.

사실 그때는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도 기술이었다. 지금처럼 하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플로피 디스크라는 부팅 디스크를 넣고 한참을 기다려야만 켜졌다. 프로그램을 실행하려면 관련 디스크를 넣고 실행 명령어를 쳐야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컴퓨터는 무척 어려운 장비였다. 한글을 실행하고 입관원서를 컴퓨터로 만들면서 한참을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니 286이 아닌 펜티엄의 시대가 왔고 다시 컴퓨터 관련 공부에 매진했다. 전산관련 회사를 다니며 끊임없이 전산 공부에 매달렸다. 덕분에 제주에서는 가장 크다는 종합병원의 전산팀장도 거쳤다.

뭔가를 시작해서 잘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최소 10년 정도는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그 움직임의 뜻을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키도의 승단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초단을 받으려면 평균 3~5년이 걸린다. 2단이나 3단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고 보면 우리 도장에는 오래 다닌 회원이 많다. 초단은 당연하고 2단에서 3단 이상인 회원이 많은걸 보면 우리도장에는 일명 마니아라 불릴 만한 사람이 많다. 일명 올드멤버들인데 오래한 회원은 올해로 15년째 와서 운동하고 있으니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힘들고 지루할 수 있는 무도를 10년이상 오래 할 정도면 웬만한 일은 꾸준히 하리라 생각된다.

16세에 시작해 지금은 22세의 예쁜 아가씨가 되어 쉐프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꾸준히 운동하는 다희.

24세에 들어와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남자의 아내로 살아가면서 간호사 생활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와서 훈련도 잊지 않는 희숙.

25세 희숙이의 소개로 시작하여 지금은 30세의 성숙한 여성으로, 그리고 자신의 일인 간호사와 보건 교사의 길을 걸으며 도장 훈련도 열심이인 지연, 그리고 보라.

그리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32세 시작하여 이제 곧 40을 바라보며 한아이의 엄마로, 한남자의 아내로, 그리고 열정적인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가는 시연.

이들은 다 오래 걸리기로 유명한 아이키도의 2단 이상인 여성 회원들이다. 물론 더 오랜 회원도 있다. 그외 일일이 이름을 거론할 수 없는 많은 여성 및 남성 회원들.

마니아는 한 가지 일에 몹시 열중하는 사람을 뜻한다. 마니아들이 없다면 세상은 발전하기 힘들 것이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의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선 자신이 그 분야의 마니아가 되어야 한다.

옅은 지식이나 수박 겉핧기의 경험으로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은 곧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들킬 수밖에 없으며, 그 사람을 믿고 따르던 사람들에게 상처가 된다.

예전 선생께서 말씀하시던 ‘부와 실력은 비례한다’라는 말이 이제 이해가 되고 있다. 나 또한 마니아의 열정으로 아이키도를, 그리고 고류검술 수련을 계속하고 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제주오승도장을 믿는 회원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오승도장은 많은 마니아들의 열정이 있기에 앞으로의 미래는 밝으리라 믿는다.
 

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문영찬 칼럼니스트

(사)대한합기도회 제주도지부장
제주오승도장 도장장
아이키도 국제 4단
고류 검술 교사 면허 소지 (천진정전 향취신도류_텐신쇼덴 가토리신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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