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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정책결정, 제주민심 '두 동강'
일방적 정책결정, 제주민심 '두 동강'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7.05.30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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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해군기지 정책결정 발표 후, 극심한 민심분열
2005년 주민투표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

김태환 제주도정이 지난 5월14일 일방적으로 해군기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최우선 후보지로 선정하는 정책결정을 내린 후, 제주사회가 겉잡을 수 없는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군기지 찬반논쟁은 제주도정의 정책결정 이전보다도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민사회가 두  동강으로 갈라지는 사태에 이를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7월27일 단일광역행정체제에의 행정구조개편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된 이후 상황과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최근 제주사회 혼란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군기지 일방적 정책결정 발표 후, 제주민심 극심한 분열 양상

제주도정의 일방적인 여론조사 발표 이후 제주사회는 혼란 속에 갈등만 가중되고 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바로 김태환 지사의 퇴진을 촉구하며 강도높게 반발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발표 보류를 요구했던 도의회도 제주도정의 일방강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는 제주도의회서 사상 처음으로 제주도 추가경정예산안 상정 보류라는 초강수를 뒀다.

제주지역 종교계도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평화의 섬 제주는 군사기지가 아니라 평화지대로 거듭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단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해군기지 유치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단식기도를 진행한데 이어 기독교 성직자들도 25일부터 제주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는 그리스도인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이렇듯 제주도정의 일방적 해군기지 정책결정을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주섬을 달구고 있다.

반면, 김태환 도정의 정책결정에 찬동하는 목소리도 높다. 제주사랑실천연대를 비롯해 제주해군기지 범도민유치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유치청년단, 자주국방네크워크 제주지부 등 찬성측은 적극적인 해군기지 환영 입장을 표명하며 제주도정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추가경정예산안 상정 보류 등 제주도의회와의 진통이 거듭될수록 도의회를 강도높게 질타하며 제주도정을 감싸고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사회단체들은 연일 신문지상에는 해군기지 유치를 홍보하는 광고가 실리는가 하면, 여론조사 발표 이후 김태환 제주도정의 과감한 결단을 환영하는 광고까지 실리고 있다. 특히 해군은 최근 지역 일간지에 해군기지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광고를 하면서 스스로 자축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강정마을 내부 갈등 그리고 종교계 갈등 조짐...제주사회 '소용돌이'

심지어 해군기지 유치결정을 내린 지역은 물론 같은 계층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면서 해군기지로 분열된 제주사회가 더욱 소용돌이 빠지고 있다.

이러한 분열상은 같은 마을 혹은 같은 계층의 조직에서도 나타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 대표적 예가 해군기지 최우선후보지로 선정된 강정마을.

당초 강정마을은 여론조사 실시 직전에 유치입장을 밝혀 '변수'로 부각됐고, 며칠 지나지 않아 곧바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 여론조사가 끝나자 마자 '만장일치 찬성'이라고 알려진 이 강정마을 내부 주민들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일기 시작했고, 급기야 마을내 주민들간 갈등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종교계에서도 기독교의 경우 성직자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독교 성직자들이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기도회에 돌입하자, 기독교 지역협의회 명의의 일부 임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정책결정에 수긍하자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입장 발표과정에서 일부 교회 목사는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기독교 지역협의회 명의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부당하기도 항변하기도 했다. 기독교 내부 임원에서조차 이 문제가 협의되지 않았는데, 일부 임원의 목소리로 마치 전체 기독교 협의회가 해군기지 정책결정에 찬성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주지역 종교계조차 하나된 목소리를 도출하는 것이 역부족임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해군기지 문제, 2005년 주민투표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

이처럼 제주도정의 정책결정에 대해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 그리고 도민들 사이에서도 각자가 찬반의견을 제기하면서 사회 논쟁과 혼란은 계속해서 가열되고 있다.

2005년 주민투표 실시 후에는 정책결정에 수긍하지 못하는 목소리도 있기는 했지만 헌법소원 등 법률적 차원의 대응만 있었을 뿐 사회 전체적으로는 결정된 방향으로 논란은 빠르게 봉합되는 분위기를 보였다.

올해 해군기지 정책결정은 주민투표 실시 때와 비교할 때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정책결정 후 더욱 극심해지는 사회혼란이 초래하게 된데는 제주도당국의 일방적 여론조사 결과 발표 등 절차와 과정상의 문제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제주도의회가 '체면'와 '위신'만을 생각하며 민심을 수습할 제대로운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혼란과 민심분열 속에서 제주도당국과 제주도의회가 두 갈래로 찢기어진 민심을 수습할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문상식 기자 / 미디어제주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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