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0:21 (목)
“이동푸드마켓이 진정한 마을 축제가 된다니까요”
“이동푸드마켓이 진정한 마을 축제가 된다니까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1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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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뱅크 어디까지 왔나] <2> 파주의 푸드뱅크 성공 사례

파주시희망나눔푸드뱅크마켓, 2002년부터 어려운 이웃에 도움
푸드뱅크와 마켓에다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이동푸드마켓 도입
월 진행하는 이동마켓은 행정지원 힘입어 ‘두드림데이’로 격상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경기도 파주시. 철책선 너머로 북한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임진강 건너 편의 북쪽 땅이 마치 손에 잡힐 듯하다. 그런데 최근 파주시는 그야말로 핫한 곳이 됐다. 제주도에도 낭만을 즐기러 오는 사람이 많듯, 파주시는 낭만보다는 미래 가치 때문인지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파주시 인구는 1년 사이에 5만명 증가했다. 40만명이던 인구도 45만명으로, 앞으로는 최대 70만명까지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과 가깝고, 남북 관계가 해방무드로 이어진다면 뜨는 도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파주희망나눔푸드뱅크마켓 대표 최명성씨. 10년간 무보수로 관련 일을 해오고 있다. 미디어제주
파주희망나눔푸드뱅크마켓 대표 최명성씨. 10년간 무보수로 관련 일을 해오고 있다. ⓒ미디어제주

그렇지만 여기라고 어려운 이웃들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파주시엔 푸드뱅크의 선두주자가 있다. 비영리민간단체인 희망나눔터에서 운영하는 ‘파주시희망나눔푸드뱅크마켓’(이하 파주희망나눔푸드, 대표 최명성)이다. 운영주체 이름이 좀 길다. 이유는 있다. 푸드뱅크와 관련된 모든 일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주희망나눔푸드는 지난 2002년부터 푸드뱅크에 뛰어들었다. 2009년엔 푸드마켓도 운영한다. 또한 경기도에서는 처음으로 이동푸드마켓을 도입했다.

파주희망나눔푸드 대표를 맡고 있는 최명성씨는 이 일에 생을 건 듯하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그는 얼마나 어려운 환경인지 ‘택배기사’라는 말을 썼다.

“사회복지사들의 일이 힘들죠. 쉽게 표현하자면 택배기사들이죠. 이직률도 많아요. 저는 10년 넘게 무보수로 일하고 있어요.”

어렵다고 이 일을 접을 수는 없다. 파주희망나눔푸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매월 2000세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푸드마켓을 이용하는 이들은 500세대 정도라고 한다. 이동마켓을 통한 도움도 500세에 달한다고 했다.

파주희망나눔푸드에 쌓인 물품들. 미디어제주
파주희망나눔푸드에 쌓인 물품들. ⓒ미디어제주
어려운 이들을 지원한 물품이 부족할 때 비상식량으로 쓸 누룽지를 만들어서 공급하기도 한다. 미디어제주
어려운 이들을 지원할 물품이 부족할 때 비상식량으로 쓸 누룽지를 만들어서 공급하기도 한다. ⓒ미디어제주

어떤 경우는 물품이 부족해 지원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 때를 대비해 누룽지를 만들어 공급을 한다. 파주희망나눔푸드 자체적으로 기계를 구입, 비상식량 형태로 지원을 하곤 한다.

파주희망나눔푸드는 3층 건물이다. 1층은 푸드마켓으로 활용하며, 즉석도시락을 만들어 배달을 한다. 3층엔 식품회사에서 기증받은 물품으로 가득하다. 식품회사로부터 받은 물품은 다시 선별해 재포장하는 과정도 거친다.

특히 파주희망나눔푸드의 이동푸드마켓은 배울 게 많다. 차량으로 읍면을 순회한다.

“읍면으로만 이동을 해요. 파주지역이 서울보다 큰데, 푸드마켓을 이용하려고 찾아오는 건 힘들거든요. 혼자사는 이들도 많은데 이들을 위해 직접 나섭니다. 푸드뱅크가 살려면 이동을 해야 한다고 건의를 했어요.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교통편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거든요.”

최명성 대표가 경기도에 이동푸드마켓을 제안했으나 실행은 서울이 먼저 했다고 한다. 그래도 경기도 지역에서는 파주희망나눔푸드의 이동푸드마켓이 가장 먼저 시행됐다. 서울시에서 시행한지 두 달 뒤에 파주에 이동푸드마켓이 도입됐다고 그는 전했다.

파주희망나눔푸드뱅크마켓을 견학한 제주푸드뱅크 운영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파주희망나눔푸드뱅크마켓을 견학한 제주푸드뱅크 운영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읍면을 순회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1개 읍면을 돌아다니며 희망을 나눠주고 있다. 파주희망나눔푸드의 이동마켓을 본 행정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사업은 커졌다. 매월 ‘두드림데이’라는 이름의 이동마켓이 읍면에서 열린다. 두드림데이는 이동마켓, 무료진료, 이미용, 무한돌봄 등의 서비스도 함께 이동을 한다.

“마을잔치가 됐어요. 주민들은 평소에 궁금했던 걸 두드림데이 때 해소하곤 합니다. 공연도 하자고 해서 그것도 하죠. 점심도 대접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는데, 직원이 너무 부족하죠.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공무원들이 이동푸드마켓에 불만이었지만 이젠 공무원들이 오히려 적극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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