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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숙의민주주의’ 제주 첫 시험대 될까
제주 제2공항, ‘숙의민주주의’ 제주 첫 시험대 될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0.31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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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의원, 5분 자유발언 통해 제2공항 공론화 시민참여단 운영 제안
“주민들 목숨 건 반대에도 속도전 … 찬반 갈등 제주사회 분열 막아야”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이 31일 열린 제35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제2공항 공론화 시민참여단 운영을 제안하고 나섰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이 31일 열린 제35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제2공항 공론화 시민참여단 운영을 제안하고 나섰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이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2공항 건설 공론화 시민참여단 운영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상봉 의원은 31일 오후 열린 제35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은 제안을 내놨다.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된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기본조례’ 제정에 맞춰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처럼 숙의 절차를 통해 절차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을 시작하면서 ‘다수는 비록 한 명, 한 명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더라라도 함께 모였을 때는 전체로서 가장 훌륭한 소수의 사람들보다 더 훌륭할 수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민주주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경구를 인용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민주주의 필요성에 대해 말한 이 글귀가 이번에 숙의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한 조례를 준비하게 된 출발점”이라면서 ‘숙의민주주의’란 ‘깊게 생각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갈등은 주민들의 참여가 배제된 채 소위 정책 엘리트를 중심으로 결정되고 형식적인 주민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조례 제정에 맞춰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숙의과정을 거칠 수 있는 공론화 시민참여단 운영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2공항 조기 개항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전제조건으로 ‘사업 추진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와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을 제시한 점을 들었다.

하지만 현재 사업 추진의 절차적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실정이며,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논의도 없이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무산되자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근거를 토대로 도민의 의견인 것처럼 국토부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지금까지 진행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짚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도의 이러한 행태는 성산 주민들을 차디찬 길로 나와 천막을 치고 22일째 곡기를 끊어야 하는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그는 “주민들의 목숨을 건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발주 등 절차들은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이 상황을 그냥 내버려둔다면 접점 없는 평행선을 달리듯 제주 도민사회의 분열, 오해와 갈등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고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찬성과 반대의 견해를 모두 충분히 듣고 서로 의논하고 토론해 결정하는 숙의민주주의 방법론을 활용해 공론화 시민참여단을 운영해야 한다”면서 “정보 공개와 대화를 통해 의혹을 해소해나가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찬반 갈등으로 제주 사회가 분열되는 것은 방지할 수 있다”고 사업 추진 속도보다 갈등 조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제2공항이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별도의 공론화 과정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국토부와 제주도를 동시에 압박했다.

그는 “제2공항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이뤄질 우리의 문제”라며 “우리 문제를 우리 스스로 논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론의 자리를 만드는 것은 의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실험은 결과의 찬반을 떠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정책 순응을 높였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 ‘의미 있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어떤 결론이 나도 수용할 수 있다. 보통 공청회는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인데 이번에는 대화를 통해 많은 걸 배웠고 생각도 바뀌었다’고 말한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에 함께 했던 이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제2공항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절차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는 얘기를 끝으로 5분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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