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06 (금)
세(勢) 불리기 선거조직 확장경쟁
또 편가르기식 '줄서기'인가?
세(勢) 불리기 선거조직 확장경쟁
또 편가르기식 '줄서기'인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7.31 15: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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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대통령선거와 제주사회의 '줄서기'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제주사회에도 '선거바람'이 점차 강도를 더하고 있다. 선거 때면 으례히 강조되는 것이 '정책선거'라지만, 이번 선거 역시 그것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 하다.

벌써부터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줄서기' 꾼들 때문에 선거판은 '난장판'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줄서기꾼들 중에는 소위 내노라 하는 사회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그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마인드, 사회적 책임이 어떤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사실 선거때 '줄서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극심히 나타난다. 평소 지역사회를 위해, '대의'를 위해 큰 일을 하는 것 처럼 포장되어 언론 등에 노출되어 온 소위 '오피니언리더'들이 그 줄서기의 중심에 있어 실망감을 더하게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특정 정치집단에 줄을 서고, 민심을 사분오열시키는 장본인들이 바로 '줄서기'에 앞장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 평소에는 마치 이 사회의 '주역'인 것마냥 오버하다가, 제 잇속과 이해관계에 얽매어 특정후보에 줄을 대는 그 행태는 '개인의 한표' 또는 '개인의 선택' 범주를 넘어 이 나라 선거판을 망치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평소 분명한 정치소신을 보여온 정치관련 단체 인사나 정당인들이 그러는 것은 그나마 이해할 일이다. 그런데 사회단체나 여성단체, 심지어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 교수들까지 선거판에 발벗고 나서면서 '정책선거'를 실종시키는 악역맡기를 자처하고 있으니 씁쓸함만 더욱 크게 한다.

특정 사회단체장이나 여성단체장이라는 사회적 책임있는 감투를 선거판에서 자신의 '몸값' 올리는데 악용하고 있는 그들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요즘 제주사회 단체장들이 만나면 '어느 캠프에서 뛰고 있느냐'고 묻는게 보통 인사말이라고 한다. 이미 제주사회 민간 단체 중 많은 단체의 장들이 특정 대선후보에 줄을 서서 정치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칭송하기에 급급하다.

물론 이러한 선거참여가 꼭 부정적인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 선거를 국민의 축제로 승화시키고, 투표장에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정치적 의사표명과 정치참여 활동은 긍정적 측면이 많다.

하지만, 그 정치참여 활동이 궁극적으로 지역사회 또는 국가의 발전에 보탬을 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줄을 잘 서서' 나중에 한 몫 보겠다는 심산이 큰 듯 보여 우려를 갖게 한다. 양심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민간단체는 미련한 '순둥이'로 취급받는게 현 사회 세태다.

사회단체장들의 선거 줄서기를 무조건 잘못됐다고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표명하는 '대의'가 진정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보여서는 안된다. 최소한 지역인사라면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연계되어 있는 후보로 하여금 어떤 정책을 제시하도록 끌어낼 것인지를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특정후보와 연계된 사람의 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숫자 채우기'에 나서는 행태는 제주사회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반도민적 작태'에 다름없다.

지금 제주에 현안이 얼마나 많은가. 얼마전 제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제주사회의 최대이슈인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누구하나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후보가 없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민감하고 찬반양론이 나누어져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들어도 못들은 척, 봐도 못본척 넘어가고, 그저 듣기좋고 보기좋아할 장밋빛 정책만 제시하겠다는 심산이 아니고 또 무엇인가.

대선후보에 줄서기를 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지지하는 후보 당선시켜 '덕'을 보겠다는 사욕을 버리고, 후보들이 제주를 위해 어떠한 정책을 제시하도록 제주민심을 제대로 전하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좋아 마냥 떼거지로 몰려다니기 보다는 제주민심을 토대로 해 아젠다를 수합하고, 그것을 정책화해 후보자공약에 반영시키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제주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이 진정이라면,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도민의 민생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줄서기'에 집착하며 '세(勢) 과시'에만 몰두하는 사람만 많으니, 우려만 깊어진다.

<윤철수 /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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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07-07-31 20:37:02
어는시장 왈<<,

어는 군청출신들이 역적 모의를 주기적으로 한단하여 엄중경고 준일도 몇일전???


또 그리고,8월달에는 대법원 공판결과가 예상됨에따라
차기 도지사 선거대비 줄서기 물밑경쟁이 예상되는 사실,,,

밝은세상 2007-07-31 17:03:35
선거때만 되면 왜들 그러는지
특히 대학교수나 전직단체장들이 얼굴 내미는 꼴은 정말 보기 역겹다.

아줌마들끼리 조직싸움하는 단체들이나
후보자 옆에서 사진한장 찍어보려고 쌩폼 잡는 꼬라지하고는...

이젠 그들은 직업선거꾼들이 되어버렸고
후보자의 생각이나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은 그들에게
헌신짝이 되어 버린지 오래고
그저 아는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는 끼리끼리 모사꾼만
남아있으니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