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 우리 모두가 추구하고자 하는 명제이고 누구나 알고 있는 단어이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사실 어렵다. 그래서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에서는 오백장군갤러리에서 2017년도 마지막 기획전을 제주다움에 대하여 진솔한 의미를 담는 담론의 장으로 펼쳐보려 한다.
설문대할망신화 속에서는 명주 1동이 부족하여 설문대할망이 다리를 놓다 중단해 버린 일, 한라산골짜기가 원래는 100골이었는데 99골이 된 사연, 막내아들이 어머니의 육신을 먹은 형들과는 같이 못살겠다면서 차귀도에 가서 바위가 되어버려 영실에는 500에서 1개가 부족한499개의 바위만 영실기암으로 존재한다.
이처럼 제주신화 속에서는 1개가 부족한 점이 부각되고 수눌음, 조냥 정신을 비롯하여 안팎거리 가옥구조, 할망바당과 같이 사회적 약자와 필요한 사람을 위해 비워주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는 상생과 배려의 정신이 함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나쁜 짓을 하거나 승부에서 패배한 자에게도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여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점도 우리 신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이와 같이 약자와 상대방 그리고 미래를 위해 비워주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비움과 채움의 철학이야 말로 곧 제주다움이면서 청정과 공존의 가치를 지키는 미래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움, 채움제주다움』전은 제주돌문화공원의 핵심테마인 설문대할망신화를 모태로 돌문화공원관리소에서 주제를 주고 오래전부터 함께하고 있는 뮤지업숍 입점작가 5인(오운자, 현미정, 조윤득, 송창훈, 이미영)이 참여하여 설치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차별화된 미술전으로서 설문대할망과 제주도민이 꿈과 후세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재탄생시켜 표현한 설문대할망이 자식을 위해 빠져죽은 사랑의 「죽솥과 500개의 그릇」 , 제주섬을 만드는 과정에서 치마가 낡아 구멍으로 빠져나온 흙으로 된 「섬위에 오름」, 가지고 놀던 공깃돌「설문대할망노닐다」, 명주 1동이 부족하여 지어주지 못한 옷을 고름으로 표현한 「오백나비」, 어머니의 육신을 먹은 죄책감에서 바위가 되어 제주를 지키는「오백장군」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선보이게 되는데, 오는 12월 9일 개막하여 2018. 1. 28까지 일정으로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전시회가 이루어진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다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성찰해보고 설문대할망을 비롯한 제주 신화가 주는 모성애, 정체성, 공동체의식, 배려와 나눔의 미학 등을 살펴보고 비움과 채움의 의미에 대하여도 함께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제주다움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담겨있다. 오는 12월 9일부터 시작하는 기획전에 참여하여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새로운 예술세계로 퐁당 빠져보게 마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