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 또 동굴 발견 “절차 중단해야”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 또 동굴 발견 “절차 중단해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0.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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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대책위‧도민행동 “국토부 동굴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입증”
원희룡 지사 기본계획 수립 착수 언급 관련 “오만한 처사” 강력 성토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부터 6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 25일 동굴이 발견된 수산1리 밭 기반 정비사업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성산읍반대대책위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부터 6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 25일 동굴이 발견된 수산1리 밭 기반 정비사업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성산읍반대대책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인근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지난 10월 25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1리에서 서귀포시가 밭 기반 정비사업 공사를 하던 중 동굴 입구가 발견된 것이다. 이 곳은 제2공항 예정지로부터 불과 600m 떨어진 곳으로 전해졌다.

동굴이 발견되자 서귀포시 담당 공무원들이 방문, 확인한 뒤 공사는 중지된 상태다. 반대대책위 등은 “정밀조사를 해야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있겠지만 자체 조사결과 통상적인 ‘궤’가 아닌 동굴인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은 3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지난 9월말 국토부가 발표한 제2공항 건설 예정지 및 에정지 주변에 대한 동굴조사 결과가 얼마나 형식적으로 진행됐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건설 동굴 등 현황 조사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회에서 사업부지와 주변 지역 동굴을 7개로 발표, 공항 건설로 인해 동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관련, 국토부의 동굴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반대대책위와 도민행동은 “국토부의 동굴 조사는 기존 문헌에 있는 동굴들만 조사해 사업예정지 주변의 동굴 조사를 마무리해 행정절차를 진행시키고 있다”면서 “동굴 분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신규 동굴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셈이어서 결국 국토부의 동굴 조사와 현재 진행중인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행정절차만 통과하기 위해 얼마나 형식적이고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특히 반대대책위 등은 이번 동굴 발견에 대해 “예정지를 포함한 주변지역이 도내에서도 다수의 동굴 분포 지역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면서 “제2공항 사업 부지와 주변지역에 동굴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번 동굴 발견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제2공항 부지와 1.24㎞ 떨어진 수산굴의 경우 이미 조사된 동굴이었음에도 지난 2006년 난산리 일대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하던 중 수산굴의 가지굴이 발견되면서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더구나 이번에 동굴이 발견된 사업부지 북쪽의 경우 국토부의 동굴 현황조사 보고서에는 동굴이 없는 것으로 기술돼 있다는 점을 들어 “국토부의 조사가 부실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대책위 등은 여기에다 수산1리와 온평리 주민들 사이에 사업부지와 인근에 알려지지 않은 동굴이 많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동굴 존재 여부를 새로 알게 돼도 동굴 입구를 막아버렸기 때문에 현재 문헌에 나와 있는 동굴만 파악되고 있다”면서 최근 발표된 동굴 현황조사 보고서가 제2공항 사업부지의 전체적인 동굴상이 아니라 문헌조사에 기반한 조사에 불과하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이어 반대대책위 등은 “동굴 분포 지대는 비행기 활주로로서는 가장 위험한 곳”이라면서 “이착륙시 수백 톤에 달하는 비행기 하중을 견딜 수 없어 비행기 사고의 특성상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문헌상으로으로만 봐도 성산읍 지역에는 수산굴을 비롯해 18개의 천연동굴이 있으며 이 중 제2공항 부지인 신산리에 1곳 수산리에 7곳, 온평리에 3곳이 있는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반대대책위 등은 “동굴과 오름 지대인 이 곳에 굳이 공항을 계획한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면서 “사전타당성 조사 보고서의 완벽한 부실에 이어 이번에 발표된 전략환경영향평가마저 제2공항 계획을 합리화하기 위한 부실 보고서였음이 밝혀졌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지난 30일 원 지사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추진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이들은 “주민과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한 처사”라며 제2공항 관련 모든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부터 6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사진은 동굴 내부에서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 /사진=성산읍반대대책위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부터 6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 사진은 동굴 내부에서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 /사진=성산읍반대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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